급진적 시대 변화의 핵심...문제는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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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적 시대 변화의 핵심...문제는 '콘텐츠'다
  • 임병태 기자
  • 승인 2020.01.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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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콘텐츠가 전부다 : ‘콘텐츠 온리’의 시대, 콘텐츠를 가진 자가 세상을 가진다 | 노가영·조형석·김정현 지음 | 미래의창 | 280쪽

 

멀지 않은 과거만 해도 ‘플랫폼만 있으면’, ‘플랫폼에 사람들만 모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여겨졌다. 거대한 플랫폼에 콘텐츠를 올리기 위해 비싼 돈을 지불하고, 경쟁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콘텐츠를 구하기 위해 플랫폼들이 발 벗고 나서는 상황이며 심지어 직접 제작도 한다. 그래서 나온 게 ‘오리지널’이다. 나만의 콘텐츠가 없으면, 플랫폼은 무용지물이다.

오늘날의 미디어 시장은 콘텐츠를 빼고 말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시장도 플랫폼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물론 플랫폼이 소외되진 않겠지만 이제는 콘텐츠의 차별화가 플랫폼을 결정하며, 콘텐츠가 더 이상 '플랫폼의 부속품'이 아닌 독립적인 사업 모델이 됐음을 뜻한다. 더 나아가 양질의 콘텐츠를 다량으로, 즉 ‘집단화된 콘텐츠 IP’를 소유한 자가 곧 플랫폼과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시대가 왔음을 의미한다.

하루에만 전 세계 사람들의 10억 시간이 유튜브에서 소비된다. 오리지널 콘텐츠로 OTT 시장을 질주하던 넷플릭스는 원조 콘텐츠 재벌 디즈니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팟캐스트 시장도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으며, 애플은 자사 뮤직에서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엄선하고 있다.

과거 방송국과 신문사가 거액의 자본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자기들의 채널을 통해 일방적으로 제공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누구나 자기만의 방송국을 가지고 자기만의 언론을 소유할 수 있게 됐다. 요즘 사람들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고품격 다큐보다 자신의 일상을 올리는 평범한 여대생의 브이로그를 더 선호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시사 뉴스를 보기 위해 TV를 켜는 시간은 37분으로 조사된 반면 유튜브를 통해 시청하는 시간은 딱 1분 못 미치는 36분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만간 이 수치는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시사 유튜브 채널은 나날이 영향력을 키워가는 중이다. 저자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유튜브 열정페이’에 몸을 던진다면서 이러한 유튜브 제국을 지탱시키는 힘은 바로 99%의 개미 유튜버들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유튜브 이외에 인스타그램도 언급한다. 인스타그램이 검색에서 구글을 추월한 것은 사용자들의 창의적인 해시태그가 차곡차곡 쌓여서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이다. 그저 나의 일상을 남들과 공유하기 위해 혹은 자랑하기 위해, 사진과 짧은 글을 올리는 SNS였던 인스타그램은 이제 검색과 커머스 기능까지 겸비한 자타공인 생활 포털로 자리 잡았다. 이 모든 것이 10억이 넘는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올리는 시시콜콜한 콘텐츠에 기반하고 있어 콘텐츠와 플랫폼의 선순환 구조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이 책은 콘텐츠를 만들고, 즐기고, 소비하는 이 모든 행위가 일방적이 아닌 상호작용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한다.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으며, 누구나 수퍼리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개 개인과 거대 자본의 빅딜이 가능해진 시대에 이 책은 콘텐츠가 먼저인지 플랫폼이 먼저인지 따지는 것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만큼 무의미하며, 군집의 힘이 더 센지 혹은 한 방의 힘이 더 센지도 알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하나의 콘텐츠가 플랫폼을 뒤흔드는 일이 가능해졌고 그렇다면, 콘텐츠가 전부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급진적인 시대 변화의 핵심인 ‘콘텐츠’라는 키워드를 통해 미디어 시장의 현실을 분석하고 관련 문화 현상을 설명한다. 어디에서도 접하기 힘들었던 현장 정보와 치밀한 분석, 천문학적인 수치의 ‘부(富)의 규모’에 이르기까지, 콘텐츠 산업 최전선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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