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탄생, 성장, 쇠퇴를 도시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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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탄생, 성장, 쇠퇴를 도시로 살펴본다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1.09.0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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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의 도시: 도시는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켰나 | 김천권 지음 | 푸른길 | 344쪽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 것은 인류가 지구에 등장했을 때보다 훨씬 최근이니 지구의 역사적 관점으로 볼 때 굉장히 찰나일 것이다. 그럼에도 인류 문명의 시작은 모듬살이가 시작된 이후라는 말을 떠올리면 그 짧은 순간에 우리는 많은 걸 이룩해 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최초의 도시가 어디인지를 두고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한데 현재 무게가 실리는 곳은 기원전 10000년경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중동 지역의 예리코다. 이 최초의 도시를 포함하여 현존하는 모든 도시는 언제 만들어졌든 간에 시대에 따라 변화했다. 그 도시의 움직임을 추적하다 보면 우리는 도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다. 

저자는 행복하고 즐거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전문가와 시민들이 도시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견지에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류 역사와 도시 역사가 어떻게 연계되었는지를 설명하고, 도시를 통해 현 사회를 조망하며, 미래세대를 위해 도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또한 도시의 미래를 얘기할 때는 한국 곳곳을, 특히 저자가 30년 동안 연구와 생활한 인천을 자주 사례로 들어 설명하는데, 이는 해외 도시를 사례로 다루는 번역서와 견주었을 때 독자들에게 더 친숙하고 잘 와닿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갖는다.

이 책의 제1부에서는 인류의 역사와 도시의 역사가 어떻게 연계되었는지 알아본다. 인류의 역사를 초기,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나눠 각 시대가 도래할 때마다 제일 두드러졌던 도시들을 살핀다. 저자는 각 시대를 대변하는 도시의 특징을 초기는 신, 고대는 신화, 중세는 종교, 근대는 산업, 현대는 포스트모던으로 꼽았다. 독자는 저자의 안내를 받으며 아테네, 로마, 암스테르담, 런던 등에 이러한 특징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제1부에서 시대가 변함에 따라 어떤 도시가 만들어졌는지 살펴보았다면 제2부에서는 도시가 현대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가를 살펴본다. 도시는 글로벌 시대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의 영향력이 커진 가운데, 정보화 사회를 이끄는 실리콘밸리의 성장 과정을 알아본다. 정보화 사회의 성격을 알아보고 신화라는 말이 붙는 실리콘밸리가 왜 기회의 땅이 됐는지 들여다보면, 하루아침에 매력적이고 경쟁력 있는 도시가 탄생하는 게 아니란 사실을 알 수 있다. 독자는 저자가 뒤이어 소개하는 싱가포르를 글로벌 도시로서, 로스앤젤레스는 포스트모던 도시로서 만난다. 싱가포르를 외국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위해 경제 생태계를 과감히 조성한 도시, 로스앤젤레스를 근대성을 넘어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표방하는 도시로 마주하다 보면 우리는 시대를 선도하는 도시의 유연성과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의 제1부와 2부에서 과거와 현재를 대표하는 도시를 살펴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가 사는 도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우리 도시는 어떻게 바꿔야 할까? 저자는 마지막 제3부에서 한국 도시의 미래를 고민한다.

한국 사회는 지난 60년 동안 경제성장과 함께 높은 도시화를 이룩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한국 사회는 이웃과 공동체가 붕괴된 인간성 상실의 사회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젠트리피케이션과 저출산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어 우리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장애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저자는 한국 도시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과 연계해서 살펴보고, 밀레니얼 세대가 핵심 경제 집단으로 등장하면서 발생한 저출산 현상을 시중의 시각과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접근한다. 이뿐만 아니라 인구 감소로 인해 쇠퇴와 소멸의 위기에 처한 지방들에 대해 논의한다. 저자는 이 실상에 대해 사는 지역에 대한 정체성과 소속감, 자긍심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리고 사람들을 지역에 끌어들이려는 방법을 제도적인 측면에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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