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의 충격이 산업과 문화에 미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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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의 충격이 산업과 문화에 미친 영향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1.09.06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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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리포트] NRF ISSUE REPORT 2021년 16호 (2021.08.30)

코로나19 팬데믹은 과거 세계 대전에 비견할 수 있을 정도의 재난 상황이며, 현재 우리 인류는 세계 곳곳에서 바이러스와의 큰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SARS-CoV-2와 그 변이 바이러스들과의 전쟁은 언택트 시대로의 진입의 서막을 열었으며, 이는 곧 ICT 산업 발전을 가속화하도록 하는 시대적 요구를 불러왔다. 코로나19와의 세계 대전이 장기화됨에 따라, 우리의 삶의 형태와 문화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 분야들에도 적지 않은 변화들을 초래하였고, 코로나19와의 전쟁 속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산업인 바이오산업에서도 여러 변화와 성장의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코로나19 시기 동안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도 친숙한, 와인과 관련해서도 산업과 문화적 부분들에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다.

이에 한국연구재단은 지난달 30일 ‘코로나 팬데믹의 충격이 산업과 문화에 미친 영향’이란 제목의 <이슈 리포트>(저자: 최성수 Serendipity 대표/이성민 한국연구재단 정책혁신팀)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의 위상과 ICT 및 바이오 기술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고, 더 나아가 ICT, 바이오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국가들 중 하나로 거듭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turning point)이 될 수 있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망한 산업 분야들에 대한 적극적 투자뿐 아니라 우수한 인력 양성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밖에도,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은 대한민국의 와인 산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유통업계 속에서도 오히려 유통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 위기 상황은 대한민국에 오히려 다양한 새로운 성장 동력들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가능성들을 항상 열어두고 있을 필요가 있으며, 좋은 기회들이 주어진 타이밍들이 생길 때 그 기회들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국가 차원의 미리 준비된 노력들이 필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공공의료시스템의 충격이 우리의 삶, 문화, 산업 전반에 걸쳐 어느 수준의 변화들을 불러올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아래에 보고서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됨에 따라, ‘비대면’, ‘무인화’와 같은 개념들도 함께 일상화되었다. 온라인 개학/등교, 비대면 화상 회의, 화상 면접, 재택근무에 필요한 ICT 기반 서비스들이 발전하기 시작하였고, 기업들은 사람들이 제조 현장에 최대한 상주하지 않도록 하는 공장 무인화를 더욱 가속화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원격의료를 위한 온라인 진단/처방/환자 모니터링 기술의 개발 및 관련 법안들의 개정을 추진토록 하는 사회적 요구들을 더욱 강화하였고, 차량, 드론택시 등에 의한 무인 자율주행/배송 기술들의 필요성들이 더욱 부각 되도록 하였으며, 비대면 정보 처리 비중 확대로 인한 보안 분야 발전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생체 인증 수요의 확대와 관련 기술들의 발전을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코로나19는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홈, 홈코노미, 디지털 경제와 같은 개념들이 우리들에게 보다 친숙하도록 만들었고, 전 세계 사회가 빠른 속도로 비대면 디지털화되기 시작하면서 반도체 빅사이클, 반도체 품귀 현상을 불러오기도 하였으며, 비대면 디지털화와 관련된 수많은 ICT 산업 분야들의 성장을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또한, 코로나19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형태의 현대판 ICT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중요한 전쟁 병기로 활용, 한층 더 발전하도록 하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변이가 빠른 SARS-CoV-2 바이러스와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전 세계가 협력하여 SARS-CoV-2 샘플들을 ICT 기반으로 빠른 속도로 분석, 데이터 공유하면서 새로운 중요 변이 바이러스들에 대한 진단, 백신, 치료 기술들을 끊임없이 개발/업데이트해야만 하였다. 현재 전 세계는 그동안 유례가 없던 수준의 경쟁과 상호 협력을 통해 방대한 양의 바이러스 데이터를 연구, 분석하면서 코로나19와 맞서 싸우고 있으며, 이 과정 속에서 관련된 수많은 연구 논문들의 출판과 함께, AI 기술을 포함한 여러 ICT 기술들의 발전 또한 자연스럽게 수반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는 우리나라의 ICT 수출 증가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는 정보통신기술 기기 수요를 확대하여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2021년 상반기 ICT 수출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인 1,030.4억 달러(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를 기록하도록 하였다. 중국,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을 상대로 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관련 분야들을 주력으로 한 ICT 수출 호조였다. 하지만, AI를 비롯한 미래의 핵심 ICT 관련 기반 기술들에 대한 국가적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는 상태이다.

▶ 코로나19 발생 이후의 시기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시기와 다를 수밖에 없으며, 우리의 삶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스마트 비대면 디지털 트렌드에 의해 지배될 것이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보급의 확대/가속화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부터 산업현장 구석구석까지 디지털화가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더욱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증강현실(AR)을 통한 코로나19 이전 삶과 같은 상황들의 가상적 구현들의 필요성, 온라인 쇼핑 배송을 넘어선 인공지능 자율주행 차량과 로봇을 통한 배송의 필요성, 마치 집에서도 영화관에 있는 듯한 기분들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들의 필요성 등은 관련 ICT 기술들의 신속한 발전들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의 삶의 모습과 산업 현장들의 모습이 바뀐 만큼 시장 또한 변화하며, 시장이 요구하는 대로 산업 또한 변화하기 시작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장은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으며, 이는 앞으로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등이 코로나19 시기 이전에 예상되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가정, 교육, 산업, 제조, 의료, 환경,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변화를 주게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통한 언택트 시대의 일상화가 정착되면서 국가적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끊임없이 지속한다고 하더라도, 완전한 거리두기를 하며 살아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진단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SARS-CoV-2의 변이는 기존에 우리가 겪어왔던 바이러스들보다도 훨씬 더 빠르게 일어나는 특징이 있기에 즉각적인 대응에 큰 어려움들이 있는 상황이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유지한 채 거의 모든 SARS-CoV-2 변이들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백신, 치료제 기술의 개발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의 연장선에서, 향후 유사한 종류의 팬데믹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는 학계의 우려가 있으며, 미래에 발생 가능한 바이러스로 인한 재앙들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 및 관련 기술들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두어야 할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인류가 마침내 승리하기까지 전쟁을 치르기 위한 핵심 기술들인 바이오 기술들의 발전이 비약적으로 일어날 수 있음은 과거 세계 대전 때의 급속한 산업 발전 사례들을 통해 예상 가능하다. 특히, ICT 기술과 융합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현대의 바이오산업은 마치 글로벌 기업 구글(Google)이 반도체 설계를 최근 인공지능을 통해 인간 전문가들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으로 달성해내고 있듯 그 미래에 생산될 수 있는 부가가치들은 옛날의 바이오산업 때와는 다른, 혁신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음 또한 예견 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의 현대적 접근 방법들은 현재 코로나19 진단키트, 백신, 치료제들의 개발에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추세이며, 코로나19가 연 언택트(contactless, non-contact)시대가 가속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향후 그 추세를 더욱 가속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가장 초기에 발생하였을 무렵부터 대한민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몇 개월 일찍, 가장 먼저 코로나19를 정확히(임상 민감도와 특이도 100%, 변이 진단 가능) 진단할 수 있는 국가였고,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과 함께 미리 준비된 바이오, ICT 기술들과 더불어, 정부 관계 부처들 및 민간과의 적극적인 협력과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국제 표준적인 K-방역 모델을 선보였던 국가이기도 하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의 바이오산업을 변화/성장해나가도록 하는 하나의 큰 계기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바이오산업을 성장시킨 하나의 큰 촉매제로 작용하였다.

▶ 마지막으로, ICT, 바이오산업 외의 최근 1년여 동안 발생한 큰 산업/문화적 변화의 예로 와인을 소재로 삼아,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과 음주 문화에도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조명해보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상대적으로 뒤처져있다고 여겨져 왔던 와인 산업의 디지털화 수준을 빠르게 향상시켰다. 기존의 호텔, 레스토랑 등을 통한 와인 유통 채널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되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홈술 문화의 형성은 고객들에게 직접 와인이 유통되는 채널들을 다각화하였다. 관광객 등에 의존했던 와인 관련 매출들은 크게 감소한 반면, 고객들에게 직접 와인을 판매하는 유통 산업 분야들은 큰 호황을 누리고 있기도 하다.

와인 문화를 구성하는 요소들 중, 와인의 소비 계층, 와인을 즐기는 장소, 와인과의 음식 매칭, 와인의 유통 과정, 와인과 관련된 서비스들 부분에서 눈에 띄는 변화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발생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새로운 와인 소비층들이 생겨나고 있는 현상과 더불어 와인 소비계층이 젊어지고 있는 현상이 있었다. 언택트 시대 속의 홈술 트렌드 영향을 받아, 집 요리와 와인을 패어링하여 즐기는 경우들도 늘어났으며,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한 온라인 와인 홍보/유통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이 외에도 각종 온라인 와인 관련 서비스들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는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흩어지도록 하고 있지만, 흩어진 사람들은 오히려 뭉쳐있을 때 보다 더 개개인의 다양성을 잘 표현하기도 한다. 소주와 맥주에서 벗어나 와인을 즐기기 시작한 사람들, 서양 음식보다 집에서 요리한 한식을 와인에 새롭게 패어링하여 즐기기 시작한 사람들, 홈술을 즐기기 위해 와인장터, 공동구매, 해외 직구 등 다양한 경로들을 통해 와인을 직접 구입하는 사람들 – 코로나19로 인한 흩어짐 속에서 솟아나기 시작한 다양한 새싹들이 우리 생활 곳곳에서 보임을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산업 전반에 걸친 변화뿐만 아니라 이처럼 우리들의 생활 양식과 문화 자체에도 직접적으로 크고 작은 영향들을 지속적으로 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19라는 하나의 질병은 우리 사회로 하여금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화를 불가피하게 만들었으며, 코로나19와의 세계대전은 인류의 전반적인 생활양식 및 문화의 변화뿐만 아니라, 과거 세계 대전 사례들처럼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바이오, ICT를 포함한 각종 산업 분야들과 수많은 관련 기술들의 발전을 가속화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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