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을 먹는 물로! 태양열을 이용한 담수화 장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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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을 먹는 물로! 태양열을 이용한 담수화 장치 개발
  • 이현건 기자
  • 승인 2021.08.23 0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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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ST 장지현 교수팀, 태양열로 바닷물 증류하는 3D 프린팅 담수화 장치 개발
- 새로운 열 전달 메커니즘 제시·개도국 식수난 해결 기대…Adv. Mater. 게재

 

  (상단중앙부터 시계방향) 장지현 교수, 윤종철 연구원, 소우롭 샬레 연구원, 하성지 연구원, 강지훈 연구원 

세계인구증가와 수자원 고갈에 따라 마실 수 있는 물 부족은 가장 큰 글로벌 위협 중 하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유망한 방법은 바닷물을 담수화 과정을 통해 마실 수 있는 물을 얻는 것이다. 담수화 기술 중 하나인 광 증기 증발(solar steam evaporation) 기술은 친환경적이면서 태양 에너지만으로도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광 증기 증발기는 빛 흡수와 물의 통로를 위해 다공성 탄소(검은색 물질)가 광흡수체로 사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광흡수체는 빛 수확 능력(Light harvesting capability) 부족으로 인한 낮은 성능과 물이 증발하고 남은 염의 침전으로 인한 안정성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를 대체할 우수한 빛 포집 능력을 가지면서 염(바닷물에 포함된 소금과 같은 불순물) 증착이 적은 광흡수체 개발에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UNIST 연구진이 태양열로 바닷물을 증류해 먹는 물로 바꿔내는 새로운 해수 담수화 장치를 개발했다. 기존보다 태양열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설계해 담수 전환 양을 늘리고, 장치 내구성도 3배 이상 향상시켰다. 또 3D 프린팅으로 쉽게 제조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식수난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지현 교수팀은 태양열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광 증기 증발 장치를 개발했다. 이 증발 장치를 1m2 크기로 만들 경우 1시간에 1.6kg 이상의 담수를 얻을 수 있는 수준이다. 

광 증기 증발 장치(Solar Evaporator)는 태양열로 물을 증발시키는 장치다. 광 증기 증발 장치로 빨려 들어간 바닷물에서 순수한 물은 증기 상태로 나오고 소금과 같은 염 찌꺼기는 증발 장치에 남게 된다. 증발된 물을 다시 응결시키면 식수로 쓸 수 있다. 이 장치는 열 분산을 잘 막는 것이 중요하다. 바닷물 위에 떠서 작동하는 특성상 열 손실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태양광을 잘 가둘 수 있도록 광 증기 증발기를 디자인해 빛 흡수를 최대화했다. 다중반사 시스템으로 반사된 빛이 재흡수될 수 있도록 설계해 광 흡수체가 흡수하는 빛(열)의 양을 늘렸다. 광 증기 증발기의 광 흡수체가 흡수한 열과 바닷물이 만나면서 증발이 일어난다. 광 흡수체가 더 많은 열을 흡수하게 되면서 얻을 수 있는 담수 양이 10% 정도 증가 했다. 

또 광 흡수체에 염이 쌓이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 수명도 3배 이상 늘었다. 광 흡수체에 염이 쌓이면 수명이 준다. 이를 막기 위해 광 흡수체를 두 종류 물질로 만들었다. 위쪽은 마치 연꽃잎처럼 바닷물을 튕겨내는 소수성 물질을, 바닷물과 직접 닿는 하부에는 친수성 물질을 썼다. 하부 쌓이는 염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간다. 

개발된 광 증기 증발기의 증기 변환 효율은 90%에 가깝다. 연구팀은 열전달 해석과 추가적 실험을 통해 증발기가 이 같은 초고효율을 보인 원인도 찾아냈다. 광 흡수체 표면에 생긴 증기 박막이 열 손실을 줄인 것이다. 

이러한 연구로 개발된 3D 프린팅 기반 오목한 이중층 광 흡수체는 광 흡수 용량과 안정성을 함께 가짐으로써 실질적인 적용에 가깝게 한다. 또한 수막의 존재가 있는 폐쇄 환경에서 더 효율적인 광 증기 증발이 일어날 수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앞으로 대규모 광 증기 증발기의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제1 저자인 소우롭 샬레(Sourav Chaule)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광 증기 증발기 연구에 꼭 필요한 새로운 열전달 모델을 수학적으로 제시했다”라고 밝혔다. 

장지현 교수는 “기존 탄소소재 광 흡수체 기반 증발기는 태양광의 열을 증기로 바꾸는 효율이 70%~80%에 그치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광 흡수체 형태와 열 물리적 특성을 제어해 90%에 가까운 효율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이어 “개발된 3D 프린팅 광-증기 증발기는 매우 경제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 담수 부족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8월 4일(수)자로 공개됐으며 표지논문(frontispiece)으로 선정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 중견연구자 지원 사업 및 온사이트 수소충전소를 위한 광전기화학 수소생산기술 및 시스템 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Rational Design of a High performance and Robust Solar Evaporator via 3D-Printing Technology)

 

                       3D프린팅으로 찍어낸 부유체와 이중층 광 흡수체로 이뤄진 광 증기 증발 장치
                                               개발된 광 증기 증발 장치를 이용한 해수 담수화 모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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