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등히 크고 정교한 ‘미니 뇌’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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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등히 크고 정교한 ‘미니 뇌’ 탄생
  • IBS 커뮤니케이션팀 박유진
  • 승인 2021.08.16 0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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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리포트]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 뇌 환경과 유사한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 개발 -
- 기존보다 2배 이상 크고 신생아 뇌만큼 성숙한 인조 뇌 제작 성공 -

 

[오가노이드(organoid)]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키워 사람의 장기 구조와 같은 조직을 구현한 장기유사체. 미니 장기라고도 불린다. 네덜란드 후브레히트연구소의 한스 클레버 교수팀이 2009년 성체 줄기세포로 장관 오가노이드를 최초로 만든 이후,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이 뇌 오가노이드 제작에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의학 연구단이 실제 인간 뇌와 유사한 환경을 구현한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을 개발하여‘미니 뇌’제작에 성공했다. 이는 신생아의 뇌 수준에 가깝게 성숙한 데다, 기존보다 2배 이상 크게 제작됐다. 치매, 파킨슨 병 등 난치성 뇌질환 치료를 위한 효과적인 생체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뇌 오가노이드(organoid)’는 뇌 연구를 위한 최적의 모델로 각광받는다. 동물의 뇌는 사람의 뇌와 구조, 기능, 복잡성에서 차이가 큰 한편, 사람의 뇌를 직접적인 연구대상으로 삼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과학자들은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1)를 배양하여 뇌 기능 및 작용을 모사하는 '미니 뇌’를 제작해냈다. 다만 기존 뇌 오가노이드는 태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로 사용하는 배양지지체가 뇌의 단백질 성분과 달라, 뇌 발달에 필요한 환경을 구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가노이드가 커질수록 중심부까지 산소 및 영양분 공급이 어려워 세포가 죽는 문제도 있었다.

 

[유도만능줄기세포의 분화과정] 1) 세포 분리및 배양. 2)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하여 줄기세포 유도 유전자를 주입. 3) ES 세포 배양을 위하여 세포분열이 일어나지 않는 지지 세포 (feeder cell)과 함께 배양. 4) 이들 세포 중 몇 몇은 iPS로 변화하여 ES 세포와 같은 콜로니를 형성한다. (이미지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3AInduction_of_iPS_cells.svg)

IBS 연구진은 나노기술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우선 뇌의 미세환경과 유사한 젤리 형태의 ‘3차원 하이드로젤(hydrogel)2)’을 개발했다. 이는 세포를 제거한(탈세포) 뇌의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3)을 활용한 것이다. 이로써 뇌 발달에 필요한 생화학적·물리적 환경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나아가 미세한 채널로 구성된 ‘미세유체칩(microfluidic chip)’을 도입, 배양액 흐름을 정밀 조정하여 산소와 배양액을 중심부까지 효과적으로 공급하도록 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인간 미니 뇌 배양 플랫폼’ 모식도] 탈세포 뇌 조직 유래 세포외기질(decellularized human brain extracellular matrix, BEM) 기반의 뇌 조직 모사 ‘하이드로젤(hydrogel)’과, 미세한 채널로 액체의 흐름을 정밀 조정하는‘미세유체 칩(microfluidic chip)’을 융합하여 실제 뇌 미세환경과 유사한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을 구축하였다.

이후 개발한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뇌 오가노이드 배양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대뇌 피질(cortex)을 구성하는 신경상피(neuroepithelium)4)가 발달하여 뇌 주름이 다량 생성됐다. 또한 신경세포·성상교세포·미세아교세포 등 다양한 뇌세포가 기존 방식보다 많이 발현하였다. 뇌 구조 및 기능이 더욱 성숙해진 것이다.

여기에 미세유체칩을 적용하면 기존 뇌 오가노이드(2~3mm) 보다 약 2배가 큰 4~5mm 수준으로 커지고 신경 기능이 증진됐다. 연구진은 실험에 따라 최대 8mm까지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써 기존보다 월등히 크고 발달한 인조 뇌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 뇌 오가노이드와 연구진이 제작한 뇌 오가노이드의 3차원 이미지 비교] 매트리젤을 지지체로 사용한 기존 뇌 오가노이드에 비해 연구진이 제작한 뇌 오가노이드는 더욱 발달된 구조와 크기를 보인다. 또한 성숙한 뇌 조직에 존재하는 피질 단백질(TBR1)도 더 많이 발현됐다. 요컨대 뇌 조직 모사 하이드로젤과 미세유체 칩을 함께 적용한 획기적 배양플랫폼으로 기존보다 월등히 크고 성숙한 미니 뇌를 제작한 것이다.
[뇌 오가노이드의 피질 및 구조 발달을 확인하는 3차원 이미지 분석] 본 연구진의 배양 플랫폼을 적용하면 뇌 오가노이드의 주름 구조가 발달하고 신경세포 특이적 단백질인 Tuj1, Sox2 발현이 증가함을 알 수 있다. 120일 동안 배양한 결과 성숙한 신경세포에서 발현되는 CTIP2(녹색, 안쪽층), SATB2(적색, 바깥층) 단백질 층이 실제 대뇌 피질과 유사하게 형성되었다.

조승우 연구위원은 “나노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며“이는 난치성 뇌질환 기전 규명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효과적인 체외모델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4.919) 온라인판에 18시(한국시간) 게재됐다.


1)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 이미 분화된 체세포를 역분화시켜 제작한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만능줄기세포
2) 하이드로젤(hydrogel) : 친수성 고분자로 구성된 젤리와 같은 물성을 가진 생체소재
3)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 : 세포와 세포 사이의 공간을 채워줌으로써 조직의 구조를 형성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단백질 성분
4) 신경 상피(neuroepithelium) : 대뇌 피질로 발달하는 신경 세포층으로 이루어진 조직.

 

[출처] IBS(기초과학연구원) 포스트 | IBS 나노의학 연구단 | 2021. 08. 13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2164261&memberNo =37571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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