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의 역습? 감염 악화시키는 고장난 면역세포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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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세포의 역습? 감염 악화시키는 고장난 면역세포 규명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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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외식 교수(성균관대) 연구팀 성과,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게재

- 감염생쥐에서 세균 물리칠 활성산소 분비기능이 마비된 면역세포 관찰
- 패혈증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

 

우리 몸을 돌아다니다 세균을 만나면 독성물질을 분비하는 정찰대 역할을 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과립구(granulocyte)는 골수의 조혈줄기세포에서 분화되는 것으로 감염대항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면역세포로 분화되었음에도 여전히 조혈모세포의 표지를 지닌 고장난 면역세포가 보고되었다.

▲ 배외식 교수(성균관대학교) 연구팀. 왼쪽부터 배외식 교수, 박민영 연구원, 김형식 연구원
▲ 배외식 교수(성균관대학교) 연구팀. 왼쪽부터 배외식 교수, 박민영 연구원, 김형식 연구원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배외식 교수(성균관대학교) 연구팀이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된 생쥐모델의 감염을 악화시켜 치사율(lethality)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세균은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감염균으로, 특히 면역이 떨어진 상태에서의 감염은 패혈증(sepsis: 미생물에 감염에 대한 비정상적인 반응으로 발열, 빠른 맥박, 호흡수 증가, 백혈구 수 변동 등의 전신에 걸친 염증반응이 나타나는 상태)을 통해 심각한 장기손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패혈증은 주로 과다한 염증반응에서 시작하여 면역기능 마비가 뒤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이 복잡한 과정을 매개하는 세포의 존재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 새롭게 규명된 골수성 면역세포의 체내 기작(출처=성균관대 배외식 교수)
▲ 새롭게 규명된 골수성 면역세포의 체내 기작(출처=성균관대 배외식 교수)

연구진은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된 생쥐모델에서 세균 감염부위에 모여든 호중구(neutrophil: 감염부위에 빠르게 모여들어 세균 등 이물질을 백혈구 내로 소화시키는 선천성 면역세포)에서 분비하는 당단백질(인터페론 감마)이 자극제가 되어 새로운 종류의 면역세포가 생성되는 것을 알아냈다. 

새로운 종류의 면역세포는 분화가 끝난 면역세포임에도 분화되지 않은 조혈모세포처럼 표면에 줄기세포항원(Stem cell antigen-1)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나아가 이 면역세포가 염증유발물질은 과도하게 분비하는 데 반해, 강력한 산화작용으로 세균을 퇴치할 활성산소는 제대로 분비하지 못하는 것을 알아냈다.

실제 이 세포 표면의 줄기세포항원에 대한 항체를 투여, 이 면역세포를 제거한 경우 감염생쥐의 조직 손상과 치사율(lethality)이 현저히 감소하는 반면 감염된 생쥐에 이 면역세포를 이식한 경우 조직손상과 치사율(lethality)이 증가했다. 

배외식 교수에 의하면 이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골수성 면역세포가 세균 감염 및 염증 상황에서 1차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후천 면역세포에 비해서 아형연구(세포의 특징이나 기능적 차이로 면역 세포를 분류시키는 연구)가 부족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팀은 세균 감염환경에서 새롭게 형성되는 면역세포를 규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모델에서 다양한 마커와 함께 살펴보게 되었다.

▲ 줄기세포 항원을 가지는 면역세포가 감염조직의 손상에 미치는 영향              (출처=성균관대 배외식 교수)
▲ 줄기세포 항원을 가지는 면역세포가 감염조직의 손상에 미치는 영향 (출처=성균관대 배외식 교수)

이번 성과는 기존에 발견되지 않았던 유형의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하였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성과라고 할 수 있으며, 세균에 의한 패혈증은 여전히 심각한 염증반응으로 간주되는데, 그 기작에 깊이 관련된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하여 세균 감염반응에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기존 연구와 다른 점이다.

배외식 교수는 세균 감염상황에서 사이토카인(면역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단백질 면역조절제) 과다 생성으로 조직 손상을 유도하는 새로운 유형의 면역세포를 발견하였기 때문에, 이 연구의 결과는 세균 감염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표적으로 새로운 면역세포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아울러 세균 감염질환의 진단 및 환자의 예후 예측 마커 개발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패혈증 환자의 혈액 내에서도 이런 세포가 관찰되고 같은 기능을 하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지원사업(도약연구 및 선도연구센터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1월 23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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