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metaverse)의 교육적 활용, 그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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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metaverse)의 교육적 활용, 그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인가?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1.08.09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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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KERIS 이슈 리포트]_ 메타버스(Metaverse)의 교육적 활용: 가능성과 한계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 최근의 메타버스 열풍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언택트(Untact), 온택트(Ontact) 사회로의 전환에 의해 재조명 받으며 가속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면 소통이 어려워지자, 오프라인에서만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활동들이 가상세계로 전환되고 있으며, 교육, 의료, 패션, 관광 등 여러 분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비대면 교육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에 힘입어 메타버스는 교육 분야에서 먼저 열리고 있다. 메타버스에 기반을 둔 가상공간 활용 수업은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이후부터 주목받았다. 가상공간 활용 교육은 비대면 원격 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상현실 등 실감 기술로 몰입도를 높이고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본인의 아바타를 활용, 가상공간에서 수업을 받고 질문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특수효과로 현장감을 살리고 제작툴로 직접 콘텐츠를 제작할 수도 있다.

이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메타버스가 교육적 측면에서 어떻게 활용되었을 때 가치 있을 것인지의 관점에서 메타버스의 교육적 활용 관련 주안점과 향후 과제에 대한 보고서 ‘메타버스(Metaverse)의 교육적 활용: 가능성과 한계’를 <2021 KERIS 이슈 리포트>로 지난달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계보경·한나라·김은지·조소영(이상 한국교육학술정보원)·박연정(호남대학교)에 의해 연구·집필됐다.

■ 메타버스의 개념

메타버스(Metaverse)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2년 미국 소설가 닐 스티븐슨의 ‘스노우 크래시(Snow Crash)’라는 SF 소설이었다. 스노우 크래시 속 등장인물들은 아바타가 되어 3차원 가상세계에서 활동하게 되는데 이 3차원 가상세계를 메타버스라고 지칭했다. 메타버스란 현실을 넘어 구현된 가상의 세계를 의미하며 초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다. 이는 스마트폰, 인터넷 등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표현되는 새로운 세상으로 디지털화된 지구를 말한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등장한 후 메타버스를 현실화하기 위한 많은 노력과 연구가 진행되었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연구단체 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미국미래학협회: 이하 ASF)은 2006년 메타버스 로드맵을 발표하며 메타버스의 개념과 4가지 유형을 제시했는데, ASF의 ‘메타버스 로드맵’에서는 메타버스를 복잡한 개념이라고 설명하면서, 가상공간이 아니라 물리적 세계와 가상세계의 연결점 또는 결합으로 생각할 것을 제안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고선영 외(2021)는 메타버스란 “현실의 나를 대리하는 아바타를 통해 일상 활동과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3D 기반의 가상세계”라고 정의하였다. 여기에서 일상 활동과 경제생활은 현실의 연장선상이며, 현실세계가 가상공간과 결합하여 현실이 가상공간으로 확장된 것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즉, 메타버스 속의 아바타는 현실의 나와 동일시되고, 나를 표현하는 아바타가 메타버스 세계 속에서 사회·경제·문화적 활동을 한다. 또한 이승환(2021)은 “메타버스(Metaverse)란,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면서 공진화하고 그 속에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세상”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물리적 세계와 가상세계의 단순 결합이 아니라, 결합을 통한 상호작용이고, 나아가 결합 속에서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이 영위되는 세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 메타버스의 유형

ASF는 메타버스 로드맵에서는 메타버스의 유형을 설명하기 위해 두 가지 축을 제시했다. 하나는 ‘증강(Augmentation)과 시뮬레이션(Simulation)’이고, 다른 하나는 ‘내부(Intimate)와 외부(External)’로 구분된다.

여기서 증강(Augmentation) 기술이란 실재하는 현실의 시스템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기술을 가리킨다. 메타버스 상에서 증강기술은 우리가 인식하는 물리적 환경에 새로운 정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을 의미한다. 증강기술과 대조되는 시뮬레이션(Simulation)기술은 현실을 모델링하여 새로운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을 가리킨다. 메타버스에서 시뮬레이션은 상호작용을 위한 장소로서 시뮬레이션된 세계를 구현하기 위한 각종 기술들을 포함하고 있다. 요컨대, 증강기술과 시뮬레이션은 물리적인 실제 현실에 정보들이 구현될 것인가, 아니면 가상의 세계에 정보가 구현될 것인가에 따라 구분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메타버스는 내부적 세계와 외부적 세계로 구분된다. 내부(Intimate) 세계는 개인이나 사물의 정체성과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메타버스에서 내부 세계의 완성은 개인이나 사물이 아바타 또는 디지털 프로필을 사용하여 활동하거나 시스템에서 직접 행동하여 사용자가 그 환경에 대리자(agency)를 갖는 기술을 통해 이루어진다. 반면, 외부(External) 세계는 대체로 관심을 메타버스 상의 주체인 사용자를 중심으로 그 외부 세계에 초점을 둔다. 따라서 사용자의 주변 세계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보여주고, 어떻게 제어하는가와 관련된 기술을 포함한다. 이러한 내·외부의 프레임웍은 메타버스의 기술이 사용자의 내부세계에 집중되는가 아니면 주변세계에 집중되는가를 기준으로 하는 또 다른 구분 축이 된다. 

메타버스 로드맵은 이러한 두 가지 축을 통해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라이프로깅(Life logging), 거울세계(Mirror Worlds), 가상세계(Virtual Worlds)의 4가지 유형으로 메타버스를 분류하고 있다. 각 유형의 정의와 특징, 활용분야, 사용사례를 정리하면 다음의 표와 같다. 

■ 메타버스의 특성과 교육적 활용성

▶ 메타버스의 유형별 특성과 융·복합성

기능적 관점에서 메타버스는 정보검색과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게임 요소의 통합이고, 진화적 관점에서 메타버스는 인터넷이 5G, 가상융합기술(XR: eXtended Reality, 가상현실 Virtual Reality,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혼합현실 Mixed Reality을 총칭하는 개념), 전염병에 의해 확산 발전된 세계이며, 기술적 관점에서 가상현실 기술의 복합체이다. 사회적으로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이 3D 기반의 인터넷 세상에 자신의 다양한 모습(페르소나, 아바타)을 가지고 일상생활과 경제생활을 하며 그 흔적을 남기는 공간이라고도 얘기할 수 있다. 메타버스의 유형별 특징과 교육적 시사점을 정리하면 <표 III-1>과 같다.

종합하면, 메타버스에서 핵심은 ‘확장’과 ‘연결’이라고 볼 수 있다. 메타버스 4가지 유형은 초기에는 독립적으로 발전하다가 최근에는 경계를 허물면서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형태의 융·복합 서비스로 진화·발전 중이다. 예를 들면 Ghost Pacer의 경우 증강 현실과 라이프로깅 서비스가 융합된 사례(AR+Life Logging)로, AR Glass를 활용하여 현실에서 가상의 러너(Runner)를 형성하고 이를 life log 데이터와 연결한 것이다. AR Glass 화면에 보이는 가상의 러너인 아바타의 달리기 경로와 속도를 개인이 원하는 대로 설정하고, 아바타와 실시간 경주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얻은 life log 데이터를  STR AVA 운동 앱, 애플워치와 연결하여 기록이 가능하다. 또한 거울세계에서 소개된 가상 콘퍼런스 서비스 “Roomkey”는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가상세계가 융합된 사례라 할 수 있다. 기존의 화상회의나 웨비나 같은 비대면 회의들이 동시 접속자 수 외에 마땅한 성과 측정 방법이 없다는 단점을 갖는 반면, 가상현실과 라이프로깅 개념이 거울세계에 결합된 이 서비스에서는 회의, 네트워킹 등 모든 활동이 사후 성과 측정까지도 이어지는 장점이 있다.

▶ 가상세계 메타버스의 특성

메타버스의 4가지 유형 중 가장 다양하고 활발하게 교육에 적용되어 사용되고 있는 기술은 가상세계(VR)이다. 특히 최근 비대면, 온택트 시대의 교육에서 거리나 공간에 상관없이 어디에서나 접속할 수 있는 가상세계의 활용도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고선영 외(2021)는 기존의 플랫폼 서비스나 VR 등과 구별되는 가상세계 메타버스의 특징을 5가지, ‘5C’로 제시하였는데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세계관(Canon)으로 메타버스의 시공간은 설계자와 참여자들이 함께 만들고 확장한다고 보았다. 즉, 설계자가 만들어 놓은 공간에서 참여자들은 주체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생산하고 확산하는 능동적 이용자로서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메타버스의 세계관을 만들어 나간다.

두 번째, 창작자(Creator)로 메타버스에서는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하였다. 메타버스는 디지털 콘텐츠로 구현된 세상이고, 누구나 콘텐츠 창작을 통해 메타버스 세계를 확장하고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메타버스의 참여자는 이용자인 동시에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창작자라고 보았다.

세 번째, 디지털통화(Currency)로 메타버스 안에서는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통해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고 이를 위한 디지털화폐가 사용된다고 보았다. 현재 가상세계의 통화는 가상세계 안에서 소비되는 사이버 머니이지만, 가상세계의 발전과 더불어 실물 경제 영역에서도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예로 대표적인 메타버스인 로블록스(Roblox)의 디지털 화폐인 로벅스(Robux)는 로블록스 내에서 사용되는 화폐임과 동시에 현실 세계의 화폐로도 전환이 가능하다. 

네 번째, 일상의 연장(Continuity)으로 메타버스를 통해 현실 일상의 연속성을 보장한다고 보았다. 즉,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일상, 여가, 경제 행위 등이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행위라는 것이다. 이는 현실의 개인과 메타버스 속 ‘아바타’가 서로 상호작용한 결과로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이용자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보았다.

다섯 번째, 연결(Connectivity)로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고, 메타버스 세계들을 연결하고, 사람(아바타)들을 연결한다고 보았다. 가상세계를 통해 사람들은 시공간을 초월해 정보를 나누고 공유하며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확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Book(2004)은 가상세계의 6가지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기도 하였다. 첫째 공용스페이스(Shared Space)로 가상세계는 다수의 이용자들이 동시에 참여하는 공간이어야 하며, 둘째 GUI(Graphical User Interface)로 가상세계는 시각적으로 표현되고 2D나 3D 환경에서 구현되며, 셋째 즉시성(Immediacy)으로 가상세계에서 이용자들간 상호작용은 실시간으로 발생하고, 넷째 상호작용(Interactivity)은 가상세계의 다양한 콘텐츠에 대해 이용자들이 콘텐츠들을 변형하거나 개발하는 등 상호작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며, 다섯째 지속성(Persistence)는 개별 이용자들의 접속과 상관없이 가상세계는 유지되어야 하고, 여섯째 사회화(Socialization)/커뮤니티(Community)로 가상세계 안에서 다양한 사회적인 행위가 가능한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교육환경으로서의 가능성과 한계

증강현실,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가상세계라는 기존의 메타버스 4가지 유형들은 서로 간의 경계를 허물면서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형태의 융·복합 서비스로 진화·발전하면서 메타버스의 활용을 가속화하고 있다. 

▶ 새로운 사회적 소통 공간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현실 속 제약에서도 취미와 관심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여 ‘사회적 연결’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이러한 사회적 연결은 현실세계의 상호작용보다 가볍게 이루어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메타버스에서는 ‘있는 그대로 나’를 보여주기보다는 공유하고 싶지 않은 정보는 삭제하여 ‘보여주고 싶은 나’를 만들어내기 마련인데, 이러한 가상의 정체성으로 맺어진 관계는 즐거운 일만 추구하는 유희적인 관계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현실세계의 상호작용에서는 생성되지 않았던 다양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처리되는 메타버스 내의 사회적 활동에서는 프라이버시 침해도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이용자가 경험한 특정 콘텐츠, 경험 시간, 교류 상대방, 대화 내용, 아바타, 아이템 등 개인의 특성과 활동을 속속들이 알아볼 수 있는 정보가 수집·처리되며, 이 과정에서 이용자의 시작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등 현실에서의 신체 반응까지 수집되어 이용자가 원하지 않는 사이 마케팅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 창작과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높은 자유도

많은 이들이 메타버스에 열광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제공하는 높은 자유도에 있다. 기존의 온라인 서비스는 이용자들이 플랫폼 제공자의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소비해야만 했던 구조였다면, 메타버스에서는 이용자들이 새로운 공간을 원하는 대로 직접 만들고 공감각적 체험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구조로 변경된 것이다. 가상세계 메타버스는 기존의 단순 가상현실을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이용자가 가상세계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가치 창출과 교류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러한 메타버스 특성을 적극 활용하여 학생들의 자유와 경험치를 무한대로 확장시킬 수 있는 학습활동을 설계할 수 있다. 주입식 교육에서는 선생님이 전달하는 것만 학생이 알 수 있지만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에서 학생들은 자신에게 무한히 주어진 자율성을 토대로 궁금한 점을 스스로 탐색하고, 시공간을 초월해 수많은 사람의 아이디어를 참조하여, 자기만의 독창적인 답을 주도적으로 구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 수행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장점인 높은 자유도는 기존의 온라인 서비스·게임보다 메타버스 이용자를 더 위험하게 만들기도 한다. 높은 자유도로 인해 관리자가 사용자의 행위를 모두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상공간과 익명성이라는 메타버스의 본질적 특성으로 인해 범죄에 대한 가책감이 경감되어, 현실세계보다 더 악질적이고 교묘한 수법의 신종 범죄들이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 

이처럼 세계관의 다양한 변화가 가능한 가상세계와 현실이 결합한 삶이 일상화됨에 따라, 사람들의 정체성에도 자유도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신분이 전혀 노출되지 않고, 현실과 비교해 제한적으로 상대를 인식할 수 있는 가상공간과 익명성의 메타버스에서 사람들은 더 쉽게 범죄 행위에 노출될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자유도를 중시하는 메타버스에서는 전 세계의 이용자들로부터 생성·공유되는 무수히 많은 양의 데이터가 일일이 검열될 수 없으므로 무법지대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아직 사회 경험이 적고,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는 어린 청소년들에게는 큰 위험이 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며, 가상세계의 시민성 함양을 위한 윤리 교육 등이 필요할 것이다

▶ 가상화에 따른 새로운 경험치 제공과 높은 몰입도

메타버스는 다양한 기술의 복합적 사용으로 인해 기존 인터넷 시대와 차별화된 경험 가치 제공이 가능하고 이로 인해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경험 설계가 가능하기에 기존 2D 기반 온라인·원격수업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 기반의 교육은 무한한 공간과 자료의 활용이 가능하며, 대면 교육 수준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해 주는 이점이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과거와 미래 세상을 연결하며 실감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증강현실, 가상현실 등 실감 기술로 경험을 중시하는 Z세대 학생들의 흥미와 몰입도를 높이고,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 그 이상의 확장으로 우리의 일상생활과 연결되어가고 있다. 이에 메타버스가 더 깊이 일상생활과 연결될수록 높은 몰입도로 인해 현실도피와 이인증/비현실감 장애(DPDR: Depersonalization-derealization disorder)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전문가들은 관련 기술이 발전해 갈수록, 현재의 메타버스 공간과 아바타가 현실에 더 가까운 시각효과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미래의 메타버스는 현실 공간과 구별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까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무너뜨려야 할지에 대해서는 깊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가상과 현실 세계의 구분이 모호해짐에 따라 나이가 어린 학생들일수록 역효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의 나’라는 정체성에서 혼란을 겪게 되고, 가상의 세계가 아니면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가상세계에서의 인간관계에 지나치게 몰입하거나 가상세계의 인간관계에 만족한 나머지, 현실에서의 관계를 소홀히 하여 악화되거나, 혹은 관계 맺기 그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

■ 결론 및 제언

메타버스는 팬데믹 이후 갑작스럽게 급성장하다보니 적절한 법과 규제가 마련되지 않은 위험요인도 가지고 있다. 메타버스에 의해 펼쳐질 미래 사회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지만, 메타버스가 인류에 유익한 방향으로 작용될 수 있도록 특히 교육적 측면에서 어떻게 활용되었을 때 가치 있을 것인지, 주의 깊게 생각해 보는 일이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메타버스의 교육적 활용 관련 주안점과 향후 과제에 대해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지는 세대에 주목해야 한다. 살아온 방식과 가치관이 다른 청소년과 기성세대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내재된 가운데, 메타버스가 제공하는 몰입성과 확장성, 그리고 편의성이 현실세계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정체성 혼란과 현실세계 부적응이라고 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학생들이 메타버스를 어떻게 이해하고, 거기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왜 좋아하는지, 가상세계 속 자신의 아바타에 어떠한 가치를 부여하는지 등을 주의 깊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게임중독이나 스마트폰 중독 관련 진단과 예방처럼, 학생들의 메타버스 내 활동 패턴과 몰입 수준, 메타버스가 학생들의 학업에 미치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 등을 심도 깊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둘째, 메타버스를 통해 현실 세계에서 불가능하고 제약이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효과적이고 매력적임에 틀림없으나, 증강현실 콘텐츠와 가상현실 플랫폼이 학생들의 무한한 창의력을 제약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도 귀 기울여야 한다. 왜냐면 학생 자신의 인지능력과 상상력보다 콘텐츠 개발자 혹은 서비스 설계자의 의도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타버스를 교육에 활용하고자 하는 교수설계자와 교수자는 메타버스의 각 유형별 기술적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고, 교과의 특수성에 적절한 어플리케이션과 플랫폼을 선택하는 안목을 가져야 할 것이다. 즉, 기술의 적용이 관건이 아니라, “잘 설계된 수업”이 관건이다. 기대컨대, 메타버스의 활용이 학생들의 상상력을 제약하기보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지식을 확장시키며 건설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되어야 한다.

셋째, 디지털 공간인 메타버스에서는 그 모든 것이 ‘데이터’화 된다.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오일’로 불리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메타버스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상에 사용자들이 남기는 데이터가 결국은 마케팅을 비롯하여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플랫폼과 서비스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학생과 교사의 활동 기록, 이들에 관한 정보, 나아가 VR 기기를 활용하게 될 경우 수집되는 확장적 형태의 신체, 감정, 움직임 정보까지, 다양한 데이터가 제3기관에 의해 수집되고 오용될 여지가 있다. 

물론 학생의 데이터는 맞춤형, 적응형 학습지원을 위해 필수적 요소로 교육 분야 큰 관심사다. 따라서 향후 메타버스 상에서 수집되는 학생 데이터가 오·남용되지 않고, 학생의 개인정보 수집과 처리에 따른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하며, 데이터가 학생과 교사의 교수·학습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하기 위한 교육용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개발과 평가연구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메타버스 상에서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실성을 높이기 이한 VR 기기와 메타버스 내 그래픽 구현 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발달함에 따라, 메타버스 건축가, 아바타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 메이크업아티스트와 같은 VR 콘텐츠 유관 직업들이 뜨고 있다. 이른바 메타버스로의 전환기로 불리는 요즘 직업교육 분야의 발 빠른 준비와 아울러,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이루어질 교육 콘텐츠와 플랫폼 개발 관련 투자 및 지원, 교육기관과 기업 간의 상생,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간 질서와 공존을 위한 정책과 제도적 장치 마련도 중요하다. 요컨대, 기성세대들이 아이들과 함께 현실 및 가상의 세계에서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하며, 이들이 양쪽을 균형 있고 현명하게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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