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김근수 교수팀, 노벨상 수상자가 예측한 ‘액체 금속의 전자 구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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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김근수 교수팀, 노벨상 수상자가 예측한 ‘액체 금속의 전자 구조’ 발견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1.08.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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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온초전도 현상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
- 저명한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게재

 

(좌측부터) 연세대 물리학과 김근수 교수, 류세희 박사, 허민재 포항공대 물리학과 박사과정, 박도윤 연세대 물리학과 박사과정

연세대학교 김근수 교수(물리학과) 연구팀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필립 앤더슨과 네빌 모트 등이 1960년대 예측했던 ‘액체 금속의 전자 구조’를 실험적으로 찾아냈다. 이번 연구성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8월 5일(한국시간) 게재됐다.

전자 구조란 물질 속 전자 파동의 에너지와 운동량(파수)의 상관관계로, 고체물리학자들은 전자 구조를 바탕으로 물질의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설명한다.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정 고체의 경우 전자 구조를 쉽게 설명할 수 있지만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꿀 수 있고 원자 배열이 불규칙한 액체나 비정질 고체(유리)와 같은 물질에서는 그 전자 구조를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필립 앤더슨과 네빌 모트 등은 1960년대 각고의 노력 끝에 ‘액체 금속의 전자 구조’를 설명하는 이론 모델을 제시했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실험적으로 발견된 적이 없었다.

김근수 교수팀은 이를 실험적으로 관측하기 위해 액체 금속을 직접 측정하는 고전 방식과 달리 액체 금속과 결정 고체의 계면 전자 구조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연구팀은 ‘검은 인(흑린)’이라는 결정 고체의 표면에 액체 알칼리 금속(나트륨, 칼륨, 루비듐, 세슘)을 뿌려줬다. 흑린 결정 고체에 첨가된 전자는 불규칙하게 분포된 알칼리 금속 원자들과 충돌해 ‘액체 금속의 전자 구조’와 같은 특징을 갖게 된다.

연구팀이 이를 정밀하게 측정한 결과, 계면 전자 구조에서 앤더슨과 모트 등이 예측했던 뒤로 휘는 형태의 독특한 전자 구조와 ‘유사갭(pseudogap)’을 발견했다. 유사갭은 1968년 네빌 모트가 명명한 용어로 원자들이 불규칙하게 배열된 경우 전자 구조에서 나타나는 불완전한 에너지 간극을 말한다.

이번 실험 결과는 에너지 손실 없는 전력 수송의 기반이 되는 고온초전도 현상 역시 이처럼 결정성 고체에 이종 원자를 첨가할 때 나타나기에 큰 의미가 있다. 응집물질물리학의 풀리지 않은 난제인 고온초전도 현상은 그 전자 구조에 원인을 알 수 없던 ‘유사갭(pseudogap)’이 나타났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면 고온초전도의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연세대 김근수 교수는 “불규칙하게 배열된 이종 원자들과의 충돌 효과로 유사갭을 설명할 수 있다”며, “고온초전도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연세대학교 연세 시그니처 연구클러스터 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선도연구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세 시그니처 연구클러스터 사업은 연세대가 대표 연구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올해 신규 도입한 연구지원사업으로 세계 수준의 연구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해 집중 지원함으로써 눈에 띄는 성과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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