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은 기후에도 영향을 미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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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은 기후에도 영향을 미쳤을까
  • 이준이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
  • 승인 2021.07.25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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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S 코로나19 과학 리포트 2] Vol. 17_ 코로나19 팬데믹은 기후에도 영향을 미쳤을까

◆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지난해에 이어 사스코로바이러스-2(SARS-CoV-2)의 과학적 이해와 극복 방안 모색을 위한 ‘코로나19 과학 리포트 2’를 연재하고 있다. 이번 연재에서는 최근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이러스 변이와 백신‧치료제 개발 관련 연구동향과 쟁점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지난 6월 21일 발간된 [코로나19 과학 리포트2]_vol. 17을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승인 하에 전재한다.

 

이산화탄소 배출 줄었지만 여전한 지구온난화

 

인류의 위기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산업혁명 이후 인간 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인류가 겪는 글로벌 규모의 위기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류는 1973년 1차 석유파동을 시작으로 몇 차례 위기를 겪었는데, 그때마다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1~3%씩 감소했다. 그러나 대부분 2~3년 만에 다시 배출 증가 추세로 전환됐다. 1978년 2차 석유파동은 다소 예외적인데, 감소 추세가 이례적으로 약 5년 정도 지속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는 지난 수십 년간 인류가 경험한 위기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2020년 전 세계 연간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4기가이산화탄소톤(GtCO2)으로 2019년 배출량에 비해 약 7% 감소했다(Quere et al., 2021). 1970년 이래 가장 가파른 감소세다

▲ 그림1. 1970~2020년 전 세계 연간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 그래프(단위:GtCO2/yr). 수 차례의 글로벌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단기적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회복하는 추세를 보였다. [Quere et al., 2021]

그런데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가 무색하게도, 2020년 연평균 지구 지표 기온 상승값은 관측 시작 이래 두 번째로 높았다. 이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 기온 대비 1.25℃가량 높은 수치다. 또한 관측 이래 가장 가파른 기온 상승값을 보인 2016년(1.26℃)과도 큰 차이가 없다(그림2).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지표의 기온 상승은 이미 파리기후협약 온도 억제 기준인 1.5℃에 근접해가고 있다.

▲ 그림2. 1970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지구 지표 기온 상승값을 나타낸 그래프. 왼쪽 축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 기온 대비 상승을, 오른쪽 축은 1981~2010년 기간 평균 대비 상승을 나타낸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데이터(적색 막대)를 비롯한 여러 기관(색 점)의 관측 자료를 재분석했다. [출처: 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ECMWF]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에 따르면, 2019년 5월 월평균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414.7ppm이었으며, 2020년 5월은 417.31ppm, 2021년 5월은 419.13ppm으로 나타났다(그림3). 산업화 이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278ppm)에 비해 약 50% 증가한 수치다.

▲ 그림3. 1958~2021년의 기간 동안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에서 관측된 월 평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ppm). [출처: 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

코로나19 팬데믹은 사회적 거리두기, 국경 봉쇄 등을 통해 인간의 활동을 제한했다. 따라서 인위적 이산화탄소 배출도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그런데 왜 여전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증가하고, 지구온난화는 심화되는 것일까? 인간의 활동 감소가 기후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일까? 본 리포트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기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여 이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이는 현재 탄소중립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고조되는 때에 기후정책 수립에 대해서도 적절한 시사점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인간 활동 위축으로 이산화탄소 및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감소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1월 30일 코로나19 에피데믹을, 3월 11일 팬데믹을 선포했다. 사스코로바이러스-2가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 등지까지 퍼진 때였다. 중국은 2020년 1월 23일 우한시를 가장 먼저 봉쇄하고, 뒤이어 대부분 도시에도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2020년 1월 말부터 2월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이 2019년 동 기간에 비해 약 8% 감소했고, 전 세계 대륙에서 봉쇄가 이뤄진 4월경에는 약 17%가 감소했다(그림4). 6월 이후 봉쇄가 약화되면서 감소 경향이 완화됐다. 백신 보급과 함께 세계 경제가 회복하면 배출량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그림4. 2019년 대비 2020년 1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전 세계 일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변화(왼쪽)와 2020년 1월 1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여러 온실기체 및 대기오염물질의 전 세계 일별 배출량 변화(오른쪽). [Quere et al., 2021, Forster et al., 2020]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기오염물질의 배출도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산업 활동이 위축되고 육상 및 항공 교통량, 전력 생산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가장 많이 줄었다. 2020년 4월 기준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2019년 대비 약 35% 감소했다. 일산화탄소(CO), 이산화항(SO2), 블랙카본(BC) 등 대기오염물질도 2020년 4월 기준 약 25~27% 감소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2020년 2~3월 7대 도시 일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0.4929ppm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0.0643ppm 줄었다. 이산화질소 농도는 0.0039ppm, 오존 농도는 0.0016ppm 하락했다.

대기 중에 장기 체류하는 온실기체와 달리,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블랙카본 등 대기오염물질은 수일에서 수십 년 간 단기체류하면서 기후에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단기체류 기후변화 유발물질(SLCFs‧Short-Lived Climate Forcers)’이라 불린다. 단기체류 기후변화 물질은 지구의 기후시스템과 대기 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대기오염물질은 다른 가스 물질들과 결합력이 좋아 대기 중 체류시간이 짧다.

지구 온도 높이는 온실가스 Vs. 온도 낮추는 대기오염물질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배출 감소는 2020년 전 세계 대기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독일 연구진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2020년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019년 대비 10~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화학 스모그 주요 유발물질인 이산화질소(NO2) 농도 역시 약 13~48% 감소했다. 반면, 일산화질소 배출 감소에 의한 화학적 작용으로 지표면 오존(O3) 농도는 0%에서 4%로 다소 증가했다(Gkatzelis et al., 2021). 오존은 여러 오염물질이 복잡한 반응을 거쳐 생성되며 대기 중 이산화질소와 일산화질소 농도의 비가 생성 효율을 결정한다. 일산화질소가 이산화질소보다 더 많이 감소하면 오존 농도가 증가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Jacob, 1999). 오존 증가를 제외하고는 코로나19에 따른 전 세계적 봉쇄가 전반적인 대기 환경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봉쇄정책이 기후에도 영향을 미쳤을까?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물질이 기후를 변화시키려면 ‘복사강제력’을 발생시킬 수 있을 만한 배출량 변화가 있어야 한다. 복사강제력은 지구로 입사되는 복사에너지와 지구 밖으로 방출되는 복사에너지의 차이다. 지구로 입사되는 에너지가 방출량 보다 더 클 때 ‘양의 복사강제력’이 발생하며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반대로 복사강제력이 음이면 지표면 온도가 하강한다. 일반적으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면 지구복사에너지가 대기에 더 많이 흡수되고 밖으로 방출되는 양이 감소한다. 이에 따라 양의 복사강제력이 발생하며 지구의 온도가 올라간다. 반면, 황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이 대기 중에 증가하면 입사하는 태양복사에너지를 더 많이 반사시켜 방출 에너지가 더 커진다. 이는 음의 복사강제력을 발생시켜 온실기체에 의한 지구 온도 상승을 일부 상쇄한다.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에 따르면 2020년 봄 온실기체 배출량이 감소하며 음의 복사강제력이 발생한 반면, 이산화황 등 대기오염 물질 배출 감소는 양의 복사강제력을 발생시켰다(Gettelman et al., 2021). 다만, 후자의 영향력이 더 커서 종합적으로 약 0.29W/m2의 양의 복사 강제력이 발생했다. 이는 지구의 온도를 약 0.003℃ 높인 것으로 평가됐다.

요컨대 2020년 세계적 봉쇄에 의한 배출량 감소가 기후에 미친 영향은 매우 적다는 의미다. 다만, 지역적 날씨 변화에는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는 연구결과들은 있다. 필자가 속한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도 비슷한 내용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20년 봄철 중국 지역 대기오염물질 감소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하층 구름을 단기적으로 증가시키고 그에 따라 강수량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탄소중립에 대한 시사점은?

이렇듯 코로나19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일시적으로 억제됐지만, 그럼에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체류 시간은 5~200년에 이른다. 인위적 이산화탄소 배출과 흡수가 0에 이를 때까지, 즉 탄소중립을 이루기 전까지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1850년부터 2018년까지 인류는 총 약 2,363GtCO2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Friedlingstein et al., 2019). 이중 68%는 화석연료 사용에 의해, 32%는 개간, 건축, 벌목 등 토지이용에 의해 배출됐다. 이렇게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30%는 지면에, 25%는 해양에 흡수되었다. 남은 40%가량이 대기 중에 남아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였다. 지구 온도 상승은 일시적인 이산화탄소 배출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에 비례한다. 탄소중립을 이루기 전까지는 지구 온도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다.

2018년 10월 송도에서 승인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1.5℃ 지구 온난화 특별보고서’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보고서에 의하면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대비 1.5℃ 이하로 억제하려면 2020년부터 전 세계 탄소 배출 상승 추세를 감소세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2030년 인위적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은 2010년 대비 최소 45% 감축해야하며 2050년에 탄소중립을 이루어야 한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는 의도치 않게 2.6GtCO2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했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려면 매년 전년 대비 1~2GtCO2의 배출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1년이 넘는 인류적 재앙과 경제활동 위축을 겪었음에도 갈 길이 아직 먼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어느 정도의 사회‧경제적 노력이 필요한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 글 | 이준이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부산대 교수
* 편집 | IBS 커뮤니케이션팀
* 발행일 | 2021년 7월 7일
* 출처 |  https://www.ibs.re.kr/cop/bbs/BBSMSTR_000000001003/selectBoardArticle.do?ntt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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