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학순위평가를 통해 본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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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학순위평가를 통해 본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1.07.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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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 이슈페이퍼]

2003년 상하이 교통대학(Jiao Tong Universuty)이 중국대학들과 세계 대학들 사이의 학문적 성과 및 연구 성과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계대학학술순위(Academic Ranking of World Universities)를 처음 실시한 이후 세계대학순위평가의 종류 및 평가대상 등이 다양해지고 있다.

세계대학순위평가가 제한된 소수의 평가지표만을 사용하고, 평가에 활용하는 원자료의 신뢰성 검증이 미흡하며, 특정 국가 또는 특정 대학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비판이 있음에도 세계대학순위평가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BK21 사업의 성과로 세계대학평가순위 진입 대학 수를 언급하는 등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자료로 직·간접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부설 고등교육연구소는 최근 KCUE Higher Education Issue 2021년 제8호로 <세계대학순위평가를 통해 본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이란 제목의 이슈페이퍼(작성자: 서지영 선임연구원)를 발간했다.

이번 이슈페이퍼는 비교적 활용도가 높은 4개의 세계대학순위평가 결과에 근거하여 우리나라 대학의 경쟁력을 확인하고, 우리나라 과학자가 연구 과정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을 검토하여 우리나라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 제언을 도출하고자 했다. 

활용된 4개의 세계대학순위평가는 △QS World University Rankings(이하 QS) △THE World University Rankings(이하 THEs) △Academic Ranking of World Universities(이하 ARWU) △The Best Global Universities Rankings(이하 U.S.News)이다.

이슈페이퍼는 우리나라 대학과 세계대학순위평가의 상위대학들과는 HiCi(높은 피인용 연구자 수)에서 가장 큰 격차를 보이고 있고, 우리나라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의 5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정량적인 교원업적평가 방식으로 인한 장기적 연구보다는 단기간 다작할 수 있는 연구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연구협력 유형을 해외 대학과 비교해 볼 때, 국제 협력의 비중이 월등히 낮으며, 우수한 퇴직 연구자의 연구 활동 단절 등의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다.

이상의 내용을 토대로 우리나라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해 OECD 평균 수준의 안정적 재정 지원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 선행 필요, 장기적 연구 수행 지원을 위한 ‘정성적’ 평가시스템 도입·운영을 통한 교원인사 체계 정립, 공동연구 활성화를 인적 네트워크 구축 지원, 퇴직 연구자의 연구지원 체제 마련 등의 정책을 제언하고 있다.

■ 세계대학순위평가의 주요 현황

▶ 평가내용 비교

●  QS, THEs, ARWU, U.S.News 4개의 세계대학순위평가를 주관하는 기관은 ARWU만이 공공기관(대학)이고 QS, THEs, U.S.News는 민간기관(언론사)으로 매년 6월과 10월에 1,000위까지의 순위를 개별 순위와 그룹으로 구분하여 발표한다.

●  QS, THEs, ARWU, U.S.News 세계대학순위평가 각각의 평가내용은 <표 1>에서와 같이 투입보다는 산출의 비중이 높으며, 그 중에서도 평판도와 피인용 횟수, 국제학술지 논문, 공동연구 등 연구 관련 지표에 집중되어 있다.

▶ 국가별 세계대학순위평가의 100위권 내 대학 현황

●  국가별 세계대학순위평가의 100위권 내의 대학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 영국, 호주 등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의 비중이 높으며, 일본, 중국은 4개의 평가 모두에서 100위권 내 대학이 있으나, 우리나라는 QS, THEs의 2개 평가에서만 100위권 내 대학이 있다.

▶ 세계대학순위평가의 500위권 내 우리나라 대학 현황

●  QS, THEs, ARWU, U.S.News 세계대학순위평가 중 500위권 내 우리나라 대학이 가장 많이 진입한 평가는 연구 관련 지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QS이다. 산출에 있어 국제학술지 논문 수, 인용 수, 각 분야별 피인용 상위 1% 논문 수 등을 평가하는 THEs, U.S. News의 세계대학순위평가에서 500위권 내 우리나라 대학은 상대적으로 적으며, 노벨상과 필즈상 수상 현황 등을 평가하는 ARWU에서는 100위권 내에 진입한 대학이 없다.

■ 평가지표별 평가결과 비교

●  QS, THEs, U.S.News 세계대학순위평가는 표준점수를 기반으로 정규분포 상 백분위를 활용하여 각 지표별 점수 및 총점을 산출하고, ARWU는 평가지표에 가장 높은 점수를 얻는 대학에 100점을 부여하고, 다른 기관은 최고점수 대학의 점수 대비 백분율 점수를 부여한다.

▶ 평판도

●  평판도는 개인이 어떤 대학을 평가하고자 할 때 객관적으로 참조할 수 있는 틀이 없기에 개인적으로 아는 것에 기초하여 대학의 질을 판단하게 되거나, 응답자와 관련을 맺었던 대학들을 더 선호하게 되는 심각한 주관성의 한계가 있음에도 QS(50%), THEs(33%), U.S.News(30%)의 평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  QS 세계대학순위평가의 평판도를 상위 5개 대학과 비교하면 서울대학교와 KAIST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이나 우리나라 대학들 중에서는 높은 편이다.

▶ 국제화

●  QS 세계대학순위평가의 외국인 교원비율과 외국인 학생비율의 점수를 비교하면 상위 5개 대학은 외국인 교원비율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으나, 우리나라 대학들은 서울대학교, KAIST, POSTECH을 제외하고는 외국인 학생비율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다.

●  THEs 세계대학순위평가에서 외국인 학생 비율, 외국인 교수 비율, 외국 연구자와 공동연구로 쓴 논문 비율을 평가하는 국제화 영역의 점수는 상위권 대학과도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우리나라 대학들에서도 편차를 보인다.

▶ 연구

●  세계대학순위평가의 상위대학과 우리나라 대학의 연구 관련 평가결과를 비교하면, QS의 교수당 인용, THEs의 논문 인용, ARWU의 N&S, PUB도 차이가 있으나 HiCi(높은 피인용 연구자 수)의 점수가 우리나라 대학과 세계대학순위평가의 상위대학들이 가장 큰 격차를 보인다.

●  2017년 세계 상위 1% 이상의 피인용 논문을 중심으로 세계 상위 1% 연구자 수는 미국(1,644명, 46.493%), 영국(344명, 9.729%), 중국(249명, 7.042%), 독일(193명, 5.458%), 호주(127명, 3.592%), 네덜란드(104명, 2.941%), 캐나다(102명, 2.885%), 프랑스(89명, 2.517%), 스위스(87명, 2.460%), 일본(75명, 2.121%)의 순이고, 한국은 33명(0.933%)으로 15위를 차지하였으며, 이는 <표 2>에 제시된 국가별 세계대학평가순위 상위 100위권 내 대학 현황의 경향성과도 유사하다.

●  세계대학순위평가가 대학교육의 질적 개선에 실제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하였는가와는 별개로 우수한 연구 인력 확보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시켜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이슈

▶ 고등교육부문에 대한 정부 재정 현황

●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재정 지원은 중요한 요소로 국가 수준에서 투자 규모가 크다는 것은 대학교육에 많은 재정이 배분된다는 것으로 대학에 재정 지원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  우리나라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수준은 OECD국가 38개국 중 28위(’17년 기준)이고,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과 우리나라 학생 1인당 공공재원 투입액을 비교하면 비교국가의 5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재정지원 현황을 사업목적별로 살펴보면 2015년 이후 HRD(인력양성), 국·공립대경상운영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R&D(연구개발)은 큰 변화가 없으며, HRD 및 R&D(공통)는 감소했다.

▶ 미국과 국내 대학의 예산 규모 및 학생 1인당 교육비

●  QS 세계대학순위평가 500위권 내 미국과 국내 대학의 예산 규모 및 학생 1인당 교육비를 비교하면, 일부 대학은 비슷한 순위의 대학들보다 학생 1인당 교육비가 조금 높지만, 예산 규모를 나타내는 버블의 크기를 보면 매우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 장기적 연구 수행을 위한 연구 지원 및 성과 평가 체제

●  선도적 과학자들은 실적 중심의 평가체제로 인한 평범한 연구 결과의 재생산 초래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으며, 기초과학의 경우 오랜 기간에 걸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함에도 국내 연구비 지원 시스템에서는 같은 과제에 대해 연구비를 지원해주지 않는 구조가 장기적 연구 수행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노벨상 수상자 대부분이 20∼30대에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60대에 수상하는 것은 세계적 성과에 대한 검증에 오랜 시일이 걸리기 때문임을 감안한다면 지속적 연구 수행을 위한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비 지원 체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  논문 건수로 평가하는 정량적인 교원업적평가 방식은 대학 연구자들의 도전성·혁신성을 저해하고,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연구보다는 단기간에 다작할 수 있는 연구에 치중하게 한다. 미국, 독일 등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한 ‘정성적’ 평가시스템을 통해 장기적인 연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982년 ‘재규격화군(renormaIization group)’ 이론으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월슨 교수는 1963년 코넬 대학 물리학과에 조교수로 부임 후 6년 동안 아무 논문도 발표하지 않았음에도 1965년 부교수로 승진하면서 정년보장까지 받고, 1971년에는 정교수로 승진하였다.

▶ 국제협력을 통한 공동연구 수행 기반

●  과학자가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우수한 과학자 혼자만의 능력으로 성과를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첨단과학의 대형화와 융복합화에 따른 개인 연구의 한계, 연구실패 부담을 최소화하고 과학자들의 전문성을 보완하고자 집단연구가 증가하였고 2000년 이후로는 노벨 과학상 수상자의 90%가 공동수상을 하고 있다.

●  그러나 연구 전통이 축척되어 있지 않고,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국내 환경 속에서는 연구 주제를 함께 논의하거나 공동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있는 인적 네트워크 구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  해외 유수 대학 논문의 협력유형을 살펴보면 국제협력 비중(평균)이 매우 높아 국내협력의 두 배를 넘는다. 국내 과기특성화대학 논문실적에서 공통적으로 국제공동연구로 산출된 논문이 피인용지수(FWCI: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가 월등히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으나, 국내 과기특성화 대학과 주요 대학의 경우 해외 유수대학에 비해 월등히 낮은 국제협력 비중을 보이고 있다.

▶ 퇴직 연구자에 대한 연구 지원

●  국내 과학자들은 연구 현장에서 정년퇴직 후 소속대학 혹은 타 대학에서 석좌교수로서 연구자의 삶을 이어가고 있으나 석좌교수로 임용되어 연구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기간은 제한이 있고 석좌교수로서의 임용이 종료되는 시점부터는 연구 활동을 계속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 정책 제언

●  정부의 고등교육부문에 대한 투자를 OECD국가들과 비교했을 때의 열악함과 영세한 대학 예산 규모를 고려할 때 정부 혹은 다른 주체의 지원 없이 대학 재정 여건을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대학에 대한 정부의 안정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OECD 평균 수준의 안정적 재정 지원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  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인재 확보를 할 수 있도록 교수채용, 재임용, 승진 등을 위한 업적 평가 등의 교원인사의 규제사항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가 (기초)연구과제에 ‘정성적’ 평가시스템을 도입·운영하여 그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거나 각 대학의 (기초)연구과제 참여자의 정성평가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선행된다면 대학의 재임용, 승진 등의 교원인사에 반영 가능할 것이다.

‘정성적’ 평가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실제 ‘정성적’ 평가시스템을 도입·운영하기까지 제도적 인프라, 정성평가 전문가·관리자 양성, 활용, 양에서 질로의 평가방식 개선, 그간의 여러 관행을 개선하는 등 많은 고려사항이 있는 만큼 분명 쉬운 일이 아님은 분명하다. 이에 관련 실행과제를 구체화하고 우선적으로 적용을 고려해야 하는 분야를 선정하여 적용 후 점진적 확대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공동연구의 경험이 교수의 연구 성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향후에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연구를 통한 융합연구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학 교수들의 공동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며, 학내에서 학외로, 동일 학문 영역에서 타 학문 영역으로, 국내에서 국외로 점차 교류의 영역이 확대되어 갈 수 있도록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  꾸준한 연구 성과를 달성하던 퇴직 연구자가 더 이상 연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 할 수 있다. 이에 퇴직 연구자의 연구 지속을 위해 연구지원을 위한 연구시설, 연구비 지원 등을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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