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대학혁신포럼’ … 대학혁신, 오늘과 미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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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대학혁신포럼’ … 대학혁신, 오늘과 미래를 말하다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1.07.20 16: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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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4일부터 20일까지 7일간 온라인 개최
- 토마스 프레이(다빈치연구소 소장)의 기조강연 및 대학별 우수사례 발표, 실감형 전시관 운영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은혜)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과 대학혁신지원사업총괄협의회(회장 김석수)가 주관하는 ‘2021년 대학혁신포럼’이 7월 14일(수)부터 7월 20일(화)까지 개최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대학 혁신, 오늘과 미래를 말한다.’를 주제로, 대학혁신지원사업 참여 대학이 그간의 성과와 사례를 공유하고 협력과 소통을 통한 미래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7월 14일(수) 다빈치 연구소의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Tomas Frey) 소장의 ‘대학,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서울대 오세정 총장, 애리조나 주립대 미누 아이프(Minu Ipe) 등 국내외 저명인사들이 대학 혁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했다.

또한, 대학별 사례발표 및 학생사례 경진대회에서는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한 현장의 변화 노력과 과정, 학생이 체감하는 혁신 성과 등을 공유했다. 

한편, 사업참여 대학 143개교의 성과 전시관을 온라인 3차원(3D)으로 구축하여 대학 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각 대학의 성과를 관람하고 다른 관람객과 의견을 나누며 소통할 수 있었다. 

대학혁신지원사업(2019~2021)은 국가 혁신성장의 토대가 되는 미래 인재 양성 기반을 구축하고 대학의 자율적인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2019년 기존의 특수목적지원사업들을 통합하여 일반재정지원사업으로 출범했다(사업비: 2019년 5,688억 원 → 2020년 6,448억 원 → 2021년 6,951억 원).

각 대학은 스스로의 여건에 따른 중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정부는 안정적 재정지원으로 이를 뒷받침함으로써 대학이 교육, 연구, 산학협력, 지역연계 등 자율적 특성화를 도모하는 한편, 특히 코로나19 등에 대응한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 

특히 이번 포럼은 코로나19로 교수·학습 혁신의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3년의 사업 기간 동안 만들어낸 성과를 각 대학이 서로 공유하고, 미래 교육의 방향을 모색해나가는 상생의 장이 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학이 자발적 혁신을 통해 대내외적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교육의 방향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며, 대학혁신지원사업이 이러한 교육 혁신의 마중물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본 포럼을 통해 각 대학이 서로의 경험과 자원을 공유하여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 혁신 사례가 전파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토마스 프레이(다빈치연구소 소장)의 기조강연

■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 ‘대학, 그리고 미래’

- ‘문제해결 중심 교육’해야 변화하는 사회에서 생존 가능
- 미래 세대 대학 교육 대안은 마이크로 크레딧
- ‘AI’와 새로운 ‘도구’로 미래 교육에 나서야 
- 여전히 위기는 기회, 늘 미래를 생각해야

‘2021년 대학혁신포럼’ 첫날인 14일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은 ‘미래의 대학: 파괴적 혁신과 기회가 만나는 곳’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그는 수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생기는 현시대에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직업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30년이 되면 온라인에서 세계 최고 규모의 회사는 교육회사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그는 “배움과 학습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며 “2030년에는 인터넷 상에서 가장 큰 회사는 교육회사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가 있는 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직업은 남아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프레이 소장은 IBM 엔지니어 출신 미래학자로 1997년 미래학 싱크탱크 다빈치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 그는 예전부터 전통적인 형태의 대학교육은 해체될 것이라고 예견해 왔다. 

그는 직업의 변화와 다양화에 대비한 교육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기존의 대학 교육이 미래 변화에 부응하는 소양을 학생들에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교육 시스템 체제에서는 지금 당장 필요한 것만 가르치는 학습 방식 중심으로 학생들을 가르침으로써 4~5년 후 기업의 수요나 생활 변화에도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30년 사회에 진입하는 초년생들은 생애에 걸쳐 8~10번 직업을 바꿀 것으로 예측된다”며 대학들이 학위를 주는 학습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또 “과거에는 100년마다 두 배로 늘어났던 인류 전체의 정보량이 지금은 매 12시간마다 두 배가 되고 있다”면서 기하급수적인 지식 폭발의 흐름에 대학이 적응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물음을 던졌다.

미래의 직업은 특정 분야, 틈새 시장에 특화된 ‘마이크로 산업’으로 분화될 것이라고 프레이 소장은 전망했다. 그는 “2040년까지 10만여 개의 신규 마이크로 산업이 생겨날 것이다. 생산도구에 대한 접근성이 모두에게 확대되면서 모든 사람이 생산자, 창조자, 혁신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환경은 대학이 처한 교육 공급 경쟁을 과열시킨다.

프레이 소장은 “사이버 보안이나 헬스케어 등 분야에서 새로 만들어질 자격증 시스템이 또 다른 경쟁 주체”라고 지목했다. 그는 대학은 대학끼리 경쟁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자격증’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는 기업에 지원하는 지원자가 어떤 자격을 갖춘 것에 대한 증명이 대학 학위로만 인정되는 시대가 끝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대학이 미래 사회 대비하려면 교육 부분에서 어떤 혁신을 이뤄야할까. 그는 “발전된 기술과 새로운 교육 툴(tool)을 이용해 청년들이 자신의 진로를 정확히 설정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안하는 교육혁신의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의 도제식 교육’이다. 지식을 주입하고 학위를 수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단위의 과제가 주어지고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일대일 코칭을 받으며 상호작용을 통해 결과를 성취해나가는 교육 방식이다. 책을 쓰거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거나, 비디오 게임 혹은 새로운 제품을 설계하고 론칭하는 일련의 작업을 수행하며 실제 현장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살아있는 경험과 지식을 배양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관건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교육역량일 것이다.

가령 ‘AI 티처 로봇’이 만들어지면 학생들의 개별 성향과 특징을 파악함은 물론이고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습 툴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미래의 교육 시스템은 학생·청년들이 AI와 상호작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성취를 얻는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며 대학에 기술을 활용한 실질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두 번째는 이른바 ‘마이크로 크레딧’으로 개인화된 교육이다. 그는 모든 미래 사업이 ‘마이크로 산업’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삶의 작은 단위에서부터 산업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한 교육도 개인적인 특성을 고려해 진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프레이 소장이 말하는 마이크로 크레딧은 단순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위와 연관지어 학점을 주는 제도이다.

단일한 기관의 커리큘럼에 따라 학점을 정립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와 영화 감상에서 테드 강연 시청에 이르는 다채로운 배움의 경험을 포인트제로 인정해 학점을 쌓도록 하는 개념이다. 그는 “책 한 권을 읽으면 1학점, 영화를 보면 0.5학점을 주는 방식으로 포인트로 학점을 쌓는 형식”이라며 마이크로 크레딧의 예시를 들었다. 

프레이 소장은 ‘교육의 블록체인화’라고 설명한다. 기관과 제도에 구애받지 않는 무수한 체험이 학습으로 인정된다. 대학은 학위의 권위를 인증해주는 기관에서 오픈소스 형식의 플랫폼이 된다. 학위도 박사(Ph.D) 위에 여러 단계를 신설해 평생학습을 통해 성취할 수 있도록 하자고 그는 제안한다. 그는 “미래 일어날 변화들로 인해 직업도 이제껏 없던 변화를 마주할 것”이라며 2040년까지 10만 개의 신규 마이크로 산업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프레이 소장은 “우리가 대응하는 모든 정보는 과거의 정보다. 인간은 본성상 과거의 흔적에 집착한다. 사람들에게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있게 그려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자신의 소명을 규정했다. 그는 “자가격리와 거리두기로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앞으로) 역사상 가장 큰 직업의 변천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로 나아가면서 뒷걸음질을 칠 수는 없다. 미래가 현재를 만든다”며 미래를 가늠하고 현재의 의사소통과 행동 양식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레이 소장은 “대학이 기존에 지녔던 강의 자체에 집중해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보다는 대학이 할 수 있는 실험적 시도를 멈추지 말아야한다”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코로나19로 도래한 위기를 분석하는 동시에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류 역사상 다양한 자연재해가 나타났지만 코로나19와 같은 것은 없었다”며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고 취약한 사람들은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이는 또 다른 변화로 직업이 다양해지고 세분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뒤로 물러서서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됨으로써 보다 목적을 가지고 의미 있는 일을 사람들이 찾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다른 직업을 구하는 상태가 될 것이며, 급격한 변화로 인해 두려움이 좀 더 많은 세대에 주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음모론이 득세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프레이는 이처럼 많은 변화가 이뤄지는 시대를 살면서 잡아야 할 기회로 ▲재택근무 ▲디지털 트윈 기술 ▲데이터가 주도하는 보건‧건강 ▲가상화폐 ▲특수 가공육 ▲전기차 ▲자율주행차 ▲개인화된 수송시장 ▲위성인터넷 ▲인구구조 변화 등을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전례 없는 기회가 주어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며 “인류는 가장 많은 변화를 앞으로 20년 동안 겪을 것이다. 그에 따라 위험요소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금 여러분들의 의사결정에 다음 세대가 달려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미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스티브 잡스의 말을 인용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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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2021-07-23 12:33:35
1995년 5.31 '교육개혁'이라는 대대적인 국가실패의 주무 당국인 교육부는 현 대학 위기의 직접적인 책임 당사자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혁신'을 운운하는 저 적반하장과 후안무치함에 대해서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음. 더이상 개혁이나 혁신이 불가능하기에 해체만이 답인 저 세금 낭비 잉여 조직의 공문 짜깁기식 보도자료 쪼가리를 '대학 In & Out'에서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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