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이익을 공유하는 공생의 공간 그리고 ‘전략적 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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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이익을 공유하는 공생의 공간 그리고 ‘전략적 공생’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1.07.1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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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등과 협력의 동반자: 북한과 중국의 전략적 공생 | 신봉섭 지음 | 21세기북스 | 536쪽

 

올해는 북한과 중국이 ‘조·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을 체결한 지 꼭 60주년 되는 해이다. 북중관계에 대한 연구는 이미 수십 년에 걸쳐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그동안의 연구는 북중관계의 성격을 동맹이나 ‘전통적 우의’라는 틀 속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미시적인 분석에 치우쳐 협력과 갈등이라는 변화무쌍한 북중관계의 객관적 실체와 정치적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미중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반도 안보지도의 미래 향배를 가늠하기 위해서라도 북중관계에 대한 냉철한 직시와 객관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

북중관계의 전개와 정책 결정 과정을 ‘전략적 선택’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이 책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부터 현재까지 중국과 북한 사이에서 전개되어온 정책 결정과 대응이 국제체제적으로 어떤 배경에서 비롯되고, 양자관계는 상호 어떤 긴장과 갈등 과정을 반복해왔는지를 전략적 선택과 공생관계라는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통시적인 북중관계의 역사를 담고 있다. 

1950년 ‘항미원조’ 명분으로 연합전쟁을 치르며 혈맹관계를 맺은 북한과 중국은 지금도, 여전히, 혈맹관계인가. 북한은 2006년 10월 이래 여섯 차례 핵실험을 강행했다. ‘중국의 문 앞에서 사달을 일으키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던 중국은 왜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가. 혹은 발휘하지 않는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싱가포르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은 다섯 차례 몰아치기 정상회담을 가졌다.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서로의 특사에게 외교적 결례를 범하며 굴욕을 안기는 등 냉랭한 기류가 이어지던 양국이었다. 그렇다면 2018년 이후 북중관계는 정상화된 것인가. ‘전통적 우의관계’로 완전히 복원된 것인가. 양국이 내세우는 ‘전통적 우의관계’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중국은 북한문제와 북핵문제를 분리해 접근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일관한다. 이는 ‘북한’이라는 전략 자산과 ‘북핵’이라는 전략적 부담 사이의 안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중국에게 있어 북한과 관련한 문제의 본질은 미국의 영향권이 한반도 북부까지 확대되고, 북한이 지정학적으로 중국을 포위하는 전초기지가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 있다. 따라서 중국으로서는 북핵문제에 대해 강경한 반대 입장을 취해 북한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보다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적절히 조절하여 북한 붕괴를 방지하는 것이 국익에 더 부합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북중관계의 전개와 정책 결정 과정을 ‘전략적 선택’의 관점에서 접근함으로써 양자 간 전략이익 공유의 구조를 규명하고, 나아가 북·중 갈등과 협력의 모순적인 상관관계를 ‘이익균형’의 틀 속에서 설명한다. 즉 북·중 양국 관계에는 ‘공생의 공간’과 회귀 구심력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 책은 북중관계의 성격을 먼저 전체 역사적 맥락에서 찾아보고, 그 속성이 양국의 정책 변화에 반영되는 형태를 전략적 선택의 틀 속에서 재해석함으로써 북한과 중국의 상호관계를 지배하는 내재 규율과 그 본질적인 특성이 무엇인지를 규명한다. 서론에서는 이론적 근거와 개념적 정의, 연구설계의 분석틀을 소개하고, 1부와 2부는 각각 중국과 북한이 역사적 전개 속에서 상대국에 대해 실행에 옮겼던 주요 정책을 중심으로 상호 전략적 선택과 대응의 성격을 주요 시기별로 분류하여 고찰하고 있다. 

이 같은 동태적 접근을 통해 북중관계의 특징과 기본 영향요인을 선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인물, 국가, 국제체제라는 세 가지 분석 수준을 이용하는데, 국제체제 요인은 지정학, 냉전 질서와 세계화, 동북아의 특수한 외교환경 등을 포괄하고, 국내 정치적 요인은 국가이익과 정체성, 국가이념과 대외전략, 외교정책 결정 등의 요소를 포함하며, 정책결정권자 개인적 요인은 최고권력자의 행동을 중심으로 개인적 선호, 인식, 경험, 상대국 지도자와의 친분 등을 주목한다.

3부는 1부와 2부에서 검토한 중국과 북한의 상호 전략적 선택의 행동을 바탕으로 그 선택에 영향을 미친 핵심요인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정리하고 있다. 전략적 이익균형의 관점에서 북중관계를 결정하는 핵심요인 간 상관성을 분석하고, 실제 양국 간 상호 정책적 대응과 이익 배분 과정에 나타나는 동태적 함의를 해석하려는 것이다. 이어서 4부에서는 특정 국가 간 관계 설정이 기본적으로 게임의 법칙에 의해 작동된다는 관점에서 ‘전략적 선택’의 구조화 작업을 하고 있다. 그 선택과 대응의 상호 구조에는 전략이익을 공유하는 공생의 공간이 있으며, 공생의 공간을 지배하는 논리가 바로 ‘전략적 공생’이라는 결론을 추출한다. 역사적으로 중국의 대북한 역할은 군사개입, 동맹 파트너, 방관자, 조정자, 균형자, 전략적 후견국 등의 형태로 변화를 겪었고, 북한의 대중국 역할은 동맹, 자주, 이탈, 편승, 거부, 전략적 접근의 형태로 반전을 거듭해왔지만, 결국 양국 간 상호 정책 결정의 바탕에는 각 시대별 국가이익의 총합에 기초한 전략적 선택의 원칙이 일관되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북한과 중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표면적인 현상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 한 두 나라 사이의 ‘밀당’ 역시 언제까지고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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