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觀戰記 [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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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選觀戰記 [一]
  • 하태영 동아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형법
  • 승인 2021.07.15 10: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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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대선정국이 시작되었다. 20대 대통령 선거는 코로나 상황에서 치러진다. 한 분은 다음을 기약하며 조기 사퇴했고, 두 분은 도정에 전념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갔다. 나머지 여섯 분은 더 치열하게 논쟁을 펼치게 된다. 그중 두 분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국민 모두의 잘못이지만, 국민은 정책 실패로 본다. 

또 한 분은 역사논쟁·기본소득 논쟁으로 분투하고 있다. 전략을 가진 분이다. 가벼운 말로 화제를 부르고 있다. 또 한 분은 과거 도지사를 2년 만에 사퇴하고 이미 대선에 뛰어든 전력이 있는 분이다. 당시 훗날을 기약하고 도정에 전념했었다면, 지금 이렇게 고전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또 한 분은 홍일점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나머지 한 분은 젊음을 무기로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놓고 있다. 이것이 지난 7월 보름 동안 우리가 지켜본 여권 대선 출마자들이다. 어떤 인물이 시대에 맞는 인물인지 더 지켜보아야 한다. 

반면 야권은 더 복잡하다. 정당은 버스를 타라고 하고, 한 분은 지금 당장 전투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또 다른 한 분은 3파전에 관심이 많다. 여러 장점을 가진 분이다. 의료인에, 컴퓨터 바이러스 전문가에, CEO에, 정당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행보로 국민은 그가 이끄는 정당을 정확히 모른다. 

이런 가운데 곧 당 내부에서 경선을 시작한다고 한다. 도지사는 사퇴하고 뛰어들 채비 중이고, 맏형은 전투대상을 찾고 있으며, 경제전문가는 지지도가 아직 낮다. 그 외 부동산 연설로 지명도를 높인 분도 있다. 대선이 수도권에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닌데, 모두 등판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 외 다음을 노리고 이름을 알리려는 주자들이 있다. 지방선거에서 모두 등판할 사람들이다.

한편 고위공직을 버리고 나라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뛰어든 사람도 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주변에 말리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모두 예측불허의 한계를 안고 있기에 깨끗함을 무기로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 야당은 시대에 맞는 인물을 키우지 못한 듯 허둥대고 있다. 

이들 외에도 당내 경선이 끝나면, 국민경선을 위해 최종 등판 준비를 하는 구원투수가 몇 명 더 있다. 입지적인 인물이다. 상대를 알고, 자기를 아는 사람이다. 정치판은 이처럼 변화무쌍한 곳이다. 

이쯤 해서 두 다리를 잃은 군사전문가 손빈(孫臏)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제나라 군사(軍師) 손빈은 손무(孫武·孫子·손자병법) 군사사상을 계승하고, 심화시킨 군사전문가이다. 손빈은 제나라 사람으로 산둥성(山東省) 양곡(陽曲), 견성(甄城) 일대에 살았다. BC 356~319년에 활약했다. 

청년 시절 방연(龐涓, 위나라 장군)과 함께 귀곡자에게 병법을 배웠다. 손빈은 방연보다 항상 뛰어났다. 방연은 시기했다. 방연은 그 이후 위나라에 友 손빈을 초청했다. 손빈은 방연의 모함으로 ‘빈형(臏刑)’을 받아 두 다리를 잃었다. ‘경형 (黥刑)’(얼굴 문신)까지 받았다. 방연은 보물인 병법서를 얻기 위해 손빈을 살려준 것이다. 손빈은 사건 내막을 세월이 흘러 나중에 알았다. 

여기까지만 보자. 야당은 버스 탑승을 종용하고, ‘X파일’ 운운하며 ‘병풍방어론’을 말한다. 의도된 입당 압박용이다.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낼 수 없는 정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곳에는 방연 같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민심 탐방을 하며 1차전이 끝나길 기다리는 것이다. 이분은 정치 DNA를 가진 분이다. 

무릎 아래가 잘린 손빈을 구한 것은 제나라 장군 전기(田忌)이다. 손빈은 그의 빈객이 되었다. 빈객(賓客)이란 책사를 말한다. 그는 ‘삼사법(三駟法)’을 전한다. ‘삼사법’은 비대칭 전법이다. ‘칼잡이’는 ‘맏형’과 대결하지 않는다. 대선 가도에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읽었다. 

손빈은 일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을 보낸다. “급소를 때리고, 빈틈을 찔러라. 상대방 형세를 불리하게 만들면 절로 풀린다.” 매일 새기는 생존 화두다. 대선 출마자들도 같을 것이다. 

손빈의 전법은 많다. 그중 위위구조(圍魏救趙)’와 ‘감조유적(減灶誘敵)’은 모범사례로 꼽힌다. “위나라를 포위하여 조나라를 구한다.” 전쟁과 외교에서 지금도 많이 쓴다. 여기서 포위란 여론이다. 그래서 그들은 어려울 때마다 국민 여론을 운운하는 것이다.

“솥을 줄여 적을 속인다.” 감조유적은 화로 축소로 위장하여 잡는다는 전략이다. ‘호박씨’ 전법이다. 상대방 후보 출정식 날에 ‘비디오 동영상 인터뷰’를 올려 여론을 흐리게 만드는 전법이다. ‘바지론’을 말하며 검증을 회피하는 전략도 이런 것이다. 부패사건을 ‘공작정치’로 둔갑시키고, 언론이 받아쓰면서 대선판을 완전 다른 방향으로 몰고 간다. 여론을 돌려 지지율을 지키는 전략이다. 결혼 전 이야기와 결혼 후 이야기를 분리하는 것, 악재가 터졌을 때 ‘도시락 폭탄’을 던져 관심을 돌리는 전법들이다. 

<마능전투>에서 손빈은 방연을 유인하여 죽인다. 15년 만에 설욕한다. 방연은 죽는 순간에도 손빈을 시기했다. 이것은 인간의 질투와 시기다. ‘조국’과 ‘칼잡이’의 전쟁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한다. 대권은 ‘손빈과 방연’같은 책사들의 전쟁터이다. 젊은 대표가 노인을 모시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존과 몰락이 한 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바둑 한판과 같다. 이번 대선판에서 후보와 책사가 처절하게 몰락하는 장면을 우리는 자주 보게 될 것이다. 

손빈은 『손빈병법』을 남겼다. “전쟁의 승부는 민심의 지지 여부에 달려 있다. 민중의 지지를 얻으면 승리하고, 장수가 단결하면 승리한다.” 이번 대선판도 같다. 결국 52 대 48로 승부가 날 것이다. 

손빈의 말이다. “전쟁을 잘 이끄는 사람은 전쟁의 형세를 객관적으로 분석한 뒤 그 위에 자신의 결정과 모략을 수립한다.” 전선 분석이 안 되면 승리할 수 없고, 장수의 능력과 결단이 없으면 절대 승리할 수 없다. 대선정국에서 시사하는 점이 많다. 이제 밟고 지나가야 하는 행군이 시작된다. 

이번 여름에 『손자병법(孫子兵法)』과 『대학(大學)』을 함께 추천해 드린다. 왜냐하면 이론서와 함께 몰락사례를 공부하면 교훈이 되기 때문이다. 손빈이 하루 한번 씩 읽었다는 『손자병법』은 군사이론서이자, 철학서다. BC 512 손자가 오나라 장군에 임명되기 전 완성한 책이다. 현존하는 군사이론서 효시다. 문장이 간결하고 생동감이 있다. 내용은 넓고 깊다. 5,900자이지만, 군사과학 각 분야를 다루고 있다. 『손자병법』 제13편에 <용간(用間)>이 나온다. 역사상 최초의 간첩이론서이다. 『손자병법』은 단순한 군사이론서가 아니고, 철학 경지에 도달한다.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을 통찰한 복합학문이 결합되어 있다. 책략서이지, 잔꾀학이 아니다. 일독을 권한다. 이 책에서 손자의 인생철학·병법 철학을 만날 수 있다. 《바람처럼 빠르게. 숲처럼 고요하게. 불길처럼 맹렬하게. 산처럼 묵직하게》. 풍림화산(風林火山)이다. 대선승리의 핵심이다. 

『대학』의 첫 문장은 이렇다. 《대학지도 명명덕 재친민 재지어지선》. 大學之道 明明德 在親民 在止於至善. “자기를 알지 못하면, 나서지 말고, 나라를 구할 생각이 없으면, 뜻을 접어라.” 이런 의미다. 세종대왕이 수시로 읽었다는 책이다. 

21세기 정국 하에서 시대에 맞는 인물인지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에겐 망상으로 보이는데, 국민이 원하고 바란다고 말한다. 한둘이 아니다. 


하태영 동아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형법

독일 할레대학교(Halle Universität)에서 법학 박사학위(Dr. jur)를 받았다. 경남대 법대 교수를 거쳐 현재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있다. 법무부 형사소송법 개정 특별분과위원회 위원·남북법령연구 특별분과위원회 위원, 변호사시험, 행정고시, 입법고시 출제위원, 한국 비교형사법학회 회장, 영남형사판례연구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국회 제10기 입법지원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Belastende Rechtsprechungsänderungen und die positive Generalprävention》, 《독일통일 현장 12년》, 《형사철학과 형사정책》, 《형법각칙 개정 연구-환경범죄》, 《하마의 下品 1·2》, 《의료법》, 《생명윤리법》, 《사회상규》, 《형법조문강화》, 《형사법종합연습》, 《공수처법》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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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영교수님의 팬 2021-07-15 14:50:54
역시 시대 최고의 지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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