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되고 위태로우며 심오하면서 복잡한 1,500년 중일 관계의 변화를 추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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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되고 위태로우며 심오하면서 복잡한 1,500년 중일 관계의 변화를 추적하다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1.05.3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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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 일본: 1,500년 중일 관계의 역사를 직시하다 | 에즈라 보걸 지음 | 김규태 옮김 | 까치 | 592쪽

이 책은 6세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일본의 교류의 역사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된 세 번의 시기에 초점을 맞추어 그것이 중일 관계에 미친 영향을 사회학적인 시각에서 입체적으로 검토한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중일 관계의 역사를 짚어보고 미래의 협력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저자는 양국이 역사를 직시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세계의 질서 안정과 번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역설한다. 

저자는 제3자의 시각에서 1,500년에 달하는 중일 관계의 역사를 망라한다. 그 오랜 역사에서도 이 책은 특히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통해서 깊이 배운 세 번의 시기에 주의를 기울인다. 일본이 중국에게서 그 문명의 기초들을 배운 600년부터 838년까지와 중국이 일본에게서 배운 1895년부터 1937년까지, 1972년부터 1992년까지가 그 시기들이다. 현대 동아시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의 관계를 면밀히 살펴보는 작업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저자는 중일 관계에서 핵심이 되는 사건들을 재구성하고 그 사건들이 남긴 유산이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세심하게 살핀다. 뿐만 아니라 전쟁이 남긴 깊은 상처를 딛고 양국이 더 나은 협력을 이룰 방안을 제시한다.

제1장과 제2장은 600년부터 1862년까지 1,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양국 간의 관계를 추적한다. 이 초반의 장들에서는 전체적인 개요를 제공하는 한편, 현재의 중일 관계를 이해하는 데에 특히 중요한 사건들에 초점을 맞춘다. 이 기간에는 선진문물이 중국으로부터 일본으로 전해졌으며, 불교와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문물이 승려들을 통해서 때로는 한국을 거쳐서 일본으로 전해졌다.

제3장부터 제7장은 달라진 중일 관계를 보여준다. 먼저 제3장은 중국과 일본이 서구에 문호를 개방하고 세계의 일원으로서 등장하는 시기를 다룬다. 서구의 개방 요구에 소극적으로 대처한 중국과, 메이지 유신을 단행함과 더불어 이와쿠라 사절단을 유럽과 미국으로 보내서 서구의 선진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일본의 움직임이 대조를 이루며 전개된다. 제4장은 청일전쟁을 다룬다. 중국과 일본은 과거 당나라 시대부터, 원나라의 일본 정벌, 일본의 임진왜란 등으로 이미 조선에서 여러 번 충돌했다. 전반적인 개혁을 추진하던 일본은 조선으로 눈을 돌렸고, 조선에서 청과 일본이 다시 한번 군사적으로 충돌하면서 청일전쟁이 발발했다. 이 전쟁에서 중국은 일본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중일 관계의 힘이 일본 쪽으로 기우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제5장에서는 일본을 근대화의 모델로 삼고, 일본으로 유학생을 보내서 선진문물을 배우고자 한 중국의 태도 변화를 중심으로 중일 관계를 살펴본다. 

원서 & 저자 에즈라 보걸
원서 & 저자 에즈라 보걸

제6장은 일본이 타이완을 식민지화하는 과정을 면밀히 짚어본다. 중국은 타이완에 대한 일본의 야망을 알아차리고 타이완을 성으로 승격한 후 관리를 파견하여 다스리고자 했으나, 청일전쟁에서 패배하면서 결국 타이완을 일본에 넘겨주게 되었다. 일본은 타이완에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 관리들을 보내서 타이완의 근대화를 도모했다. 제7장은 양국의 정치적 상황을 살펴봄으로써 중일전쟁이 발발하게 되는 과정을 재구성한다. 먼저 중국은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 왕조가 종말을 고하면서 정치적 혼란에 빠지게 된다. 쑨원이 초대 총통이 되었지만, 그가 사망한 이후 후보자들 가운데 장제스가 권력을 쥐게 된다. 일본 역시 메이지 천황의 사망과 더불어, 군부가 중앙 정치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정부 관리들이 암살되는 혼란이 이어진다. 중국에서는 점차 민족주의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중국 내부로 세력을 확장하려는 일본과의 갈등이 고조된다.

제8장은 주요 사건들을 통해서 1937년 전쟁의 발발에서부터 1945년 종전까지 중일전쟁의 양상을 면밀히 살펴본다. 중국은 장바이리의 전략에 따라서 점차 내륙으로 근거지를 옮기면서 항전한다. 일본과의 전쟁에 직면한 중국은 국민당과 공산당이 연합하여 일본에 대항한다. 1937년 난징 대학살이 일어나는 등 전쟁에서 중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결국 일본의 항복으로 전쟁이 끝을 맺는다. 제9장에서는 1945-1972년의 중국과 일본의 상황을 간략하게 정리한다. 종전과 더불어 중국은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으로 다시금 전쟁을 치러야 했으며, 내전에서 공산당이 승리하여 중국을 재통일했다. 일본 역시 연합군의 점령 통치를 받으며 체제의 재편을 겪었다. 이후 중일 관계는 냉전이 이어지다가 양국의 랴오청즈와 다카사키 다쓰노스케의 노력으로 교역을 통해서 조금씩 연결 통로를 확장하기에 이른다.

제10장은 저우언라이와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가 만나 1972년 관계를 정상화한 이후에 양국이 1978년 평화우호조약을 체결하면서 더욱 가깝게 협력하게 된 시기를 다룬다. 일본의 기업들은 중국에 진출하여 경제적인 면에서 중국을 도왔고 1980년대에 이르러 양국은 다양한 방면에서 교류를 이어나간다. 제11장에서는 중일 관계가 악화된 1992-2018년을 시기별로 면밀하게 살펴본다.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 중국이 세계에서 주도적인 세력으로 성장하는 데에 대한 일본의 불안, 영토 문제(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로 인해서 양국의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제12장에서 저자는 중일 관계의 미래를 위한 양국의 협력 의제를 제안한다. 또한 양국이 역사 문제를 제대로 인식할 것과 서로 다양한 방면에서 더 폭넓은 교류를 이어갈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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