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물류가 전공분야다. 어쩌면 인간의 삶이 시작하기 전부터 물류의 역사는 이미 시작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경제, 학문,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대부분의 분야가 그랬다. 그런 노력 덕분에 우리는 경제 분야에서 세계 10위권에 올랐고,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에 이르렀다.
그런데 통일을 소망하는 한반도 역사에서의 물류는 무엇일까? 통일이라는 과제에서 한반도 물류 정책의 핵심은 북한 주민의 삶을 어떻게 조화롭게 남한 수준 정도까지 끌어올리느냐는 것이다. 현 코로나19와 관련하지 않더라도 육상운행을 통한 운송비 절약과 동시에 약품 물류를 통한 인도적인 지원은 통일부 관계자들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우리가 매일 신선한 음식을 제공받는 것만큼 북한 주민도 물류의 혜택을 받아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 무상으로 북한에 원조해주는 ‘시혜’ 차원의 통일론과는 본질적으로 상이하게 정교한 물류 관리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민간차원과 대학차원에서 교류가 가능한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먹거리 산업, 교육, 체육, 미술전시, 공연, 스포츠, 치의약품 및 의류, 농림 및 산림전문가, 한의학,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가 필요하기에 정부가 나서서 창구 역할을 할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 민간 차원에서는 교류를 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개인의 니즈와 절차 방법 등을 원스톱 서비스로 알려주고 지원해주는 정부 차원에서의 조직 구성이 준비되어야 한다고 사료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물류 산업 기반시설의 재투자와 물류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물류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최적화된 물류거점을 적확하게 찾아서 큰 차이가 날 수 있는 물류비용과 시간 등에 관한 산업공학과 문화사회 요소를 고려한 물류거점에 관한 현실적인 연구가 중요하다.
그런데 통일 이후 최단기간 안에 북한지역에 그런 정교한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별로 없는 듯하다. 한반도 물류 전략은 통일 친화적 사회를 위한 문화·교육의 물류 기반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의식주 산업에 관한 수송산업기반과 그 밖의 위험분석 물류시스템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야 한다.
또한 남북 대학 청년의 교류, 벤처창업 아이디어 공동 발굴 및 지식공유의 장 마련 등의 정책은 남북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새롭고 창의적인 정책으로, 이는 곧 통일평화 공감대 확산에 기여할 뿐 아니라 정부의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기금지원사업”과 연계할 수 있다. 즉 민간 및 지자체의 대북 교류·협력 사업 강화와 지원은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에 적합할 것이다. 이는 “통일 공감대 확산과 통일국민협약 추진” 국정과제로, 특히 2030세대 및 미래세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정책은 먼저 대학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미래세대를 중심에 둔 접근방식 강화로 한반도 상황을 종합적으로 인식하고 남북 공존의 필요성을 이해하도록 교육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대학차원에서 지성인과의 교류는 이루어져야 하며, 차세대 통일전문가를 육성하는 남북한 공동연구센터의 설립이 필요하다.
한반도 통일론이 정치외교학이나 북한학자, 국제정치학자 등의 전유물일 수는 없다. 공학이나 의학과 보건, 농업과 수산, 식품, 자원, 환경 분야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구체적인 통일 논의도 이루어져야 하며 많은 투자와 시간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통일이 물류이고, 물류가 통일의 시금석이다.
조문수 숭실대·산업공학
숭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Western Illinois University에서 경영학석사, University of Iowa에서 산업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숭실대학교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숭실대학교 교수협의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평양숭실재건추진위원회 사무총장, 남북대학교류위원회 상임대표, 한반도물류연합포럼 사무총장, 한반도문화교류추진위원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