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민주주의를 포기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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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민주주의를 포기할 수는 없다”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1.04.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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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주의는 끝나는가?: 벼랑 끝에 서 있는 일본 | 야마구치 지로 지음 | 김용범 옮김 | 어문학사 | 296쪽

오늘날 세계의 민주주의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허위와 날조에 의한 정보가 사람들의 정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세계화에 따른 경제의 격차와 정보기술의 혁명적 진보에 따른 사회경제환경의 변화가 민주주의 정치체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책은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2010년대의 일본정치의 변화를 분석하면서 정치의 상식을 붕괴시키고 있는 요인이 무엇인지 고찰하고자 한다. 일본정치는 버블 경제 파탄에 따른 경제의 장기 침체와 전쟁 기억의 상실로 헤이트스피치를 허용하며 증오와 공포를 조장한다. 증오와 공포를 이용한 강권정치에 대해 우려하는 저자는 민주주의를 끝내지 않기 위해 사고와 행동의 가이드를 제시한다.

국민이 광범위한 정치 참여자로서 주권을 행사하여 공공 문제를 해결하는 의미로 민주주의를 바라보면 1990년대에서 2000년대는 동아시아에서 ‘민주화’가 진행된 시대이다. 동아시아 국가인 한국에서 민주주의는 시민운동으로 정치의 쇄신이 가능했지만, 일본은 민주당 정권이 붕괴한 이후로 민주화가 역행하고 있다. 일본에서 민주화의 역행은 경제 세계화에 대한 반동과 소셜 미디어로 인한 언론의 황폐화의 영향도 있지만 버블 경제 파탄 이후 경제의 장기 침체와 전쟁 기억의 상실이라는 일본 특유의 요인도 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후 GHQ(미군정)에 의한 평화헌법을 인정하는 자세를 취해 왔지만 버블 경제 붕괴 후 장기불황이 이어지며 미국의 비호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고, 아시아 지역의 경제 리더도 중국의 급부상으로 무너지게 되면서 배외적 내셔널리즘이 우익세력들의 선동으로 날뛰게 되었다. 배외적 내셔널리즘은 헤이트스피치를 허용하며 주변국과의 평화를 깨뜨리고 국내의 ‘비애국적으로 보이는 사람’을 위협하면서 증오을 야기시킨다. 증오와 공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 아베 신조이다.

일본에서 아베정권의 강권정치는 부정부패 의혹의 진상규명을 거부한 채 재발방지를 약속하면서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방식이다. 지금은 아베 신조가 수상 자리에서 물러나, 스가 요시히데가 다음 수상으로 취임했으나 아베 시대에 확립된 수상에 의한 강권적 지배는 계속될 것이라고 야마구치 지로는 예측한다. 야마구치 지로는 일본인은 위기를 최소평가하여 ‘아직 괜찮다’는 정상성 바이어스로, 허위나 부정에 대한 비판 능력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말한다. 야마구치 지로는 아베정권의 높은 지지율은 일본국민의 현상유지 지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한다.

저자는 정치개혁을 위한 운동에 참여하였으며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 동일본대지진 및 후쿠시마 원전 대처 문제 등에 관심을 갖으며 자민당 장기 집권을 무너뜨리고 민의를 통해 이루어 내는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한다. 현재 평화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입헌 데모크라시 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실천적 지식인이다. 그는 민주주의라는 정치체제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정책을 결정해 나가지 않는다면 인류사회는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제1장 ‘벼랑 끝에 서 있는 민주주의’에서는 민주주의를 진단하고, 제2장 ‘집중하여 폭주하는 권력’에서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살피며, 제3장에서는 야당 재건을 모색한다. 제4장에서는 시장주의에서의 공공성을 검토하고 제5장에서는 교육과 미디어를, 제6장에서는 전후합의를 살펴본다. 종장에서는 민주주의를 끝내지 않기 위해 저자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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