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신속·정확하게 진단하는 새로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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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신속·정확하게 진단하는 새로운 방법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1.04.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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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S(기초과학연구원)_ [코로나19 과학 리포트 2] Vol. 11_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신속·정확하게 진단하는 새로운 방

◆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지난해에 이어 사스코로바이러스-2(SARS-CoV-2)의 과학적 이해와 극복 방안 모색을 위한 ‘코로나19 과학 리포트 2’를 연재하고 있다. 이번 연재에서는 최근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이러스 변이와 백신‧치료제 개발 관련 연구동향과 쟁점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지난 4월 16일 발간된 [코로나19 과학 리포트2]_vol. 11을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승인 하에 전재한다. (https://www.ibs.re.kr/kor.do)

 

바이러스 감염 여부 진단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속성과 정확성이다. 다수가 출입하는 공항, 회사 등에서는 신속한 진단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문제가 발견되면 빠르게 출입을 통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신속하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해도, 100명중의 한명이라도 오진된다면 질병 확산 통제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검사 방법이 매우 정확해야 한다. 다만 현재까지 현장에서 사용이 승인된 진단 기술 중에서는 이 두 가지가 모두 확보된 방법은 없기에, 장소와 상황에 따라 둘 중 어느 것을 더 중시할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신속한 검사를 위해서는 항체(병원체)와 항원의 반응을 이용한 혈청학적 검사를 주로 사용한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표면 단백질을 검출하는 방법으로 짧은 시간 안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중합효소연쇄반응분석법(PCR), 크리스퍼-캐스 분석법, 등온증폭분석법 등으로 대표되는 분자진단을 실시한다. DNA나 RNA와 같은 바이러스 내부의 유전물질을 증폭하여 검출하는 방식으로 진단까지 수시간이 소요된다.

신속검사는 증폭 과정을 거치지 않아 단시간에 감염 여부 판정이 가능하다. 다만 감염 초기이거나 항체의 양이 많지 않으면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방역 현장에서는 바이러스 확산 추세, 상황별 조건에 따라 다양한 진단법을 사용한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다양한 진단법의 종류와 현재 연구개발 중인 코로나19 분자진단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 코로나19 진단을 위해서는 상황과 장소에 따라 신속하게 결과를 알 수 있는 항원-항체 분석법이나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는 유전물질 검출방법이 활용된다.

소변검사처럼 간편하게 코로나19 감염 여부 진단

학창시절에 했던 소변검사의 기억을 떠올려 보자. 검사지에 소변을 묻히면 색 변화를 통해 즉시 몸의 이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처럼 간단하고 신속하게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진단기술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항원-항체 면역 크로마토크래피 분석법(이하 항원-항체 분석법)이다. 몇 가지 항원-항체 분석법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항원 진단검사(Antigen Detection Assay)는 비강, 후두부, 가래 등에서 채취한 타액 내부의 바이러스 입자를 직접 검출하는 방법이다. 검사지에는 단백질-나노입자 복합체가 부착되어 있는데, 이 복합체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입자가 결합하면 검사지의 색 발현을 통해 육안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감염이 되었다면 타액에는 반드시 바이러스가 존재하기 때문에 위양성 가능성이 적다. 또 검사 시간이 매우 빨라 수 분 내로 검사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감염 초기이거나 사람에 따라 타액 내 바이러스 함량이 적을 수도 있어, 결과는 음성이더라도 실제로는 감염의 가능성이 있다. 미국, 유럽을 비롯한 상당한 국가에서 다양한 회사의 항원진단검사를 긴급 승인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임상보고에 따르면 그 정확도는 70% 정도에 불과하다.
(Public Health England. Evaluation of the Abbott SARS-CoV-2 IgG for the detection of anti-SARSCoV-2 antibodies)

항원-항체 분석법의 또 다른 예로는 혈청학적 검사(Serologic Tests)가 있다. 항원 진단검사가 바이러스 자체를 검출했다면, 혈청학적 검사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생긴 혈액 내 항체를 검출한다. 혈청학적 검사지에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표면 단백질이 부착되어 있다. 감염으로 인해 항체가 생성됐다면, 바이러스 표면 단백질과 결합하며 마찬가지로 검사지 색이 변해 육안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감염 환자여도 혈액 내 항체가 생성되지 않았을 경우 음성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선제적 대응 도구로서는 적합하지 않아 널리 사용되지는 않는다. 중앙집중화된 검사시설(대형 병원 등)이 없어 PCR 분자진단과 같은 정확한 검사가 어려운 현장 등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퍼지는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신속히 확인하기 위해 많은 국가에서 사용을 긴급승인하고 있다.
(Public Health England. Evaluation of Roche Elecsys AntiSARS-CoV-2 serology assay for the detection of anti-SARS-CoV-2 antibodies. 23 May 2020.)

가장 정확한 코로나19 진단 기술

가장 표준화된 코로나19 진단법으로는 중합효소연쇄반응이라고 불리는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검사가 있다. 위에 언급한 항원-항체 분석법이 바이러스의 단백질과 체내 항체단백질을 검출했다면, PCR은 바이러스 내부의 유전물질을 검출 타깃으로 삼는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유전물질은 불안정한 RNA로 구성돼 있어, 이를 안정된 상보적 DNA(cDNA)로 바꾸는 역전사(RT‧Reverse Transcription)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언론에서 많이 언급되는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이 바로 이것이다.

역전사 효소가 RNA로부터 cDNA를 만든 뒤에는 DNA 중합효소를 이용해 9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바이러스의 cDNA를 증폭한다. 이때 특정 DNA가 증폭될 때에만 발현하는 형광 단백질에 의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유전자 증폭은 보통 수 시간 내에 완료되나, 실제 검사결과를 받아보는데는 1-2일이 소요된다. PCR 검사를 위해 검체 채취부터 결과를 얻는 전 과정에 전문인력과 의료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PCR은 다른 추가검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정확도가 매우 높다는 큰 장점이 있다. 물론 이전의 코로나19 감염 여부 혹은 항체 생성 여부까지 파악하기는 어렵다.

또 다른 분자진단 기술인 등온증폭법(Isothermal amplification assay)도 있다. 글자 그대로 일정한 온도에서 특수 설계된 DNA 프로브를 활용하여 DNA를 증폭시켜 신호를 얻어내는 진단법이다. 등온증폭에 사용되는 DNA 중합효소가 접혀있던 DNA 프로브를 펴면서 형광신호가 증폭되는 원리이다. 형광신호 증폭은 샘플 내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의 존재를 의미한다. PCR에 비해 신속한 검사가 가능하지만, 아직까지는 정확도가 낮아 RT-PCR보다 자주 사용되지는 않는다.

등온증폭법에는 루프기반 등온증폭법(LAMP‧Loop-Mediated Isothermal Amplification), 효소기반 등온증폭법(NEAR‧Nicking Endonuclease Amplification Reaction) 그리고 RPA(Recombinase Polymerase Amplification) 등온증폭법 등이 있다. LAMP는 DNA 프로브가 아령모양의 DNA 2차 구조를 기하급수적으로 형성하여 형광 신호를 증폭시키는 방식이다. 신속하고 혈액과 같은 복잡한 샘플에서도 증폭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RT-PCR에 비해 민감도가 낮고 샘플 준비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NEAR은 효소를 이용해 이중나선 DNA를 단일가닥으로 분리하여 또 다른 이중나선을 형성할 수 있는 템플릿을 만들어주는 원리다. 이중나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형광신호가 증폭된다. 역시 신속하지만, 민감도가 낮고 위양성이 나타난다는 단점이 있다. RPA 등온증폭법은 DNA 단일가닥에만 붙을 수 있는 단백질(SBP‧Single-strand binding protein)을 넣어 형광신호를 증폭하는 원리다. 역시 위양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단점이 있다.

▲ 등온증폭법의 세 가지 사례. 등옹증폭법은 특수하게 설계된 DNA 프로브를 사용하여 일정한 온도에서 형광신호를 증폭시키는 방법이다. 형광신호를 토대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유전자가위로 코로나19 진단

한편, 생명공학 혁명의 총아인 유전자가위 기술로 코로나19를 진단하는 방법도 있다. 2020년 노벨화학상 수상을 계기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개념이 최근 많이 대중화되었다. 이 기술은 가위처럼 특정 유전자를 잘라내는 크리스퍼라는 단백질을 이용한다. 크리스퍼 기반 코로나19 진단법(이하 크리스퍼 진단법)의 원리도 동일하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유전자 배열을 특이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크리스퍼 단백질이 사용된다.

크리스퍼 진단법은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증폭한 뒤, 고도의 민감도로 검출하는 방법이다. 통상 1시간 이내의 검출시간이 소요된다. MIT연구진이 크리스퍼 진단법을 이용해 코로나19를 진단하는 실험(혹은 테스트)을 진행했는데, 특이도는 100%, 민감도는 96%로 높게 나타났다. 바이러스 유전물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크리스퍼의 특성 때문이다. 특히, 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셜록(SHERLOCK‧Specific High Sensitivity Enzymatic Reporter UnLOCKing)이라는 기술이 각광받는다. 셜록은 크리스퍼 단백질과 형광 표지물질을 함께 넣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데,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유전물질이 존재할 때만 크리스퍼가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따라서 높은 정확도로 감염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 크리스퍼 기반 코로나19 진단법의 작동 메커니즘.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유전물질을 타깃하는 크리스퍼 단백질이 해당 부위를 정확하게 잘라내면 형광이 발현되는 원리다. 형광색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크리스퍼 진단법은 높은 정확성과 신속성을 모두 구현하기 때문에 상당한 잠재력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크리스퍼 단백질을 다루기 위한 전문적인 기술이 부족하여, 실제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임신 진단 테스트기처럼 색깔 변화를 확인해서 감염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나노물질로 17분 만에 코로나19 진단

이렇듯 바이러스 진단법에는 저마다의 장·단점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기존 진단기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들도 도입되어 오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나노물질을 이용한 진단기술이다. 나노물질은 빛, 온도, 힘 등 물리적인 성질을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나노 단위에서 물질 특성의 인위적 조작이 가능하여,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

필자가 속한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역시 지난해 12월 나노물질 기반 코로나19 진단법을 개발했다. 우리 연구진은 기존 PCR에 플라스모닉물질과 자성물질을 결합한 ‘마그네토 플라스모닉 나노입자(MPN‧Magneto Plasmonic Nanoparticle)’를 접목했다. 플라스모닉물질은 금속 나노입자 표면에 특정 파장의 빛을 쬐면 열에너지가 방출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요컨대 MPN은 빛과 자기장에 동시에 감응하는 물질이다.

우리 연구진은 MPN을 PCR에 접목하여 현장에서 신속하게 유전자를 증폭하고,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 장비인 ‘나노PCR(nanoPCR)’을 개발했다. 빛을 열에너지로 바꾸는 플라스모닉물질 덕분에 빠르게 유전자를 증폭할 수 있고, 자기력을 이용해 샘플을 분리할 수 있다. 유전물질 증폭과 검출을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소량의 유전물질로도 정확한 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 한 번에 여러 시료를 탑재할 수 있는 시스템도 탑재했다.

우리 연구진은 개발한 nanoPCR로 실제 코로나19를 진단하는 환자검체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 2시간 걸리던 유전자 증폭시간을 10분 내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약 150명을 상대로 한 시험에서는 RT-PCR 수준의 정확도(99%)를 갖추면서도 신속한 검사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 IBS 나노의학 연구단은 플라스모닉물질과 자성물질을 결합한 ‘마그네토 플라스모닉 나노입자’를 합성하고, 이를 PCR에 접목한 나노PCR 기술을 개발했다. 플라스모닉 효과로 인해 유전물질을 빠르게 증폭하는 동시에 자기력을 이용해 샘플을 분리할 수 있다.

한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존재하면 미세하게 변화하는 전류를 감지하여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나노기술도 있다. 이는 그래핀 FET 기반 전자적 바이러스 검출법이라고 불린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항체를 그래핀과 같은 2차원 물질 위에 고정시킨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항체와 바이러스가 결합하면 2차원 나노물질에 전류 변화가 생기고, 이 변화를 기록해 바이러스를 검출한다.

이렇듯 나노물질 기반 진단법은 물질 특성을 나노 단위에서 정밀 조정하여 정확성과 신속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계는 있다. 우선 나노물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대규모 진단을 위한 나노물질 생산·관리 시스템도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력과 시스템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이 한계를 극복하면 나노물질 기반 진단법은 가까운 미래에 바이러스 진단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

1년이 넘도록 전 세계를 괴롭히고 있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과학자들은 깨닫는 바가 많다. 일부 연구자들만 알고 있던 새로운 진단 기술이 사회적으로 유익하게 쓰이게 되었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장에 접목할 기회도 얻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 기술의 성능을 뛰어넘는 새로운 기술이 방역현장에 적용됐다. 연구 결과물이 실제 응용과정과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랩-투-필드(Lab-to-Field)’의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팬데믹으로 인한 인류의 손실은 역사적으로 심각하게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팬데믹은 최적의 의료 대응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덕분에 우리는 미래의 유사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면역체계를 갖추게 됐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가 그래도 이전보다는 더욱 희망적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천진우 IBS 나노의학 연구단장

(좌로부터) 이재현 IBS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위원, 천진우 연구단장, 정지용 연구원

글 | 이재현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위원
     정지용 IBS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원

편집 | IBS 커뮤니케이션팀

발행일 | 2021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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