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8.2% ‘만성적 울분’ 상태…“기본적으로 세상은 공정” 21.2%만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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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58.2% ‘만성적 울분’ 상태…“기본적으로 세상은 공정” 21.2%만 동의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1.04.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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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 서울대 유명순 교수팀, 〈한국사회 울분조사〉 올해 설문 결과 발표
- '만성적 울분' 상태, 2018년 54.6%→2020년 47.3%→2021년 58.2%
- “정치·정당의 부도덕·부패"에 따른 울분, 5→1순위로 급상승
- 20대 ‘취업실패’, 30대 ‘학교·직장 모욕감’, 50대 ‘경제위기’...부정적 경험 달라
- 방역 방해 개인·집단의 미흡한 처벌, 코로나19 사안으로 인한 울분 1순위
- 월소득 200만 원 이하, 주택 非소유자의 울분, 비교 집단보다 높아

국민 10명 중 6명이 만성적 울분(鬱憤) 상태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회·정치적 사안이 일으킨 울분 16가지 가운데 가장 울분을 많이 느꼈다고 응답한 영역은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였다.

서울대 유명순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한국 사회 울분 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21년 2월 24~26일간 연구진이 전문조사기관인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하여 이뤄졌으며,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 방식으로 표본 추출한 전국 19세 이상 성인 1,478명을 대상으로 웹 설문한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심하게 스트레스 받는 일'을 묻는 19개 문항에 ‘전혀 없었다'(0점)부터 ‘아주 많았다'(4점)로 답하는 방식으로 평균 ‘울분 점수’를 산출했다. 올해 한국 사회의 울분 점수는 평균 1.75점으로, 2018년(1.73점), 작년(1.58점) 조사 때보다 울분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58.2%가 중간(moderate) 또는 심한(severe) 수준의 울분을 겪는 ‘만성적인(chronic) 울분’ 상태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47.3%)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수치로, 만성적 울분을 겪는 집단의 크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소득이 200만 원 이하이고 무주택자일수록 만성적 울분이 높았다.

또한 사회·정치적 불공정 사안 16개를 제시하고 ‘직접 겪지 않았더라도, 다음 사안에 대해 얼마나 울분을 느끼는가’를 물었더니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가 가장 큰 울분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 항목은 2018년 전체 16개 중 5위, 작년엔 3위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1위에 올랐다. 

성별에 따라 울분을 느끼는 사회·정치적 사안도 다르게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병역 의무의 위배’ 항목에서 여성보다 큰 울분을 느꼈고 여성은 ‘직장이나 학교 내 따돌림 괴롭힘 차별 착취’, ‘사회적 참사’, ‘스포츠 경기의 편파 판정’, ‘소수자 차별’ 등 문항에서 울분을 느꼈다. 2위는 '정부(입법·행정·사법)의 비리나 잘못 은폐', 3위는 '언론의 침묵·왜곡·편파 보도'였다. 2018년과 2020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던 ‘직장·학교 내 괴롭힘, 차별·착취’는 올해 조사에서는 5위로 하락했다.

코로나19 관련 울분엔 ‘방역을 방해한 개인이나 집단이 법망을 피하거나 미흡한 처벌을 받을 때’가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어 ‘사회 지도층이 거리두기 원칙을 위배할 때’,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허위 정보 제공 등 정의에 어긋나게 행동할 때’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유 교수는 “우리 사회에 만성적인 울분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확인했다”며, "울분의 부정적 건강 영향이 계속 확인되는 만큼 개인과 사회의 건강을 위한 긍정, 인정, 공정의 역량을 키워 울분을 줄이고 예방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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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2021 울분
 
▶ 2021년도 울분 점수는 평균 1.75점으로, 이전 조사(2018년 1.73점, 2020년 1.58점)보다 증가했다. 또한, 원 도구가 제시한 절단값(cut-off)을 적용할 경우, 울분이 없는 정상적인 상태를 뜻하는 ‘이상 없음’은 2018년 45.4%→ 2020년 52.7%→ 2021년 41.8%로 지난 두 해보다 하락했다. 지속되는 울분을 뜻하는 ‘중간’(moderate) 집단은 39.9%→35.4%→44.3%로 올해 가장 높았다. 끝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심한’(severe) 울분 상태는 2018년 14.7%→2020년 11.9%→2021년 13.9%로, 이 두 울분 집단 즉, ‘중간’+’심한’ 울분을 합산하는 ‘만성적인’(chronic) 울분 집단의 분율은 2018년 54.6%→2020년 47.3%→2021년 58.2%로 올해 만성 울분 집단의 분율은 작년 대비 10.9%p 상승했다. 

※ 이전의 두 차례 조사는 2018년 10월 11~16일 전국 성인 2,024명, 2020년 1월 21~2월 4일, 전국 성인 1,200명 대상으로 연구진 의뢰로 ㈜ 한국리서치 수행)

▶ 19개 문항 각각에 대해 0~4점 중 3점과 4점(‘많이’+‘아주 많이’ 있었다)을 기준으로 상위 5순위 문항을 확인하고 지난 조사와 비교한 결과, 공통 울분 유발 상황은 ‘내 감정에 상처를 주고 상당한 정도의 울분을 느끼게 하는 일’, ‘내가 보기에 아주 정의에 어긋나고 불공정한 일’, ‘생각할 때마다 아주 많이 화가 나게 하는 일’, ‘자꾸 반복적으로 생각나게 하는 일’이었다. 

 

▶ 개인의 인구사회 및 경제적 조건 중 울분의 크기에 통계적인 유의성을 보인 것은 ‘소득 수준’과 ‘주택소유 여부’였다. 

소득 수준은 응답 분포를 고려, 최대한 균등 분포하게 4개 집단으로 구분한 뒤 울분 점수를 비교했으며, 그 결과 월 소득 200만 원 이하 집단에서 가장 높고(1.92점), 분율 기준 ‘이상 없음(정상)’의 분율(32.4%)은 가장 낮았다. 마찬가지로, 주택 소유 여부로 나눌 경우,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집단의 울분 점수(1.86점)는 주택 소유 집단(1.7점)보다 높고, 분율 기준 ‘심한 울분’ 분율이 16.9%로 주택 소유 집단 중 심각한 울분(12.5%)보다 높았다.

■ 사회정치 사안이 일으키는 울분
 
▶ 유 교수팀은 한국 사회의 불공정이나 갈등 사안을 파악하는 문항(예: 행정연구원, 2017년 사회통합실태조사 등)에 연구진이 개발한 사안을 더해 총 16개의 사안을 ‘직접 겪지 않았더라도, 다음 사안에 대해 얼마나 울분을 느끼는가’로 묻고 4점(1 전혀 울분을 느끼지 않음 4 매우 울분을 느낌) 및 모르겠다 중에서 표시하도록 했다. 

2021년 사회정치 사안이 일으킨 울분의 전체 평균은 3.31점(2018년 3.43, 2020년 3.46점)이며, 흥미로운 점은 지난 3회의 조사의 평균 기준 상위 5순위 사안에 자리 이동이 나타난 것이다. 즉,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에서 울분을 느끼는 정도가 5→3→1순위로 상승했고, 직장·학교 내 괴롭힘, 차별·착취는 1→1→5순위로 내려갔다.   

사회정치 불공정 사안이 일으키는 울분은 성별에 따라 문항별 점수에 차이가 나타났는데, 남성의 경우 ‘병역 의무의 위배’ 항목에서 여성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고, 여성의 경우는 직장이나 학교 내 따돌림 괴롭힘 차별 착취, 사회적 참사, 스포츠 경기의 편파 판정, 소수자 차별 등의 문항에서 남성과의 울분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차이가 나타났다.

■ 코로나19 사안이 일으키는 울분
 
▶ 유 교수팀은 정치사회적 사안이 일으키는 울분과 같은 맥락에서, 2020년 1월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안에서 느낀 울분을 알아봤다. 

총 10개의 상황을 제시하고, 각 사안에 얼마나 울분을 느끼는가를 4점 및 해당 경험이 없다로 질문한 결과, 10개 상황 전부 울분을 느낀다는 답변은 616명으로 전체의 41.7% 수준이었다. 전체 평균은 3.22점이었고, 이는 지난 2월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실시한 《코로나19와 사회적 건강 2차 조사》(2021년 2월 8일~17일 실시)의 평균 3.05점과 유사한 수준이다. 

평균 점수 기준 상위 5개 코로나19 울분 상황은 ‘방역을 방해한 개인이나 집단이 법망을 피하거나 미흡한 처벌을 받을 때’ > ‘사회 지도층이 거리두기 원칙을 위배할 때’ >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허위 정보 제공 등 정의에 어긋나게 행동할 때’ > ‘정치권이 코로나19 정쟁화를 할 때’ > ‘코로나19 사실이 왜곡·편파 보도될 때’였다.  

■ 울분 유발 요인 (부정적 경험 요인)

린든 등 울분 학자들은 ‘해고’나 ‘이혼’ 또는 ‘차별 경험’ 등, 자신의 가치를 낮게 취급하고 모욕감을 안기는 부정적 생애사건 경험을 중요한 울분 유발 조건(트리거, trigger event)으로 설명했다. 이 점을 감안하여 연구진은 △부정적 생애사건 경험, △차별 및 박탈 경험 △(자신의 노력과 성과 및 고통에 대한 주변으로부터의) 무효 취급 경험 등 다양한 경험 요인을 조사했다. 또한, 2021년도에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일자리/임금 변화, 가정폭력 경험 및 피해 경험을 추가했다. 아래 표는 각 변수와 울분 관계를 요약한 것이다. 

▶ 부정적 생애사건 경험과 울분

부정적 생애사건(negative life events, NLEs) 문헌을 활용, 15가지 경험을 제시하고 응답을 (1: 해당 경험 없다, 2: 1회는 경험했다 3: 2회 이상 경험했다) 있는 대로 고르도록 한 뒤 경험 유무로 재분류하고 본 결과, 지난 1년 간 부정적 생애사건 경험은 평균 3.53개로, 2020년 평균 2.89개보다 증가했다.  

부정적 생애사건 경험은 경제적 위기를 겪음 > 꾸준히 잘 지내던 사람과의 관계가 깨짐> 믿었던 대상에게 크게 배신을 당함 순이었다. 

연령별로 집단 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경험(* 표시)들을 보면, 20대는 ‘실직이나 취업 실패’ 경험이 전체 연령 중 가장 높고, 30대는 ‘직장이나 학교 내 모욕 경험’ 50대 이상에서는 ‘경제적 위기’ 와 ‘가족이나 친지 사망’, ‘결혼 관련 문제’ 등의 경험이 다른 연령층보다 높았다 

부정적 생애사건 경험과 울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부정적 생애 사건 경험이 많을수록 울분 점수는 높았으며, 분율로 보았을 때 부정적 생애사건 경험이 평균(3.53개)이상인 집단의 만성적인 울분 비율(중간 울분 53.7%, 심한 울분 25.1%)은 부정적 생애사건 경험이 평균 이하인 집단의 만성적인 울분 비율(중간 울분 38.7%, 심한울분 7.4%)에 비해 높았다.

▶ 차별 경험과 울분

‘지난 1년 동안 8개 조건을 이유로 불이익이나 불공정한 대우를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를 경험 여부로 질문했다. 평균 1.44개의 차별 경험이 확인됐고, 차별 경험 빈도는 나이 (33.7%) > 직업이나 고용형태 (27.7%) > 성별(21.6%) > 신체조건 (16.4%) > 학력이나 학벌(16.4%) > 질병 등 병력(10.8%) > 출신지역 (9.1%) > 종교 (8.0%) 순이었다.  

각 상황마다 차별을 경험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울분(PTED)의 점수가 높았고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 무효 취급 경험과 울분  

무효 취급(invalidation) 경험은 가족, 친구, 직장 등 주변으로부터 자신의 고통이나 나름의 노력을 무효한 것으로 취급받고, 사회적 인정(認定)을 받지 못했다는 상황 경험을 말한다. Kool 등(2010)이 개발한 측정 도구를 사용하여 측정했는데, 이 도구는 가치 폄하(discounting)와 이해 부족(lack of understanding)의 두 범주로 나누어진 8개 진술문을 각각 5점 척도(1점 전혀 경험 없음~5점 매우 많이 경험함)로 측정한다. 

무효 취급 경험의 평균 점수는 2020년 2.7점과 2021년 2.75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고, 인구사회적 변수 중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보인 것은 낮은 소득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무효 취급을 당한 경험의 점수가 높았다. 전체적인 울분 점수는 무효 취급 경험이 많을수록 높아졌다.

▶ 박탈 경험과 울분

지난 1년간 돈이 없거나 부족하여 경험한 일을 8가지로 제시하고 여부를 물은 결과, 박탈 경험의 평균 개수는 0.98개였고, 문항별로는 필요한 옷을 구매하지 못함(22.7%) > 생활비 충당하기 위해 돈을 빌림(19.5%) > 본인이나 가족이 병원에 가지 못함(15%) 순이었다. 

박탈 경험은 학력과 소득수준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즉 낮은 학력(1.37개) 및 낮은 소득 수준(1.75개)집단은 전체 평균(0.98개)보다 박탈 경험이 많았다. 

박탈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는 집단(1.92점)의 울분 점수는 경험이 없는 집단(1.58점)보다 높았고, 전반적으로 박탈경험이 많을수록 울분이 높았다.

▶ 코로나19 1년, 가족폭력 경험과  울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었던 지난 1년 동안, 귀하와 함께 사는 가족 혹은 동거인은 귀하에게 다음과 같은 행동을 얼마나 자주했는가’를 4문항을 제시하고 5점 척도(1: 전혀 2: 거의 3: 가끔, 4: 상당히 5: 매우 자주)로 측정한 뒤, 그렇지 않다(1~2점)와 그렇다(3~5점)로 재분류했다.
 
가족이나 동거인에게 신체나 언어의 폭력을 하나라도 경험한 경우는 전체의 30.4%였고, 문항별로는 모욕 경험>욕설 경험>신체적 해를 입힘>신체적 해를 입히며 위협 당함 순서였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정폭력 경험의 평균 점수는 연령이나 학력, 직업 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으나 소득 수준(월소득 200만원 이하)이 낮은 집단에서 가장 높고, 이런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코로나19 동안 가정폭력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집단(2.07점)은 그렇지 않은 집단(1.61점)보다 울분(PTED)평균 점수가 높았다. 분율로 보았을 때, 가정폭력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집단의 만성적인 울분 비율(중간 울분 54.7%, 심한 울분 22.4%)은 경험하지 않은 집단의 만성적인 울분 비율(중간 울분 39.7%, 심한 울분 10.2%) 보다 높았다.

▶ 코로나19로 일·생활에서 입은 피해와 울분      

‘코로나19 사태로 일과 생활에 어느 정도나 실제적인 피해를 입었는가’를 물었고 전체의 50%는 약간의 피해, 17%는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 합산하면 전체의 67%가 코로나19로 일과 생활의 실제적인 피해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별로+전혀 피해가 없었다는(28.3%, 4.7%)로 33% 수준이다. 

코로나19 피해 수준에 따라 울분 점수는 차이가 나타났다. 즉, ‘매우 큰 피해’를 봤다는 응답자의 울분 점수는 평균 2.19점인데 비해 ‘약간의 피해’ 1.73점, ‘별로 피해 본 것은 없음’ 1.56점, ‘전혀 피해 본 것은 없음’ 1.57점이었다.  

▶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변화와 울분

조사 결과 전체의 41.8%는 코로나19 속에서 일자리와 임금을 유지했고, 26.1%는 일자리는 유지/임금이 감소 , 무급휴가 상태가 3.2%,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었다는 답변은 10.4%를 차지했다. 

코로나19로 실직했다는 응답은 20대(18.2%)가 가장 높았고, 일자리는 유지했으나 임금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50대 이상(42.6%)이 가장 높았다. 소득 수준에 따른 차이도 컸다. (월소득 541만원 이상에서 일자리/임금 유지 65% vs. 월200만원 이하는 24.8%)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및 임금에 변화가 있는 집단의 울분은 변화 없는 집단보다 높았고, 만성적인 울분 집단의 비율 역시 더 높았다.

■ 울분 유발 요인 (계층 인식, 박탈감) 

연구진은 계층 이동과 형평성을 반영하는 주관적 계층 인식과 상대적 박탈감이 울분 감정의 경험에 중요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지속해서 조사했다. 

▶ 주관적 계층인식과 울분

‘사회경제적 여건을 기준으로 자신의 지위는 현재 어느 정도인가’를 1부터 10까지(1: 최하층 – 10: 최상층)로 표시하게 한 결과, 2021년 평균은 4.93으로, 중간인 5점에 미치지 못했고 이 점수는 2018년 4.85, 2020년 4.98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자신의 소속 계층을 낮게 보는 경향은 성별 및 소득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남자인 경우, 소득이 적을수록 낮게 인식)

주관적 계층인식과 울분은 부의 관계로, 즉 자신의 계층을 높게 인식할수록 울분이 낮았다. 

▶ 상대적 박탈감과 울분

박탈감은 Callen, Shead, & Olson(2011)의 상대적 박탈감 척도(Personal Relative Depriviation Scale, PRDS)를 활용하여 5가지 상황에 대해 7점 척도(1: 전혀 그렇지 않다 – 7: 매우 그렇다)로 측정했다. 

전체 평균은 3.89점으로 그렇다 쪽이며, 분율을 기준으로 문항 별 박탈감 수준을 보면 ‘나는 남이 가진 것과 비교할 때 여유가 없는 편이다(43.7%)’와 ‘내가 가진 것을 남과 비교할 때 박탈감을 느낀다(42.0%)’의 경우가 상위에 있었다. 박탈감은 고소득층(월평균 가구소득 541만원 이상)에 비해 소득이 낮은 집단(월평균 가구소득 360만원 이하)에서 높게 나타났다.

상대적 박탈감과 울분과의 관계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높을수록 울분의 점수도 높아졌다. 

■ 공정함에 대한 신념·인식과 울분

울분의 발생 기제를 다루는 문헌들은, 부당하고 모욕적인 경험은 개인으로 하여금 세상의 공정함에 대한 기본적인 신념을 붕괴시켜 울분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공정세계 신념 (일반) △공정세계 신념 (개인) △한국 사회의 공정성 인식 △정부의 코로나19 조처의 공정정 인식과 울분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 공정세계 신념과 울분

공정세계 신념(일반)은 ‘전반적인 세상의 공정함’의 신념 수준을 측정하며 6개 문항이다. 공정세계 신념(개인)은 ‘자신과 관련된 중요한 결정에서 세상은 공정한가’를 얼마나 믿는가를 보는 것으로 7개 문항이다. 원 도구에 따라 각각 6점(1: 강하게 동의하지 않음 – 6: 강하게 동의함) 척도로 측정하며, 응답을 동의(1-3점)과 동의하지 않음(4-6점)으로 재분류했다.  

공정세계 신념(일반) 문항 중 전체의 21.2%만이 ”세상은 기본적으로 공정하다“의 진술에 동의했고, 공정세계 신념(개인) 즉, 나와 관련된 중요한 결정에 세상이 공정할 것이라는 믿음 문항에서 46.8%는 ”나와 관련된 중요한 결정들은 대개 공정하게 이뤄진다“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런 공정함에 대한 신념은 연령 및 소득 수준에 따라서 매우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는데, 공정세계 신념(일반)의 경우, 20대의 공정세계 신념(일반) 수준이 가장 낮았고, 소득에서는 월200만원 이하의 경우에서 가장 낮았다. 공정세계 신념(개인)의 경우도 월 200만원 이하인 경우에서 가장 낮았다. 

20대의 공정세계 신념(일반)을 분석한 결과 “나는 기본적으로 세상은 공정하다고 믿는다”의 문항에 동의하지 않음이 83.6%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나는 결국에는 사람들은 불공정한 일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65.9%)”, “나는 정의는 언제나 불의를 이긴다고 확신한다(65.9%)”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높았다.  

공정세계 신념과 울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공정세계 신념(개인, 일반)이 낮을수록 울분이 높았다.

▶ 한국사회의 공정성 인식과 울분

한국사회과학자료원의 <불평등과 공정성 조사 4차> 2006 등을 활용하여, 총 10점 척도로 12가지 사안 및 코로나19 같은 보건의료 위기에서의 치료 받을 기회 질문을 추가하여 13가지 사안이 얼마나 공정하다고 보는가?를 질문하고(1: 매우 공정하지 않음 – 10: 매우 공정함), 응답을 재분류함( 1-5점: 공정하지 않음, 6-10점: 공정함).

공정하다는 답변이 가장 높은 것은 감염, 질병 등을 치료 받을 기회였고 다음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 반대로 공정하지 않다는 답변이 가장 높았던 것은 정치인의 활동이었고 경제사회적 분배구조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 및 언론보도는 공정하지 않다 답변이 70%이상으로 높았다. 

사회공정성 인식점수가 낮을수록 울분 점수는 높아져, 서로 부의 방향에서 선형관계를 보였다.

▶ 정부의 코로나19 조처 공정성 인식과 울분

정부의 코로나19 조처에 대한 공정성 인식은 정부의 코로나19 조처에 대한 6개 진술문에 대한 동의의 정도를 공정세계 신념과 마찬가지로 6점 척도(1: 강하게 동의하지 않음 – 6: 강하게 동의함)로 측정하였다.

공정하다는 동의 수준은 “정부의 코로나19 조처로 인한 피해는 결국에는 공정하게 보상을 받을 것이다”에서 36.7%로 가장 낮았다. 

코로나19 공정세계 신념과 울분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공정세계 신념이 낮을수록 울분이 높았다.

■ 울분의 영향

문헌에 따라 울분이 미치는 삶과 건강의 부정적 영향을 다양한 지표를 활용하여 분석했다.  

▶ 울분과 신뢰 

각각에 대해 ‘얼마나 신뢰하는가’를 4점으로 묻고 1,2점 (신뢰하지 않음), 3,4점(신뢰함)으로 재분류한 결과, “신뢰” 응답이 가장 낮은 경우는 정치인>언론>입법부>사법부 순이었다. 

울분은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즉, 울분이 높을수록 신뢰 점수는 낮았다. 기관 신뢰에서 심한 울분에서 신뢰 점수는 입법부과 언론의 신뢰(각 1.78점, 1.8점)가 가장 낮았다. 대인신뢰에서는 정치인 신뢰 점수가 가장 낮았으며, 심한울분 집단으로 갈수록 신뢰는 낮아져 심한 울분 집단의 정치인 신뢰점수는 1.36점으로 최하점이었다.

▶울분과 삶의 만족

삶의 주관적 만족도는 5개 문항을 제시하고 7점(1점: 강한 비동의 7점: 강한 동의)으로 측정했으며, 전체 평균은3.53점이었다. 분율로 보면 ‘다시 태어난다 해도 나는 지금처럼 살아갈 것이다’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가 80.6%로 가장 많았다.

삶의 만족도와 울분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울분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낮아지는 부적 관계를 보였다.

▶울분과 삶의 질

나 자신의 삶의 질을 어떻게 평가하겠는가를 5점으로 표시하도록 하고, 1, 2점 낮다, 3점 보통, 4, 5점 높다로 재분류한 결과, 자신의 삶의 질이 높다는 응답은 26.8%로 나쁘다는 응답 24.6%보다 약간 많았으며, 전체적으로는 보통이라는 응답이 48.6%로 과반수에 가까웠다. 한편, 삶의 질과 울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울분이 높을수록 삶의 질이 낮아지는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 울분과 주관적 건강

자신의 건강 상태를 어떻게 보는가를 5점으로(1점 매우 나쁨 5점 매우 좋음) 묻고 평균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2021년 본 조사의 주관적 건강 상태는 2018년과 2020년 조사에 비해 낮아졌으며(3.21→ 3.13→ 2.94점), 이를 다시 1, 2점 나쁨 3점 보통 4, 5점 좋음으로 재분류한 결과, 전체의 20.1%는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인식하고 있었고 좋다는 인식은 그보다 높은 30.5%였음. 보통은 49.4%로 나타남.

주관적 건강상태와 울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울분이 높을수록 전반적 건강이 낮아지는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 외에도 울분과 (신체 및 정신) 진단 경험 간에도 유의한 상관관계가 확인되었다. 평균값을 기준으로 절단값(cut-off)을 적용하여 울분 수준을 구분하였을 때, 울분수준이 높은 집단일수록 신체적 정신적 이유로 진단을 받은 빈도가 유의하게 높았다. 

▶ 울분과 우울

우울은 우울의 자가선별 도구(PHQ-9)의 9개 항목으로 측정했다. 우울의 평균 점수는 7.24점으로 2018-2021년 중 본 조사에서 가장 점수가 높았고, 절단값을 적용하여 10점 이상을 우울군으로 보고 분석한 결과, 우울군은 27.8%에 해당, 전체의 1/4이 넘는 수준이었다. 우울 점수는 연령 및 소득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나서, 20대와 월소득 2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의 우울 점수가 가장 높았다. 직업군에 따라서는 무직, 퇴직, 은퇴에서 우울 점수가(8.65점) 가장 높았다. 이런 차이들은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울분과 우울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었는데, 울분이 높을수록 우울이 높은 양적선형 관계를 보였다. 또한 절단값을 기준으로 울분을 구분하였을 때, 울분이 높은 집단의 평균 우울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다.

▶ 울분과 스트레스

총 13개 문항 5점 척도 (0점~4점) 구성된 외상직후스트레스 (PDI) 도구를 사용했다. 원 도구가 제시한 절단값을 적용한 결과, 전체의 25.2%는 즉각 도움이 필요한 고위험 스트레스 상태였고 69.1%는 추가 모니터링이 필요한 중간 수준의 스트레스 상태였다. 문제 되는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는 5.7%에 불과했다.   

외상직후스트레스 절단값에 따라 울분을 분석한 결과 정상군의 울분값이 0.88점인데 비해 중간 수준 스트레스 상태인 모니터링 필요군(1.63점)과 고위험 스트레스 상태인 즉각도움 필요군(2.29점)의 울분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다.

▶울분과 회복력

회복력을 가늠하는 여러 지표 중, 개인의 대처 역량(coping)을 적용했다. 총 6개 문항을 5점 척도(1: 전혀 아니다- 5: 항상 그렇다)로 측정한 결과 전반적인 회복력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3.18점→3.12점→3.04점). 

응답을 1-2점: 동의하지 않음, 3-5점: 동의함으로 재분류 한 결과 ‘나는 스트레스 사건을 극복하는 것이 어렵다’의 문항에 동의하지 않음이 39.9%로 가장 많았다. 

대처역량은 성별에 따라서는 남성(3.1점), 연령은 50대 이상(3.14점), 소득은 최고소득구간인 월 소득541만원 이상(3.14점)에서 가장 높은 대처역량을 보였다.

울분과 대처역량은 유의한 상관관계가 확인되었으며, 대처역량이 낮을수록 울분이 높았다.

▶ 울분과 사회적 지지 수준

사회적 지지는 총 6가지 문항을 5점 척도(1: 전혀없다- 5: 항상있다)로 측정하였으며, 남자(3.47점)보다 여자(3.64)가, 월 소득 구간이 최고소득인 541만원 이상구간(3.74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보였다.

사회적 지지와 울분은 유의한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는데 사회적 지지가 낮을수록 울분이 높았다. 

■ 종합: 총평 

유 교수는 조사 결과에 대해 “울분은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며 정의에 크게 어긋나고 부당한 일로 고충과 고통을 겪고 이로 인해 세상의 공정함에 대한 기본 믿음이 크게 훼손되면서 경험하는 감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며, “2018년부터 계속된 조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성적인 울분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경고를 실증적으로 확인했고, 저소득층·주택 소유 여부·노력과 기여를 무효 취급당하는 경험 등 핵심적인 울분 유발 요인 역시 살펴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크게 높아진 정치·사회적 울분 사안은 앞으로 사회적 울분을 줄이기 위해 어느 측면에서 정의와 공정성을 높여야 할지를 엿보도록 했다”며 “울분의 부정적 건강 영향이 계속 확인되는 만큼, 개인과 사회의 건강을 위한 긍정, 인정, 공정의 역량을 키워 울분을 줄이고 예방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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