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公搜處)가 될까? 공수처(空搜處)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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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公搜處)가 될까? 공수처(空搜處)가 될까?
  • 이재영 경남대·정치학
  • 승인 2021.04.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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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수처의 비정상적 상태는 현재진행형이다. 공수처법이 2020년 1월 14일 제정되어 7월 15일 시행되었지만, 야당의 비토권 행사로 설립은 지연되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2명의 처장 후보를 대통령에게 추천하려면, 위원 7명(이들 중 2인은 야당 추천위원) 중 6명이 찬성해야 했기 때문이다. 12월 2일 민주당은 단독으로 「공수처법」 제6조를 개정했다. 의결정족수를 2/3 이상으로 변경하여 야당 추천위원의 거부권을 없앤 것이다. 개정된 「공수처법」은 12월 15일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의 긴급 재가를 거쳐 관보에 게재됨으로써 효력이 발생했다. 여당의 지원 속에서 순항할 것 같았지만, 2021년 4월 현재 여전히 논란에 휩싸여 있다. 정권에의 예속 가능성, 수사 능력 부족, 낮은 신뢰성 등이 바로 그것이다.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 방지와 처벌이라는 목적에 충실해야 하는데, 장래가 그렇게 밝아 보이지는 않는 이유이다.

먼저 독립성이다. 공수처법 3조 2항은 독립적 직무, 3항은 대통령비서실의 관여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공수처가 행정 각부에 소속된 기관은 아니지만, 행정부 소속이기 때문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영향권 내에 있다는 점이다. 1월 28일 헌법재판소가 공수처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에 소속되고 그 관할권의 범위가 전국에 미치는 중앙행정기관으로 봐야 한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집행적으로 보면 독립기관으로서 면모는 더욱더 훼손된다. 공수처가 정부종합청사에 입주해 있으며,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행정절차, 공문서, 전자정부, 국가정보화, 관보 발행, 로고 등 행정 일반뿐만 아니라 행정조직과 관련해서는 행안부의 관리를 받는다. 공수처법에 따라 수사의 독립성이 보장된다고 해도, 대통령이나 행안부 장관의 입김이 완전히 차단될 수 없는 구조다.

다음으로 수사 능력이다. 공수처법 제8조에 따르면 공수처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25명이 정원이다. 4월 16일 부장검사 2명과 11명의 평검사가 임명되었다. 검사들의 이력을 보면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군법무관 3년, 판사 3년, 변호사 12년, 헌법재판소 연구관 11년을 지냈다. 여운국 차장검사는 판사. 최석규 부장검사 역시 판사, 김성문 부장검사는 형사부 검사 출신이다. 11명의 평검사 중 검찰 출신은 김수정, 김숙정, 예상균 검사 3명뿐이고 이들의 검찰 근무경력은 10년 안팎에 불과하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 1개를 수사한 특검의 규모와 경력에도 못 미친다. 박영수 특검은 대검찰청 중수부장 출신이고, 4명의 특검보 중 1명은 판사 3명은 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출신이다. 부장급 3명과 부부장급 2명을 포함한 검찰청 파견 검사 20명은 특수부와 형사부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마지막으로 신뢰성 부족이다. 김진욱 공수처장의 기괴한 행보가 공수처를 친정부적으로 오해하게 만들고 있다. 3월 7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공수처장 관용차로 에스코트한 후 공수처에서 만났다. 수사 혹은 면담기록도 남기지 않았다. 공수처는 사실확인에 만남이 필요했고, 보안상 차량을 제공했다고 변명했다. 호송 차량이 뒷문이 열리지 않아 처장의 관용차를 제공했다는 거짓말도 했다. 3월 12일 ‘김학의 사건’과 관련된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 본부장과 이규원 검사에 대한 수사를 수원지검에 이첩하면서, 수사 후 공수처로 송치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수사권만 이첩하는 ‘유보 부 이첩’은 법률에 없는 자의적 해석이다. 이성윤 지검장은 친정부적 인사로 인식되어 있고, ‘김학의 사건’도 현 정권의 직권남용과 관련되어 있다. 공수처장의 행동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수처(公搜處)가 공수처(空搜處)로 전락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4.15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획득한 후, 전광석화처럼 단독으로 공수처법을 제정하고 개정했기 때문이다. 꼼꼼한 준비 없이 공수처법을 제·개정하고 공수처를 출범시켰다는 의미다. 문제가 불거진 이상 공수처법 및 관련법의 개정을 통해 촘촘하게 보완해야 한다. 검찰, 공수처, 경찰 사이의 업무영역 조정과 합의는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정권이 바뀌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① 공수처의 소속을 국회로 바꿀 필요가 있다. 정부의 입김을 상당 부분 차단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② 공수처법 제8조를 활용하여 뛰어난 검사 출신을 1/2 이하에서 꽉 채우고, 검찰이 수사 기법을 최대한 전수하도록 해야 한다. 더하여 수사역량이 커버할 수 있는 핵심사건 이외 모든 사건을 검찰로 과감하게 이첩해야 한다. ③ 무색무취의 공수처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는 공수처장 추천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복원시키는 방법 이외 다른 수단이 없어 보인다.


이재영 경남대·정치학

경남대학교 대학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정치학 개론』(공저), 『국가의 힘: 남북한의 국력 비교』, 『전쟁: 개념, 발발과정, 원인』 등 다수가 있으며, 역서로는 『제3의 물결: 20세기 후반의 민주화』가 있다. 행정안전부 정책자문위원(2018)과 국무조정실 국정평가 전문위원(2017~2020)을 역임했으며, 현재 민주평통 자문위원과 비영리민간단체 [나시민]의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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