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는 진화하고 있으며, 진화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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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는 진화하고 있으며, 진화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1.04.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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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의 오리진: 아리스토텔레스부터 DNA까지 다윈의 ‘위험한 생각’을 추적하다 | 존 그리빈·메리 그리빈 지음 | 권루시안 옮김 | 진선출판사 | 352쪽

이 책은 진화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명쾌한 구성과 통찰력을 갖춘 글로 풀어내고 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다윈의 위험한 생각’을 바탕으로 ‘진화’라는 방대한 주제에 대해 유전학, 지질학 등 각 분야의 세밀한 내용까지 넓고도 깊게 망라하여 통찰력을 가지고 일관되게 설명하고 있다. 그 결과 고대에서부터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 17~18세기 계몽 시대, 나아가 20세기 유전 현상의 발견과 최근 새로운 발견에 이르기까지 현재의 모습에 매우 가까운 진화 과학을 제시한다.

“진화는 사실이다. 자연에서, 특히 찰스 다윈의 연구로 유명해진 갈라파고스 제도의 핀치새들에서, 지구의 생물이 남긴 화석 기록에서, 또 ‘슈퍼세균’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키워 나가는 것에서 진화가 일어나고 있음이 관찰된다. 이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이론이 제시됐다. 사물이 아래로 떨어지고, 행성이 태양을 도는 궤도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아이작 뉴턴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중력 이론을 제시한 것과 마찬가지다.”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 이론이 찰스 다윈의 머릿속에서 완성된 상태로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왔을까? 그 이전에는 생각조차 안 하던 주제일까? 그렇지 않다. 진화 이론은 찰스 다윈의 머리에서 어느 날 뜬금없이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진화 관념’은 고대 그리스 시대 이래로 여러 모습으로 존재해 왔고, 다윈 진화론의 핵심인 ‘자연선택 관념’ 역시 다윈의 몇몇 선배나 동시대 사람들도 어렴풋이 반쯤은 알고 있었다. 또 다윈과 같은 시대 사람 중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는 그것을 다윈만큼이나 뚜렷하게 알고 있었다. 이 책은 다윈과 월리스 사이에 오고 간 편지들과, 두 사람이 관찰과 추론을 통해 각기 독자적으로 생각해 낸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 이론을 공동 논문으로 발표하기까지 일어난 여러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하고 있다.

‘제1부 고대’는 고대부터 19세기 초까지 진화에 관한 생각을 개관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제2부 중세’는 19세기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어, 찰스 다윈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도 함께 조명한다. 마지막으로 ‘제3부 현대’는 멘델 유전학에서부터 DNA의 구조와 기능을 밝히는 과정에 이어 유전자의 수평이동과 후성유전학 등 최근 연구까지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은 ‘진화 자체의 기원’에 관한 책이 아니라 ‘진화라는 관념의 기원’에 관한 책이다. 진화 관념은 일단 설명을 듣고 나면 금방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생각을 먼저 할 수 있으려면 뛰어난 혜안이 있어야 한다. 다윈의 또 한 가지 공은 그 생각을 보통 사람이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내놓았다는 데에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다윈의 공로를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그것이 고대로부터 이어 내려와 지금도 계속 이어 나가고 있는 진화 사슬 속의 수많은 고리 중 하나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리고 관련된 주요 인물들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진화 이야기가 다윈 이전과 이후에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보여 준다. 

끝으로 저자는 진화의 과학적 이해는 21세기의 20년대에 들어가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아인슈타인이 뉴턴의 이론을 개량했다고 해서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기를 멈추지 않은 것처럼, 누군가 다윈의 이론을 개량한다고 해서 생물이 진화를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진화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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