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서관 자료·인력·시설, 현상 유지에 급급하거나 감소…미래지향적 투자 확대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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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서관 자료·인력·시설, 현상 유지에 급급하거나 감소…미래지향적 투자 확대 시급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1.04.1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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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대학도서관 통계조사 및 최근 10년 간 추이」 결과 발표
- 대학의 전자자료 구입비 평균 2억9천만 원→4억4천만 원...최근 10년간 50% 증가
- 전자자료 이용 재학생 1인당 연간 131건→254건, 10년 사이 약 2배 증가
대구 동구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전경

대학도서관의 정보 이용환경과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대학도서관은 이용자들에게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는 교육 및 연구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가 및 대학 차원의 대학도서관 예산, 인력, 시설 등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는 조사보고서가 나왔다.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은혜)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원장 박혜자, 이하 KERIS)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0년 대학도서관 통계 분석 및 교육연구 성과와의 관계 분석’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대학도서관의 사명은 대학과 대학의 구성원들이 교육과 연구에서 최대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대학도서관은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른 정보 이용환경의 변화, 이용자 요구 변화에 따른 대학도서관 패러다임의 변화 그리고 대학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의 변화로 인해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재 대부분의 대학은 학령인구 및 입학자원 감소로 인한 재학생 수의 감소, 대학 내 인건비 상승(고정경비 상승), 등록금 동결 등으로 인해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자료, 인력, 시설 및 환경 개선 등 대학도서관에 대한 투자를 동결 또는 축소하고 있다.

게다가 대학 평가항목에 대학도서관 관련 항목이 미미한 현실도 대학 차원의 지원에서 대학도서관을 후 순위로 미루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학도서관 자료, 인력, 시설 등의 제반 분야 통계치가 현상 유지에 급급하거나 감소하고 있는 상황임을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조직은 내부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더라도 미래지향적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대학도서관도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대학도서관의 성과가 대학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조사·분석하여 규명하고, 이에 근거하여 대학도서관에 대한 투자 및 관심 확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2020년 대학도서관 통계조사 및 최근 10년 간 변화 추이에 대한 이번 조사는 전국 433개 대학을 대상으로 2020년 당해 연도 현황과 함께 최근 10년 간 변화 분석을 통해 대학도서관 현황과 교육·연구 성과와의 영향요인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됐다. KERIS는 2009년부터 매년 대학 도서관의 소장도서, 도서관 이용, 자료구입비 등 체계적인 학술정보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 주요 항목에 있어서 최근 10년간의 변화 추이는 아래와 같다.

▶ 도서자료 도입 및 이용 변화

지난 10년간 전체 대학 도서관의 ‘재학생 1인당 연간 증가(구입) 책 수(인쇄책과 전자책 증가 책 수 합산)’는 연평균 1.66책으로 나타났으며 2011년 1.6책에서 2020년 1.7책으로 10년 간 0.1책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재학생 1인당 평균 대출 책 수’는 2011년 8.3권에서 2020년 4.0권으로 1/2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학생들이 인쇄책을 대출하여 이용하던 방식에서 전자책 활용으로 정보 이용행태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됐고, 강의 시 전자자료·동영상 등의 자료가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 또한 주요 원인으로 파악됐다. 

▶ 전자자료 도입 및 이용 변화

다양한 매체 도입 및 이용의 다변화로 인해 대학도서관은 “장서의 소장”에서 “정보 접근”을 지원하는 역할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따라서 대학도서관은 새로운 정보 이용환경을 구축하고 이를 이용자에게 제공하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대학의 ‘재학생 1인당 자료구입비’는 최근 10년간 100,000원대(2011년 96,335원→2020년 105,250원)를 유지하면서 큰 변동 없이 정체 되어 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자료구입비 중 ‘전자자료 구입비’의 변화를 살펴보면 2011년 국내 1개 대학 평균 291,191천원에서 2020년 439,324천원으로 약 50% 가량 증가하였으며, ‘전자자료 구입비 비율’도 2011년 49% 대비 약 20%p 증가한 69%를, 자료구입비는 과반수이상을 전자자료 구입에 투입하여 자료유형별 도입 편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자료 이용 현황을 알 수 있는 ‘재학생 1인당 상용DB 이용 건수’의 경우, 2011년 130.8건에서 2020년 253.7건으로 94%인 약 2배 증가했으며, 이는 대학생들의 자료 이용 추세가 전자자료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변화는 대학의 전자자료 확대 노력, 도서관에서의 이용 교육 활성화뿐만 아니라 최근 검증된 정보자원 활용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증가한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5년간 전체 자료구입비 중 전자자료 구입비 비율”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전자자료 구입비 비율이 소폭이나마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4년제/대학원 대학의 경우 전자자료 구입비 비율이 70%에 육박하고 있다. 또한 “최근 5년간 전자자료 유형별 자료구입비 비율”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전자자료 구입비 중 전자저널 및 웹DB 구입비의 비율이 2015년 89%에서 2019년 94.8%로 소폭이나마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전자자료 구입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규모 상업자본의 독과점에 의한 전자저널, 웹DB 가격의 급격한 인상은 대부분의 대학도서관들이 인쇄자료 구입축소에 이어 전자저널, 웹DB 구독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사태에 이르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대학들이 전자정보 컨소시엄 운영, 외국학술지지원센터(FRIC)사업 강화, 학술자료 오픈 액세스(Open Access) 확산 등을 수행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즉, 정부와 대학은 자료구입비 확보를 위해 공동으로 협력할 필요성이 있다.

▶ 이용자 교육 변화

대학 도서관의 이용자 교육 참가자 수는 2011년 총 271,081명에서 2020년 353,339명으로 10년 간 약 3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최근 4년간 전체 대학의 재학생 1인당 연간 이용자 교육 참가자 비율은 2017년 12.2%에서 2020년 14.6%로 2017년 대비 1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대학 도서관 이용자 교육 증가는 정보 활용 교육을 별도로 개설하거나 전공 수업과의 연계 확대 등의 대학의 자체적인 노력 및 이용자 교육에 대한 ‘대학도서관 평가’ 지표 반영과 같은 정책적 지원을 통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 이 외 다른 항목에 있어서 대학도서관 및 학술자원의 환경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 인력

2019년 1개관 당 도서관 직원 수는 8.1명으로 2015년에 비해 감소했으며, 1개관 당 사서 수는 6.4명으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개관 당 사서 수의 경우, 정규직 사서 수는 감소하고, 비정규직 사서 수가 증가했으므로, 향후 대학과 대학 도서관은 이를 개선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5년간 재학생 1,000명당 도서관 직원 수”는 1.2명으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개관 당 직원 수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대학 당 재학생 수가 감소하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 예산

대학 총결산액 대비 자료구입비 비율은 0.8%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재학생 1인당 자료구입비(결산)”도 2017년 101,000원 이후로 재학생 1인당 자료구입비가 동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의 정원 내 재학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대학별 자료구입비 총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최근 5년간 4년제/대학원 대학의 자료구입비”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951,000,000원을 정점으로 2018년 이후에는 예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 신 정보기술의 등장

최근에 일부 대학도서관은 보안, 안정성, 편의성, 유지보수, 정보자원 통합 관리, 인력 절감, 대학 간 정보공유 및 협력 등의 이유로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개별 정보시스템(도서관리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 통합정보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통합정보시스템의 대표적인 사례로 ExLibris사의 Alma가 있다. Alma는 미국의 퍼듀대학교를 포함한 4개 기관이 공동으로 개발한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전 세계 1,400여 기관이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서울대학교, UNIST, POSTECH, 경희대학교, 인하대학교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 밖의 클라우드 기반 통합정보시스템으로는 OCLC의 WorldShare Management Services, ProQuest사의 Intota, SirsiDynix사의 BlueCloud, ㈜퓨처누리의 ILUS, ㈜채움씨 앤아이의 K·LAS 3.0 등이 있다.

대학도서관에 새로운 적용된 신 정보기술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이다. 해외의 경우, 미국 알렌연구소의 Semantic Scholar, 구글의 Talk to Books 등과 같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 차세대 학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국내 대학도서관 및 학술서비스는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 정보서비스

2019년 대학도서관들은 교육부의 “제2차 대학도서관진흥 종합계획(2019~2023)”에 의거 “제2차 대학도서관 발전계획(2019~2023)”을 수립하고 이에 기반하여 기존에 제공하고 있던 희망도서신청, 상호대차서비스, 원문복사서비스, 선택적 정보 제공(SDI)을 넘어 이용자 맞춤형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학생 맞춤형 학습지원서비스의 주요 사례로는 강의 연계자료 바로지원 서비스, 수집 콘텐츠의 전공·주제별 큐레이션 서비스, 기초교양교육 지원 서비스, 학습윤리교육 서비스, 장애인 및 외국인 유학생 지원 서비스 등이 있으며, 연구자 맞춤형 연구지원서비스의 주요 사례로는 연구단계별 맞춤형 정보제공 서비스, 연구자 맞춤정보 서비스, 논문작성지원 서비스, 연구윤리지원 서비스 등이 있다.

▶ 공간 재구성

교육부에서는 “제2차 대학도서관진흥 종합계획(2019~2023)”을 통해 효율적인 장서 관리로 불필요한 공간 정리 및 재배치를 통해 기존 열람실로 인식되는 공간을 토론·협업 활동, 세미나, 휴식 등 학생들의 삶과 밀접한 공간으로 전환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취·창업 활동을 위한 교육 및 관련 공간을 구축하여 사회진출을 위한 지원 기능을 강화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많은 대학도서관들은 자료를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자료실, 열람실, 전자정보실, 스터디룸 등으로 대변되는 기존 공간을 재구성하여 이용자 친화적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거나 새로이 신축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학들은 창의·융합적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3D 프린터, 3D 스캐너, 레이저 커터, CNC 머신, AR/VR 장비, 영상장비, 공구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창의·협력적 학습공간인 메이커스페이스(Makerspace)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현재 대학도서관에서 메이커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고려대, 배재대, 연세대, 창원대, 한양대 등이 있다.

■ 대학도서관 당면과제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대학도서관 통계 담당자 및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면담에 기반하여, 모든 대학에 일반화하여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리나라 대학도서관의 당면과제를 1) 소장 및 구독자료, 2) 시설, 3) 인적자원, 4) 예산, 5) 이용 및 이용자, 6) 전자서비스 등 6가지 측면으로 구분하여 제시했다.

1. 소장 및 구독자료
○ 전자자료에 대한 구독 또는 영구 소장 비율 확대
○ 비이용 또는 잠재적 비이용 자료의 구입과 폐기
○ 도서와 연속간행물에 대한 지속가능한 이용 및 보관 방안

2. 시설
○ 공간 확장의 한계
○ 지속적인 도서 구입으로 인한 서고 부족 문제
○  자료 재배치 문제
○ 공간 사용에 대한 재해석과 리모델링/창의·협력 학습환경 구축
○ 도서관 접근성 문제
○ 시설 개선(예, 서가 교체, RFID 도입 등) 문제

3. 인적자원
○ 본부의 지속적인 인력 감원 요청
○ 정규직 비율의 감소
○ 직원의 평균 연령 증가
○ 디지털화, 데이터화 되는 도서관 환경에 대비한 전문 인력 확보 문제
○ 현실과 동떨어진 대학도서관진흥법 기준으로 인한 사서 수 감소

4. 예산
○ 매년 상승하는 전자자료 구독비 확보
○ 도서자료 구입비 감소
○ 평가 기준에 따른 최소 기준 적용
○ 도서관 예산의 다각화를 꾀하는 대학 본부
○ 코로나 방역 비용 증가
○ 자료구입비 외 도서관 예산 확보(신규 서비스 개발, 무인화 장비 도입 등)

5. 이용 및 이용자
○ 도서관 방문자 수/이용자 대출 책 수 감소
○ 이용자에 대한 도서관 이용 유도 방안
○ 이용자 교육 활성화 방안
○ 도서관 홍보 방안

6. 전자서비스
○ 담당 직원의 전문성 부족
○ 전자자료 홍보 및 이용률 제고 방안
○ 비대면 서비스 도입
○ 이용자 인터페이스, OPAC 개선 방안
○ 대학 유형(연구중심대학, 학습중심대학)에 따른 서비스 차별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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