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통해 성장의 사다리를 오르고 있는 중국 경제 및 중국 기업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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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통해 성장의 사다리를 오르고 있는 중국 경제 및 중국 기업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1.02.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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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 혁신: 맥락과 구조, 이론과 정책 함의 | 은종학 지음 | 한울아카데미 | 544쪽

이 책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여겨졌던 ‘중국’과 ‘혁신’이 가까워진 과정,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선 기업들이 성장해 온 과정, 오늘날 중국 국가혁신체제의 구조와 양상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오늘날 중국은 다양한 변화와 거대한 불확실성을 마주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은 세계 자본주의체제의 일원으로 점차 깊숙이 편입하며 그 안에서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도모해 왔으나 미국의 대중국 압박과 견제는 중국에 실질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또한 공산당 일당통치를 통한 중국 정부의 통제와 간섭은 시진핑의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하고 있지만 그로 인한 과도한 경직은 미래 중국의 순항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최근 중국의 현상과 중국 당국의 정책을 기술하는 수많은 보고서들이 주로 근시안적이고 짧은 호흡을 지녔던 데 반해, 이 책은 중국에 대한 전체상을 파악하고, 그 위에서 비판적 사고를 전개하며, 우리의 근본적 대응을 고민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로 무관한 개념인 것처럼 보였던 ‘중국’과 ‘혁신’에 주목한 것은 혁신이야말로 중국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새롭고도 효과적인 접근법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중국의 혁신성에 대한 단답성 평가를 추구하지 않는다. ‘중국’과 ‘혁신’이 가까워지게 된 과정,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 그 속에서 화웨이, 화루이, 샤오미, 알리바바, 텐센트 등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선 기업들이 성장해 온 과정, 오늘날 중국 국가혁신체제의 구조와 다양한 지점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양상을 객관적으로 분석한다.

따라서 이 책의 목적은 중국의 미래를 예측하려는 것이 아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섣불리 단언하기보다는 중국의 미래가 전개될 초기 조건을 종합적이고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1부에서는 중국에서 혁신이 정책적 지향이자 화두가 된 배경을 살펴본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고도성장 비결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잘 해석한 북경대학 린이푸 교수의 논지를 소개하고, 그가 놓친 혁신이 중국 내에서 어떻게 새로운 성장의 담론으로 자라났는지를 살핀다(제1장). 그리고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어인 ‘혁신’이라는 개념이 동아시아와 중국에 어떻게 도입되고 자리 잡았는지, 그 용어에 내재된 독특한 뉘앙스는 무엇인지 짚어본다(제2장).

제2부에서는 중국의 ‘국가혁신체제’를 점검하고 그 구조를 살핀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과학연구 수행 주체와 과학연구 성과의 산업화 메커니즘(제3장),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및 혁신 정책(제4장), 중국의 고등교육체제와 인재 육성(제5장), 중국 각지의 혁신 공간(제6장), 혁신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는 중국의 수요 특징(제7장)을 논한다.

제3부에서는 다양한 중국 기업들이 성장의 사다리를 오르고 있는 현실을 살펴본다. 그 속에서 중국 특색의 패턴을 발견하고 개념화를 시도한다. 성장 사다리의 하단(下段)에 처음 올라서 성장의 기초를 다지는 기업 또는 정체하거나 추락하는 중국 기업의 사례들을 짚어보고(제8장), 그보다 높은 사다리 중단(中段)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중국적 현상을 포착하며(제9장), 사다리 상단(上段)을 올라서거나 새로운 상단을 만들어나가는 중국 기업의 비결을 분석한다(제10장).

제4부에서는 중국의 성장과 혁신 경험을 이론화하는 한편, 중국과 혁신에 관한 기존의 이론적 논의를 되짚어보고 그 지평을 확대한다. 서구 선진국과 일본 등의 기업 성장 사례를 근간으로 하는 기존의 기업이론에 중국의 경험을 반영하고(제11장),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이분법에 기초한 기존의 경제체제론에 중국의 현실과 진화를 투영한다(제12장). 또한 ‘창조적 파괴’라는 말의 창시자인 슘페터로 되돌아가 혁신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고(제13장), 혁신의 지평을 과학기술을 넘어 디자인적 사고로까지 확장한다(제14장).

제5부에서는 최근 글로벌 경제체제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미중 갈등의 양상을 추적하고(제15장), 싱가포르의 자기 변신 노력을 참고하며(제16장), 지금까지의 논의들을 바탕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다각도로 제안한다(제1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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