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직업(job)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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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직업(job) 창출
  • 최기련 논설고문/아주대학교 명예교수·에너지경제학
  • 승인 2021.02.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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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련 칼럼]_ 논설고문 칼럼

우리나라 고등교육 부문에서 현안 최대 해결과제는 대학 입학인원 감소이다. 이는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수준이 세계에서 ‘톱’ 수준인 우리 여건에서 당연한 것이다. 이에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소멸한다.’는 괴담도 퍼지고 있다. 따라서 고등교육기관은 학제, 교육과정, 그리고 학생지원 시스템 혁신 경쟁에 있다. 이러한 경쟁보다 더욱 절실한 것이 우리나라 신규 고용 창출 수준과 신규 고용을 구성하는 미래 직업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일 것이다.

‘다보스’ 포럼 개최로 유명한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은 세계 직업변화 추세에 관한 연례보고서를 발행한다. 미래의 유망 직업과 기능을 예측하기 위해 전 세계 산업 부문 지도자들과 인력 전문가들의 견해를 조사한 결과이다. 특히 관련 변화 조짐을 심층 분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2020보고서가 세 번째이다.
 
이번 2020보고서의 특징은 당연히 코로나 ‘팬더믹’ 효과를 장기적인 기술변화 관점에서 분석했다. 이 결과는 다음과 같은 5가지 특징적 변화상으로 요약된다.

첫째, 자동화 추세가 미래 인력구조에 예상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욱 심각하게 영향을 미친다.
향후 5년간 자동화 추세에 따라 약 8천 5백만 명의 실업이 유발될 것 같다. 이는 자동화 추세가 ‘코로나 팬더믹’ 영향과 융합된 ‘이중 고초’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까지 기업들의 신기술 도입/채용 증대의 파급효과이다. 

조사에 응한 기업의 43%는 기술융합에 따라 인력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41% 기업들은 전문화된 하청/대외협력기업 활용을 원한다. 이에 반해 34% 기업들은 기술융합에 따라 고용증대를 계획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향후 5년간 기업들은 그들의 기업 활동을 인간과 기계에 대략 절반씩 담당시킬 것으로 보인다. 

둘째, ‘로봇’ 혁명은 향후 5년간 약 9천7백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와 고용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기술 부문과 ‘소셜 미디어’와 ‘지식 콘텐츠(Contents)’ 개발 등 ‘돌봄(Care) 경제’라는 새로운 경제 부문에 관련된 인력 수요가 새롭게 창출될 것이다. 그리고 새롭게 창출되는 고용 수요는 녹색경제 분야에서 가장 활발할 것이다. 예컨대 관련 기초 ‘데이터’ 창출, ‘엔지니어링’ 역할 재정립, ‘클라우드(Cloud) 컴퓨팅’, 새로운 수요에 부응하는 제품개발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런 연후에도 ‘돌봄’ 경제라는 새로운 경제구조 아래서 인간 간 연계의 중요성을 구현하는 새로운 인력 수요는 계속 창출될 것이다. 예컨대 ‘컨텐츠’ 생산과 마케팅, 다양한 배경의 인력들과의 효율적 노동환경 조성 등에 대한 인력 수요는 활발할 것이다. 

셋째, 2025년경에는 분석적(Critical) 사고, 창의성, 그리고 유연성이 노동 인력의 가장 바람직한 기능으로 간주될 것이다. 여기에다 고용자들은 비판적 사고, 분석능력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러한 고용자의 요구는 종래에도 그러하였지만 그 강도가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다 2020 조사에서는 능동적 학습, 복원 탄력성, 스트레스 대응력, 그리고 사고의 유연성 등이 새롭게 강조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LinkedIn과 같은 새로운 계량적 조사방법론을 활용하여 요소분석이 가능하였다.

넷째,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업무는 고용인들의 기능 제고이다. 예컨대 향후 5년간 종사 예정인 직원들의 업무 중 절반은 그들의 핵심 기능 제고를 위한 재교육일 것이다. 특히 공공부문들도 해고되었거나 그 가능성이 큰 노동자들의 재교육과 역량 강화에 힘써야 한다. 현재 21%의 민간기업만이 이런 목적으로 공공기금을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공공부문은 인력 재교육과 역량 강화와 미래 직업 창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오랫동안 혁신 실적이 적은 교육과 훈련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다섯째, 원격근무 제도는 지속될 것 같다. 84% 이상의 고용주들은 원격근무 확대를 포함한 업무처리의 ‘디지털’화를 강화하고 있다. 고용주들은 그들의 고용자 중 44%를 원격근무로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업 ‘리더’ 중 78%가 원격근무는 노동 생산성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노동자들과 고용인들이 이런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위에 언급한 미래직업 창출 경향에 관한 정보가 우리나라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의 미래 전략형성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다만 이를 좀 더 내실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고유의 미래직업 창출 정보를 획득하는 방법론의 정립과 국제협력을 통한 미래직업 창출 체계 분화 가능성에 대한 재점검이다. 해외 유학보다 미래 경쟁력이 있는 우리 교육체계 재편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인가?


최기련 논설고문/아주대학교 명예교수·에너지경제학

아주대 에너지학과 명예교수로 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Grenoble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에너지자원기술개발지원센터 소장, 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 단장, 고등기술연구원장, 한국 에너지공학회 회장, 차세대 성장 동력 포럼 회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종합조정 실무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에너지와 기후변화>, <파워 플레이>, <에너지경제학>,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에너지와 환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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