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사문화예술 연구의 관문 고구려 벽화고분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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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사문화예술 연구의 관문 고구려 벽화고분 연대기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1.01.2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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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고구려 벽화고분의 과거와 현재: 한국 역사문화예술 연구의 관문, 고구려 벽화고분들과 만나다 | 전호태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SKKUP) | 616쪽

고대인들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로 유구한 시간을 지켜온 고구려 벽화고분은 한국 고대 예술문화의 원형 연구에서 더없이 중요한 유적이자 역사문화자료다. 특히 고분 안에 그려진 벽화는 당시 생활사와 풍속ㆍ사회제도ㆍ인간관계ㆍ예술세계ㆍ신앙관ㆍ국제교류ㆍ과학기술 업적 등 고구려와 고구려인의 전모를 품은 문화적 결정체다.

이 책은 고구려 벽화고분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가 2020년 10월 현재까지 조사ㆍ보고된 126기의 고구려 벽화고분에 대한 학술정보를 총체적으로 수집ㆍ총괄ㆍ정리한 기록이다. 일제강점기 조사기록, 북한에서 공개한 기록, 중국에서 간행된 발굴보고는 물론, 각종 도록ㆍ연구논문ㆍ저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되는 추가자료, 신문이나 잡지기사 등으로 확인할 수 있는 추가정보, 발굴 및 조사에 관여한 전문가와 일반인의 체험적 증언까지, 수집 가능한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각각의 벽화고분 현상이 시간적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종합했다.

고구려 벽화고분은 1902년 남포의 강서대묘, 강서중묘의 발견과 조사를 시작으로 1세기가 지나는 동안 126기(북한 평양 및 안악 일원 88기, 중국 길림성 및 요녕성 38기)가 발견되었다. 비교적 보존상태가 좋은 벽화고분 일부는 다른 고구려 유적들과 함께 2004년 7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유네스코의 지원과 관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외의 유적 대다수는 발견 당시부터 벽화의 보존상태가 좋지 않았고, 이후 빠른 속도로 원상을 잃어가고 있다.

▲ 고구려 벽화고분_무용총 수렵도
무용총 수렵도

벽화고분과 같이 고고학적ㆍ미술사학적ㆍ역사학적ㆍ종교학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유적은 발견조사 당시의 상태가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구려 벽화고분은 체계적인 정밀조사가 이루어진 경우가 드물고, 조사기록이 온전히 정리ㆍ보존된 사례도 많지 않다.

저자는 각각의 벽화고분이 발견ㆍ조사되는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한 재정리를 통해 고분의 입지ㆍ구조ㆍ규모ㆍ재료ㆍ유물ㆍ벽화에 대한 기본정보를 충실히 재구성했으며, 나아가 벽화 및 고분의 조사연구 사진과 모사도ㆍ유물의 성격과 계통ㆍ유적에 얽힌 이야기 등도 수집ㆍ정리하여 책 속에 각주로 달거나 부록자료로 세심하게 보강하였다. 또한 동아시아 미술사의 큰 흐름 속에서 고구려 고분벽화가 지니는 예술사적 위치를 개론하고, 벽화제작 기법, 벽화안료의 종류, 안료재료의 성격과 채취방법, 안료제조에 사용된 아교의 종류 및 제조법, 벽화기법 등도 꼼꼼하게 정리했다.

고구려 벽화고분에 관한 이 연대기를 통해 독자들은 고구려 문화의 독자성과 국제성, 고구려 과학기술과 예술의 수준, 고구려인의 사상과 종교, 고구려 문화의 대외 영향력 그리고 고구려 사회의 변화과정을 일관된 시선으로 조감해볼 수 있다.

고구려 벽화고분은 고고학ㆍ미술학ㆍ역사학ㆍ종교학ㆍ예술학ㆍ민속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학제적 협력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시각과 방법론에 입각한 연구가 필수적인 유적이다. 예컨대 고분미술은 시대사조ㆍ자연지리와 역사지리ㆍ사회제도ㆍ생활풍속ㆍ생업활동ㆍ과학기술ㆍ종교와 신앙 등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형성되며 펼쳐지기 때문에, 이 연구에는 인문학과 사회과학 외에도 이학ㆍ공학ㆍ예술학ㆍ체육학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연구성과와 방법론이 적용된다.

저자는 하루빨리 여러 나라 학자와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고구려 벽화고분 연구네트워크가 만들어져 관련 학술정보가 자유롭게 공유되고 연구되는 여건이 마련되기를 바라며, 여기에 무관심과 몰이해 속에 악화된 환경의 희생물이 되어가고 있는 벽화고분들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서라도 무엇보다 국제적인 관심과 정책적 해결방안의 공동 모색이 시급한 과제라고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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