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할 포스트휴머니즘 시대를 모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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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할 포스트휴머니즘 시대를 모색하다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1.01.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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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인공지능과 포스트휴머니즘 | 강미정·김경미·신상규·신중휘·양천수 외 6명 지음 | 이학사 | 259쪽

이 책은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우리의 생활양식과 사회관계가 급격히 변화하고 그에 따라 윤리적·법적·사회적 쟁점들이 새롭게 부상하며 급기야 휴머니즘 및 인간의 정체성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인간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을 초래하며 인간의 본성뿐 아니라 세계의 본성, 그리고 인간과 세계의 상호작용을 근본적으로 변형시키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연구자들이 모여 과학, 의학, 철학, 법학, 미학, 교육학 등 각자의 분야에서 ‘인공지능과 포스트휴머니즘’을 주제로 진행한 다양한 학술 활동의 결과물을 이 책은 담고 있다.

과거 인간과 기계는 서로 이질적인 존재로 그 경계가 명확했지만, 21세기에는 인간의 기계화 경향과 기계의 인간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인간과 기계 간 경계가 약화되고 있다. 아직은 인공지능이 특정 영역에서만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을 뿐 인간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멀티 능력을 갖추고 있지는 못하고, 로봇 역시 언어나 감정 표현이 아직은 서툴고 행동 또한 인간처럼 유연하지도 민첩하지도 섬세하지도 못하다는 한계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러한 한계들은 점차 극복될 것이다. 먼 미래의 특이점에 접근할수록 초지능을 지닌 새로운 종으로서의 ‘로보 사피엔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인간과 기계의 탈경계화는 기계를 바라보는 인간의 시각을 바꾸고,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며 궁극적으로 휴머니즘에 어떤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인간은 기계를 그 존재적 특성과 무관하게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단순한 도구로 간주해왔다. 하지만 인공지능에서 보듯이 기계는 인간의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어떤 목적을 갖고 세계를 구성하는 실존적 존재자로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인간 사회를 떠받쳐주는 물리적 기반이 아니라, 인간과 복잡하게 연결된 관계망 속에서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행위자로 거듭나고 있다. 한마디로 인공지능 시대에 기계는 더 이상 인간의 외부에 존재하는 객체가 아니라, 인간의 몸과 마음의 일부로 주체화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아직은 일부의 현상이지만 섹스로봇과 결혼한다거나, 인공지능 로봇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사건들은 이러한 단면을 잘 보여준다.

이렇듯 인간의 기계화 경향과 기계의 인간화 경향이 상호 교차하면서 인간과 기계의 탈경계화가 가속화되는 상황 혹은 그러한 상황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포스트휴먼의 상태라 말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21세기는 포스트휴먼 시대다. 이 책은 이러한 포스트휴먼 시대에 포스트휴먼을 이끌어가는 과학기술의 발달이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그로 인해 인간 정체성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나아가 달라진 인간 정체성의 시각에서 미래 사회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그리고 그러한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어떠한 윤리적ㆍ법적 규범과 사회제도적 장치들이 새롭게 필요한지를 탐색한다. 구체적으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목표를 지향한다. 첫째, 21세기 과학기술 문명을 선도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중심으로 그것의 발전 배경과 현황 및 전망을 기술적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둘째,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변화들, 곧 인간과 인공지능 간 새로운 관계 설정,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 그리고 이에 수반하는 윤리적·법적·사회적 쟁점들과 같은 인간학적 문제들을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셋째, 인공지능의 인격체로의 발전 가능성, 인공지능을 활용한 인간의 능력 증강과 그에 따른 인간 정체성의 변화, 그리고 기계의 인간화 경향과 인간의 기계화 경향이 교차하는 미래의 포스트휴먼 환경에서 궁극적으로 인간과 인공지능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적합한 담론으로서 포스트휴머니즘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는 곧 다가올 미래 사회에 대한 초학제적 대응의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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