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모형을 넘어서: 〈최종 이론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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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모형을 넘어서: 〈최종 이론의 꿈〉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1.01.04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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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

■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 <문화정전 제 28강>_ 김수봉 성균관대학교 수석연구원의 「표준모형을 넘어서: <최종 이론의 꿈>」

네이버문화재단의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 일곱 번째 시리즈 ‘문화정전’ 강연이 매주 토요일 서울의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종로에서 진행되고 있다. 인류 문명의 문화 양식은 오랜 역사를 통해서 문화 전통, 사회적 관습으로 진화하며 인류 지성사의 저서인 '고전'을 남겼다. 이들 고전적 저술 가운데, 인간적 수련에 핵심적이라 받아들여지는 저술을 문화 정전(正典)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 52회로 구성된 이번 시리즈는 인류가 쌓아온 지적 자산인 동서양의 ‘문화 정전(正典)’을 통해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이 마주한 삶의 문제를 깊숙이 들여다본다. ‘주제 5. 근대 과학과 인간의 삶’ 제 28강 김수봉 수석연구원(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의 강연을 소개한다.

정리   고현석 기자
사진·자료제공 = 네이버문화재단

 

표준모형을 넘어서

김수봉 수석연구원은 “자연계의 네 가지 힘인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 가운데 “중력을 제외한 세 종류의 힘을 통합해 한꺼번에 설명”하고 있는 표준모형(standard model),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고자 하는 이론적 노력에 대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의 저서 『최종 이론의 꿈』을 경유해 이야기한다. 요컨대 현대 물리학의 근간이 되는 ‘힘의 통합’을 위해 표준모형에 이르기까지 지난 100년간의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와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 과정을 다룬 데 이어 그 정체와 한계점들을 살펴본 다음, 이른바 표준모형이 맞닥뜨린 장벽 극복을 목표로 ‘최종 이론의 꿈’을 품은 이들이 어떤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지난 11월 28일, 김수봉 수석연구원이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 – 문화정전>의 28번째 강연자로 나섰다. 사진제공=네이버문화재단

우주의 기본 구성단위인 입자

우주 만물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구성 원소에 대한 의문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로부터 시작해 지금까지도 완벽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인류가 알고 있는 물질의 기본 구성단위에 대한 이해는 엄청난 발전을 하였다. 그것은 “표준모형(Standard Model)” 이론의 뼈대가 되는 “기본 소립자(elementary particle)”로서 원자의 1억 분의 1 정도 크기이다. 이것은 인간이 관측할 수 있는 범위에서 가장 작은 기본 단위이고 일부 이론 물리학자는 “초끈(superstring)”이라는 이보다 훨씬 작은 단위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자연의 네 가지 기본 상호작용

그러면 표준모형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것은 자연계의 네 가지 힘인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을 하나의 통일된 개념으로 통합하려는 통일장 이론(unification theory)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에서 비롯되었다. 표준모형은 중력을 제외한 세 종류의 힘을 통합해 한꺼번에 설명하는 이론이다. 전자기력은 전기를 띤 핵과 전자를 결합해 원자를 구성하는 힘이고 이 원자들이 역시 전자기력에 의해 뭉쳐 물질을 구성한다. 약력은 핵의 붕괴와 융합에 관여하는 힘이고 소립자들이 접촉하는 순간에만 존재하는 아주 약한 힘으로서 우리가 직접 느낄 수는 없다. 강력은 쿼크라는 소립자를 묶어 핵 속에 존재하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이루는 매우 강한 힘이고, 그리고 이 양성자와 중성자들을 결합해 핵을 구성하는 힘이기도 하다. 강력은 약력과 전자기력보다도 강한 힘으로서 약력에 의해 핵이 붕괴할 때 강력으로 축척된 에너지를 발생시켜 물을 데우고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드는 핵 발전의 원동력이다.

다른 종류의 힘을 통합하려는 노력

뉴턴이 태양계의 운동과 지구상에서 물체의 운동을 하나의 통합된 관점에서 설명하기 위해 중력 혹은 만유인력을 고안해낸 것이 이러한 노력의 시작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서로 다른 힘들을 통합한 이는 1870년대 맥스웰이다. 그는 전기력과 자기력을 맥스웰 방정식에 의해 전자기력으로 통합하였다. 1915년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이론으로 중력 이론을 완성한 후, 그를 포함한 물리학자들이 그 당시에 알려져 있던 힘인 전자기력과 중력을 통합하는 새로운 이론을 만들고자 시도하였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을 거부하고 죽을 때까지 통일장 이론 연구에 몰두했다고 한다. 그는 전자기력과 중력을 통합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힘의 통합”이라는 개념은 현대 물리학의 근간이 되었다.

양자장론에 의한 힘의 세기를 계산하다

원자 세계에 대한 양자역학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며 중력, 전자기력과 더불어 약력과 강력이라는 새로운 기본 힘을 알게 되면서 1950년 무렵 네 종류의 힘이 하나의 근본 힘에서 분리되었을 것이라는 가설이 제시되었다. 그리고 힘이라는 것이 전기장과 같이 필드(field)라는 마당 혹은 장(場)에서 비롯되었다는 더욱 심오한 이해를 가지게 되면서 이 모든 힘을 장의 이론(field theory)으로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고전 장 이론은 20세기 초 탄생한 양자역학과 합쳐져 양자장론으로 발전하였다. 양자전기역학(quantum electrodynamics, QED)은 맥스웰이 완성한 고전 전자기학을 양자화하여 전자기력을 소숫점 10자리 이하까지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이론이다. 이것은 전하를 가진 전자나 쿼크 입자들 사이의 전자기력을, 이를 매개하는 가상 광자의 교환을 통해 상호작용을 다루는 양자장론의 성공적인 첫 시도였다. 

표준모형의 기본 입자 

1911년 러더퍼드는 방사능 붕괴에서 나오는 알파선을 이용하여 원자의 중심에 핵이 존재함을 발견하였고 보어는 원자의 구조를 설명하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20세기 초 양자역학의 발전과 더불어 원자의 구조를 알아내기 시작하면서 전자, 양전자와 그리고 핵 속에 존재하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발견하였고 입자는 이에 대응하는 반입자가 존재함을 알게 됨으로써 기본 입자에 대한 이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처음에는 핵의 방사능 붕괴나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에서 새로운 소립자를 발견하기 시작하여 원자의 구조와 물질의 기본 구성 입자를 밝혀내었다. 1930년대부터 가속기가 등장하면서 매우 다양한 여러 소립자를 관측하게 되었다. 기본 구성 입자가 너무 많아지자 당혹스러웠지만 그것들의 질량과 성질로부터 그룹으로 나누어 분류되고 그것을 통해 규칙적인 대칭성이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결국 그 많은 소립자들도 전자, 뮤온, 타우라는 세 종류의 가벼운 입자와 이에 대응하는 전자 중성미자, 뮤온 중성미자, 타우 중성미자, 즉 여섯 개의 경입자(혹은 렙톤)와 여섯 개의 쿼크가 기본 구성 입자임을 알게 되었다. 총 12종류의 입자는 모두 스핀이 2분의 1이라는 성질을 가지는데 디랙 입자 혹은 페르미온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경입자는 모두 약력 전하를 가지나 강력 전하는 없고, 전자, 뮤온, 타우는 전기 전하를 가져 전자기력을 느끼지만, 중성미자는 전기 전하가 없어 전자기력을 느끼지 않는다. 쿼크는 약력 전하와 전기 전하를 가져 전자기력과 약력을 느끼면서, 특히 색소 전하를 가지고 있어 매우 큰 강력에 의해 업 쿼크와 다운 쿼크가 서로 결합하여 양성자와 중성자를 만들어 그 속에 갇혀 있다. 나머지 쿼크는 탄생하는 순간 붕괴하여 다른 입자로 변하여 사라진다.

표준모형의 배경과 게이지 대칭성 

어떤 사물에 변화를 주었을 때 그것이 원래 형태 그대로인 것처럼 보이면 이 변화에 대해 대칭적이라고 한다. 즉, 어떤 변환에 대해 변하지 않는 성질이 있으면 “대칭성(symmetry)”이 있다고 한다. 

현대 물리학에서 발견한 가장 놀랍고 근본적인 자연의 대칭성이 바로 게이지 대칭성(gauge symmetry)이다. 그리고 이것이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의 뿌리가 된다. 이것은 “게이지”라는 변환을 하였을 때, 물리법칙은 변함이 없고 이에 해당하는 변하지 않는 물리적 양이 존재하는 대칭성을 말한다. 그러면 도대체 “게이지 변환”이 무엇일까? 이것은 시간과 공간의 위치마다 볼 수는 없으나 추상적인 공간의 회전 각도에 해당하는 “위상각(phase)”의 변환을 의미한다. “게이지 대칭성“은 각 시공간에서 서로 같은 혹은 서로 다른 임의의 위상 변화가 생겨도 변하지 않는 내부에 숨어있는 성질에 관한 대칭성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20세기 초 독일의 헤르만 바일(Hermann Weyl)이라는 수학자가 자연에 이러한 게이지 대칭성이 존재함을 파악하였다. 그는 일반 상대성 이론의 원리를 추상적인 공간으로 확장해 게이지 대칭성의 개념을 도입하고 전자기력을 설명하는 맥스웰 방정식을 유도해낼 수 있음을 보였다. 바일은 최초로 게이지 대칭성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서로 다른 힘을 통합하려는 노력에 결정적 역할을 한 위대한 학자이었다. 자연에 존재하는 게이지 대칭성이 유지되려면 게이지 변환을 상쇄하는 데 필요한 매개체가 자연에도 존재해야 하는데 물리학자들은 이것을 게이지 장(gauge field)이라고 부른다. 

게이지 대칭성이 등장한 당시 물리학계는 슈윙거, 파인만, 도모나가, 세 학자가 전자기학에 양자역학을 적용하여 1948년경 양자전기역학(QED)을 만들었고 이것이 재규격화가 가능한 이론임을 보이는 데 성공하여 들뜬 분위기였다. 대부분의 양자장론에서 섭동 이론으로 계산한 고차원에서의 결과가 발산하기 때문에 실제 측정된 값으로 유한하게 만드는 방법이 재규격화이다. 물리학자인 C. N. 양(C. N. Yang, 楊振寧)과 로버트 밀스(Robert Mills)가 게이지 대칭성을 이용하여 양자전기역학을 일반화시켜 전자기력과 약력을 통합하려는 노력으로 “양-밀스 이론”을 1954년 탄생시켰다. 

하지만 양-밀스 이론은 이론적으로는 멋지고 흥미롭지만 실제 자연 현상과는 어긋난 점이 존재했다. 이 모순은 게이지 장의 질량에서 비롯된다. 양-밀스 이론의 게이지 장 매개 입자, 즉 게이지 보손(boson)이 전자기장의 게이지 보손인 빛처럼 질량이 없으면 양-밀스 상호작용 즉 약력의 세기가 전자기력보다 더 커지므로 이것은 실험 결과와 달라서 게이지 보손이 큰 질량을 가져야만 한다. 왜냐하면 질량이 큰 보손 입자가 가상 입자로서 주고받으면 그만큼 일어나기 힘들어 상호작용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이지 보손이 질량을 가지면 이 이론의 게이지 대칭성이 깨어져 문제가 된다. 수학적으로 양-밀스 이론이 매력적이었지만 이러한 모순으로 자연을 설명하는 데는 실패하였다. 나중에 “자발적 대칭성 깨짐”이라는 현상이 알려지면서 게이지 보손이 질량을 가지더라도 이 이론의 게이지 대칭성이 그대로 유지되는 방법이 발견되어 양-밀스 이론은 부활하게 된다. 그리고 1971년 엇호프트(Gerardus 't Hooft)가 양-밀스 이론의 재규격화가 가능함을 증명하여 1999년 펠트만(Martinus Veltman)과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자발적 대칭성 깨짐

1957년 바딘(John Bardeen), 쿠퍼(Leon N. Cooper), 슈리퍼(J. Robert Schrieffer)의 BCS 이론은 초전도 현상의 원리를 양자역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기 위해 제안되었다. 두 개의 전자는 물성의 격자 진동에 의해 쿠퍼 쌍을 이루는데 이 효과로부터 초전도 현상을 설명한다. 이 이론에 의하면 보손(boson)으로 이루어진 계가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에 있으면, 더 이상의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 아무런 물리적 저항 없이 가장 낮은 에너지의 다른 상태로 바뀔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가 되면 보손들의 스핀 방향이 모두 같아져야 하는데 이것이 일종의 대칭성이 깨진 상태이다. 상온에서는 각 보손의 스핀이 제멋대로 향하고 있는 계의 스핀은 어떤 특정한 방향이 없으므로 회전 대칭성을 가지게 된다. 온도를 낮추게 되면 “보스 응축(Bose condensation)”이 일어나면서 차츰 스핀이 한 방향으로 정렬하게 되고,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는 모든 보손들의 스핀 방향이 한 방향으로 정렬된다. 계의 스핀이 특정한 방향으로 생겨나면서 더 이상 대칭성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이때 생긴 특정한 방향은 물리적인 이유로 인한 것은 아니므로 어느 방향이 될지는 알 수 없다. 360도의 어떤 방향도 가장 낮은 에너지가 가능한 상태였는데 어떤 특정한 하나의 방향이 정해진 셈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대칭성이 깨지는 현상을 “자발적 대칭성 깨짐”이라고 한다. 

힉스 메커니즘의 탄생과 힉스 입자

게이지 대칭성을 이용하여 전자기력과 약력을 통합하려던 노력은 “양-밀스 이론”이 자연 현상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 발견되어 난관에 부딪혔다가 자발적 대칭성 깨짐으로 다시 돌파구를 찾아낸 셈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자연의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 즉 진공 상태의 게이지 대칭성이 자발적으로 깨지는 현상을 도입하여 양-밀스 이론의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다. 1963년 앤더슨이 자발적 대칭성 깨짐을 게이지 이론에 관련지어서 논한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였는데 응집물질 물리학자답게 비상대론적인 접근이었고 입자 물리학자들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1964년 벨기에의 앙글레르(François Englert)와 브라우트(Robert Brout), 그리고 영국의 힉스(Peter Higgs)가 서로 독립적으로 스핀이 없는, 즉 스핀 0인 스칼라 장이 우주 공간 어느 곳에서나 존재함을 도입하여 게이지 대칭성이 깨지는 과정을 제시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스칼라 장이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대칭성이 깨지고, 전자기력과 약력의 물리 법칙은 게이지 대칭성이 그대로 유지된 채로 자연 현상은 대칭성이 깨진 것처럼 보이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게이지 장 혹은 게이지 보손에 질량을 주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처럼 진공 상태의 게이지 대칭성의 자발적 대칭성 깨짐을 통해 게이지 입자에 진공 에너지 기댓값에 비례하는 질량이 부여되는 과정을 “힉스 메커니즘(Higgs mechanism)”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네 종류의 스칼라 장으로부터 세 성분은 약력의 게이지 보손에 흡수되어 질량을 가지게 하고 나머지 한 성분은 스핀 0인 중성의 입자로 살아남아 질량을 가진 “힉스 입자(Higgs particle)”가 된다.

힉스 입자가 2012년 제네바에 위치한 CERN 연구소의 LHC 가속기를 사용한 국제 공동 연구진의 실험 장치에서 발견됨으로써 힉스 메커니즘이 실험적으로 증명되었다. 

질량의 의미와 기원

힉스 메커니즘의 발견으로 질량이 없던 입자들의 질량을 부여하는 방법이 개발된 셈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스칼라 장의 진공 상태 대칭성이 자발적으로 깨어지면서 힉스 입자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입자들과 상호작용하여 질량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힉스 입자와 강하게 상호작용하는 입자의 질량은 크고 빛은 전혀 상호작용을 안 해 질량이 없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우리가 생각해오던 질량의 의미를 바꾸어놓았다. 

즉, 힉스 메커니즘에 의하면 질량은 힉스 입자와 상호작용하는 세기와 관련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질량의 의미에 대하여 아주 새로운 관점의 이해를 제공한다.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의 기본 단위인 입자의 질량이 우주의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 스칼라 장이 자발적으로 깨어져 생긴 힉스 입자가 부여한다는 흥미로운 사실이다. 

하지만 힉스 메커니즘은 입자의 질량이 각자 서로 다르게 부여되는 과정을 설명해도 왜 각 입자들이 특정한 값이어야 하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힉스 입자와 입자의 상호작용 크기가 왜 입자마다 다르고 어떤 특정한 값으로 주어졌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즉 질량을 결정하는 기원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 그러므로 표준모형은 전자, 뮤온, 타우 등 각 기본 입자의 절대적 질량 크기를 예측하지 못하고 이것이 표준모형의 한계이면서 난제로 남아 있다.

표준모형의 완성과 개요

20세기 초 바일이 게이지 대칭성의 존재를 파악한 후 1948년경 재규격화가 가능한 양자전기역학이 등장하였고, 이 게이지 대칭성을 이용하여 전자기력과 약력을 통합하려는 “양-밀스 이론”이 1954년 나왔으나, 자연 현상과 모순되고 재규격화가 어려워 난관에 부딪혔다가 1964년 힉스 메커니즘의 등장으로 약력과 전자기력을 같이 통합하는 이론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맥스웰이 전기력과 자기력을 통합하여 전자기 이론을 만든 후 두 번째로 성공한 통합 이론으로서 1967년에 만들어진 “전기약력 이론(Electroweak Theory)” 혹은 “와인버그-살람 이론”이라 부른다. 이 이론은 강력을 포함해 입자 물리학의 표준모형(Standard Model)이 되었으며 1970년대 글래쇼(Sheldon Lee Glashaw), 와인버그(Steven Weinberg), 살람(Abdus Salam)에 의해서 완성되었다. 

이 통합된 이론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세상에서 힉스 메커니즘에 의해 진공의 스칼라 장 대칭성이 자발적으로 깨어져 강력, 약력, 전자기력의 개별적 힘에 대응되는 게이지 대칭성에 따라 서로 다른 게이지 보손을 매개하여 힘의 크기가 달라짐을 설명한다. 온도와 에너지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충분히 높아지면 원래 게이지 대칭성이 다시 살아나 이 힘들은 더 이상 구분되지 않고 하나의 게이지 군, 즉 하나의 게이지 대칭성으로 기술된다. 한편 높은 온도에서는 가능한 바닥 에너지의 진공 상태가 오직 하나만 남아 게이지 대칭성은 자발적으로 깨지지 않고 유지가 된다. 온도에 따라 진공의 상태가 바뀌는 것을 물리학자들은 상전이라고 부른다. 

표준모형은 강력을 다루는 양자색소역학(QCD)과, 약력과 전자기력을 다루는 와인버그-살람 이론으로 이루어졌다. 이 표준모형에 따르면, 전자와 중성미자 등의 경입자 혹은 렙톤은 기본 입자나, 하드론은 쿼크로 이루어진 입자로서 기본 입자가 아니다. 그리고 기본 입자들은 게이지 보손을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한다. 게이지 보손은 이 이론의 게이지 대칭성으로 설명한다. 표준모형의 게이지 대칭성 가운데 전자기력과 약력에 해당하는 1차원과 3차원의 게이지 대칭성으로 원래 네 종류의 질량이 없는 게이지 보손이 있었는데, 힉스 메커니즘에 의하여 깨지면서 전기 전하가 없는 1차원과 3차원의 게이지 보손 성분이 서로 혼합되면서 약력의 W+, W-, Z0 게이지 보손이 질량을 가지게 되고 게이지 대칭성이 깨지지 않는 전자기력의 광자 게이지 보손은 계속 질량이 없는 상태로 남는다. 따라서 전자기력은 매개 입자가 가벼워 먼 곳까지 작용을 하지만 약력은 매개 입자가 매우 무거워 힘의 크기가 약하고 아주 짧은 거리에서만 존재한다. 강력은 쿼크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워낙 강해 하드론에 속박되어 간접적으로만 존재를 알 수 있고 힉스 메커니즘에 의해 게이지 대칭성이 깨지지 않고 남아 강력의 8개의 글루온 게이지 보손들은 질량을 가지지 않는다. 표준모형은 힉스 메커니즘을 제외하고 1980년대에 실험적으로 모두 검증되었다. 힉스 메커니즘은 2012년 힉스 입자가 발견되며 검증되었는데 그로써 표준모형이 완전히 실험적으로 검증되었다.

표준모형의 실험적 검증

2012년 이전까지 표준모형은 여러 수많은 실험 결과와 비교해 놀라울 정도로 일치함을 보여주었다. 자발적 대칭성 깨짐을 이용하여 1971년 엇호프트가 양-밀스 이론의 재규격화가 가능함을 증명하였고 1999년 펠트만과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전기약력 이론의 타당성 여부는 실험적으로 두 번에 걸쳐 확인되었다. 첫 번째는 1973년 CERN 연구소에서 수행된 거품 상자의 가가멜(Gargamelle) 검출기에서 중성미자가 산란될 때 중성 보손류가 일어남을 발견한 것이다. 두 번째는 1983년 CERN 연구소에서 UA1과 UA2 실험에서 원형 가속기를 사용하여 양성자-반양성자 충돌을 일으켜 W와 Z 게이지 보손을 찾아낸 것이다. 하지만 표준모형을 최종적으로 검증하려면 와인버그-살람 모형에서 힉스 메커니즘이 실제로 일어났는가를 확인하기 위하여 반드시 힉스 입자를 발견해야만 했다.

힉스 입자를 보기 위해서는 이 입자를 만들어야 한다. 엄청난 에너지를 아주 작은 공간에 모아 힉스 장을 요동시키면 힉스 입자가 생성될 수 있다. 힉스 입자가 만들어지려면 최소한 힉스 입자의 질량보다 더 큰 에너지가 필요했다. 이 목적으로 CERN 연구소에 여러 나라가 협력하여 LHC(거대 강입자 충돌기) 시설을 건설하였다. 이 가속기를 이용해 양성자들을 거의 빛의 속도로 가속하여 두 양성자 빔을 서로 충돌시키면 힉스 입자를 만들 수 있었다. 이 LHC는 2009년에 가동되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성자와 양성자 충돌을 일으켰다. 가동한 지 3년 만에 2012년 7월 4일 ATLAS 실험과 CMS 실험이 힉스 입자의 발견을 보고했다. 표준모형이 실험을 통해 최종적으로 검증된 것이다.

표준모형의 한계

표준모형의 완성으로 우주는 기본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측정한 거의 모든 결과들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설명한다. 이처럼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표준모형이지만 물리학자들은 이것을 궁극의 이론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한다. 많은 한계가 있고 중력을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표준모형이 궁극의 이론을 근사하는 단지 유효 이론이며, 더 높은 에너지에서는 표준모형이 설명하지 못하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리라고 기대한다.

몇 가지 실험 결과들은 표준모형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표준모형에서는 중성미자의 질량이 0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 중성미자의 아주 작은 질량의 존재는 표준모형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또 한편, 표준모형의 기본 입자로 설명할 수 있는 우주의 물질은 전체에서 고작 5%밖에 되지 않는다. 모든 물질을 설명해줄 수 있으리라 예상되었던 표준모형은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그리고 표준모형에는 다음과 같이 여러 이론적 결함들이 있다. 우선 표준모형이 너무 많은 변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표준모형에 필요한 19개의 변수들은 예측할 수 없어 일일이 측정해 정해줘야 한다. 즉, 왜 이들 변수들이 하필 그 값을 가지는가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표준모형은 “세대 간의 격차와 세대의 개수”를 설명하지 못하는 결함이 있다. 기본 입자는 비슷한 종류끼리 묶을 수 있는 세 계층의 세대가 있고 희한하게도 세대가 올라갈수록 입자들의 질량은 엄청나게 커진다. 그 이유를 표준모형은 설명해내지 못한다. 

다음은 더욱 심각하다. 표준모형은 진공 에너지를 예측할 수 없다. 이것은 우주상수 문제라고 불린다. 문제는 진공 에너지 밀도 즉 우주상수의 예측 값인데, 이론적으로 예측된 진공 에너지 밀도는 무한대이거나 중력을 고려하면 플랑크 에너지와 유사해야 하는데, 관측된 값은 이보다 훨씬 작다. 아직 왜 우주상수가 예측한 값보다 아주 작은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표준모형의 또 다른 한계는 강력과 관련이 있다. 약력과 전자기력은 하나의 힘이 분화한 것으로 표준모형은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표준모형에서 강력은 여전히 따로 노는 상호작용이다. 물리학자들은 전자기약력처럼 강력 또한 전자기약력과 합쳐진 어떤 단일 상호작용의 분화일 것으로 믿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표준모형에서는 이를 설명하지 않는다.

앞에서 기술한 한계들은 표준모형을 어떻게든 수정과 확장을 하면 되거나 혹은 그냥 설명할 수 없는 문제로 간주해도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중력 문제는 양자장론의 뿌리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문제이다. 양자장론에 어떻게든 중력을 도입하려고 해도 결국 재규격화가 불가능하다. 즉, 중력을 포함하여 섭동 이론에 고리를 하나라도 포함한 파인만 다이어그램을 계산하면 결코 재규격화할 수 없는 무한대가 발생한다.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경우 재규격화 가능성이 이론의 틀을 잡는 강력한 도구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 논리를 중력에다 적용하면 도리어 중력을 기술하기 위해 필요한 항들이 아무것도 없어야 한다. 심지어 중력이 약력보다 엄청나게 작은 힘인데도 그렇다. 모든 것을 설명하겠다는 표준모형은 우리와 가장 친숙한 힘을 결코 포함할 수 없는 것이다.

암흑 물질

암흑 물질(Dark matter)은 우주에 널리 분포하는 물질로서, 전자기파 즉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으면서 질량을 가지는 물질이다. 즉 빛을 방출이나 반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광학적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질량에 의한 중력 효과는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우주의 물질과 에너지 총합의 약 26%가 이 암흑 물질로서 존재한다. 

암흑 물질 존재의 증거는 은하 내부의 항성 및 성단의 관측된 회전 운동의 속도 분포에서 왔다. 암흑 물질이 없는 상황에서 회전 속도 분포는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에 반비례하여 작아져야 하는데, 실제 관측된 회전 속도 분포는 거리에 상관없이 거의 일정한 것으로 관측되었다. 이 회전 속도 분포를 설명하려면 중심에는 관측된 질량 분포보다 더 많은 질량이 존재하고 광학적으로는 관측이 되지 않는 암흑 물질이 분포함을 예상할 수 있다. 

은하의 회전 속도 곡선, 중력 렌즈, 우주의 거대 구조 형성 등의 증거들로 미루어볼 때, 우주 전체의 26%이고 우주 질량의 85~90%를 차지하는 암흑 물질은 전자기적 상호작용을 하지 않고 오직 중력의 영향만으로 그 존재를 알 수 있다. 그러면 암흑 물질의 후보로는 어떤 것이 가능할까? 여러 간접적인 정보와 이론을 바탕으로 몇 가지 가능한 후보를 추측할 수 있다. 주로 거론되는 암흑 물질 후보는 윔프(WIMP,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무거운 입자), 액시온, 비활성 (sterile) 중성미자, 그리고 초대칭 이론의 수많은 초대칭 짝입자이다. 이 암흑 물질 후보들은 다음과 같은 조건에 따라 크게 세 종류로 분류한다. 초기 우주에서 우주 팽창으로 인해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면서 우주를 구성했던 기본 입자들이 느리게 움직이게 되었는데, 그 이전에는 매우 빠르게 임의의 방향으로 아무렇게나 움직일 수 있었다. 그 당시 입자가 다른 입자와 충돌 없이 자유롭게 움직인 거리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다. 입자들끼리 부딪히기 전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길이, 즉 자유 흐름 길이(free streaming length)에 따라 암흑 물질은 “뜨거운 암흑 물질(HDM, hot dark matter)”, “따뜻한 암흑 물질(WDM, warm dark matter)”, 그리고 “차가운 암흑 물질(CDM, cold dark matter)”이 그것이다.

현재의 암흑 물질 탐색 연구는 대부분 차가운 암흑 물질 입자를 찾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일명 ΛCDM 모형이라고도 부르는 우주론의 표준모형이 차가운 암흑 물질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Λ”는 우주상수 (암흑 에너지), “CDM”은 저온 암흑 물질을 뜻한다. 현재 학계에서 가장 유력한 가설로 거론되고 있다. 차가운 암흑 물질 후보에는 윔프뿐만 아니라, 초대칭 짝입자 중에서 가장 가벼운 입자나 액시온 등도 있다. 중성미자는 너무 가벼운 입자이기 때문에 우리가 관측한 우주의 거대 구조를 만들 수 없어 암흑 물질의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는 후보에서 제외되었다.

암흑 에너지

암흑 에너지는 우주의 가속 팽창을 설명하는 미지의 에너지이다. 우주가 가속 팽창을 하면 먼 은하에서 오는 빛이 원래보다 더 빨간색으로 보인다는 도플러 효과가 일어나야 하는데 1998년 초신성에서 오는 빛을 관측하던 두 실험 그룹에서 이 효과를 실제로 확인하였다. 이 경우 백색왜성이 동반성으로부터 물질을 흡수하여 특정 질량에 도달하면 자체 중력을 이기지 못해 탄생하는 1a 초신성은 일정한 절대등급을 가지는데 이 때문에 거리를 재는 표준 광원으로 사용된다. 이 우주의 가속 팽창을 관측하여 암흑 에너지의 존재를 발견함으로써 우주의 진화에 대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났고 2011년 이 업적에 노벨 물리학상이 수여되었다.

아인슈타인은 1917년 논문에서 물질과 에너지에 의해 은하 간의 중력으로 우주가 점점 수축하여 붕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적당한 양의 우주상수를 도입해서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우주, 즉 정상 우주를 만들어내었다. 이 우주상수가 암흑 에너지에 해당한다. 우주상수는 암흑 에너지처럼 중력의 인력에 반대되는 척력으로서 가속 팽창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된 암흑 에너지의 한 가지 후보이다. 하지만 암흑 에너지의 정체가 정말 우주상수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더 멀리 있는 초신성의 빛을 더 많이 관측하여 암흑 에너지의 정체를 밝혀내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암흑 물질 탐색 노력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많은 학자들이 앞다투어 관측을 시도하고 있다. 우주의 약 25%를 설명하는 암흑 물질은 그것의 질량에 해당하는 중력으로 은하를 형성하고 은하들끼리 묶어 은하단을 구성할 정도로 은하 크기 이상의 공간에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광학적 직접 관측이 안 되므로 그것들의 정체를 알아내기가 매우 힘들다. 

첫째, 지구상에서의 암흑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표적을 준비하여 직접 검출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는 아직까지 명확한 암흑 물질의 신호를 보지 못했다고 간주할 수 있다.
둘째, 지구상에서 직접 검출하는 대신에 천문학적인 관측에 의한 것이다. 암흑 물질의 존재에 해당하는 신호를 간접 확인했다는 실험 결과가 존재하지만, 확실한 결과가 되지는 못하고 있다.
셋째, 입자가속기에서 인위적으로 암흑 물질 입자를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여 관측한다. 즉 암흑 물질의 후보 입자 중 하나인 초대칭 짝입자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방법에서도 아직까지 암흑 물질의 신호가 관측되지 않고 있다.

표준모형을 넘어서

표준모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이론이 이론 물리학자들에 의해 제시되었다. 그리고 이 이론들의 검증 과정으로 여러 실험에서 이론이 예측하는 현상을 관측하고자 노력해왔다.

강력과 전자기약력을 통합하려는 시도로 만든 대통일 이론(GUT; Grand Unified Theory)이 있다. 표준모형의 확장으로 다른 대표적인 것이 초대칭(supersymmetry) 이론이다. 다음은 모든 것의 이론, 즉 궁극의 이론이라는 초끈 이론 혹은 M 이론이다. 앞에서 언급한 이론들은 중력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지만 초끈 이론은 중력의 문제까지 다루고자 하는 이론이다. 이전에는 입자를 점으로 간주하였지만 이 이론은 입자를 진동하는 끈이라고 한다. 

표준모형을 확장한 위의 이론들은 실험적으로 검증이 되지 않고 있다. 현재 가장 높은 에너지로 가속시키는 LHC 가속기도 검증을 위한 에너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가장 단순한 대통일 이론만이 엄청난 양의 물을 사용한 양성자 붕괴 탐색 결과를 통해 부정되었을 뿐이다. 최근 발견한 중성미자의 아주 작은 질량의 존재는 표준모형을 벗어난 현상으로서 대통일 이론의 존재를 시사하는 간접적인 증거가 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입자 영역을 찾아

끝으로 표준모형에서는 다루지 못하는 입자들의 영역과 관련해 최근의 이론적 발전과 실험적 노력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앞에서 암흑 물질을 관측하려는 여러 시도에 대해 기술하였는데 최근 이론 학자들은 표준모형과 동떨어져 관측할 수 없는 입자들을 찾아내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표준모형에서 다루는 일반 물질의 구성 입자와 암흑 물질을 구성하는 보이지 않는 입자들 사이에 서로 통로가 있어, 이 통로를 통해 둘 사이의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게이지 입자, 즉 숨겨진 힘 덕분에 보이지 않는 입자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숨겨진 게이지 대칭성에 의해 관측할 수 없는 힘이 존재하는데 이 상호작용이 보이는 입자들과 보이지 않는 입자들 사이에 통로를 제공한다는 이론이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이러한 숨겨진 힘과 관련된 암흑 광자, 암흑 보손, 암흑 힉스 등 새로운 입자를 탐색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100년간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와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엄청난 발전을 했다. 어쩌면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 직전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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