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적 공간 구성…공간의 구성을 사회적 과정으로서 이끌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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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적 공간 구성…공간의 구성을 사회적 과정으로서 이끌어내다
  • 이명아 기자
  • 승인 2020.12.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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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공간사회학: 물질성·구조·행위의 상호작용 | 마티나 뢰브 지음 | 장유진 옮김 | 제르미날 | 423쪽

공간은 어떻게 생겨나고 물질화하거나 변화하며 사회를 구조화하는가? 이 책은 사회학자로서 공간을 이론화한 마티나 뢰브의 주요 저서로 공간의 사회학에 선구적인 역할을 하는 책이다.

뢰브는 ‘공간을 어떻게 사회학의 기본개념으로서 정확하게 규정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밑바탕에 깔고, 세밀한 개념형성 과정을 거쳐 공간사회학을 정의한다. 뢰브는 공간을 물질성, 구조, 행위의 상호작용 속에 생기는 구성물로서 이해하는 관계적 공간 개념을 이끌어낸다.

이것은 현대의 공간현상이 지니는 다차원성을 설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회학적 공간개념으로서 공간이 어떻게 사람들의 행위 속에 사회적으로 구성되며 변화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과정적 개념이다. 이 역동적인 공간이론에 따르면 행위자는 물체의 물질성, 사회의 상징적 차원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동시에 능동적으로 공간을 구성한다.

저자는 이제까지 널리 사용되어 온 공간개념들, 다시 말해 사회학, 철학, 물리학, 교육학, 젠더 연구 등 다양한 분야의 저자들이 내놓은 공간이해에 관한 비판적 분석을 거쳐 독자적인 접근 속에 관계적 공간개념을 제안한다. 관계적 공간개념은 일반적으로 “공간적 선회” 이후 서구 학문의 주요한 경향으로서, 공간을 주어진 것으로 보지 않으며 사회적 구성으로 보고 관계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그는 구성이라는 과정을 다양한 측면들의 상호작용으로서 이끌어내고, 모호하게 사용되어 온 관련 개념들을 명확하게 명명하고 분리한다. 개념의 정확성으로 공간이론의 발전에 중요한 공헌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학문 분야 사이의, 공간을 둘러싼 논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자는 사회과학 연구에 영향을 끼쳐 온 공간표상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것에서 이론작업을 시작하는 한편, 공간현상에 일어나는 변화를 보여주는 경험적 연구들에서 개념형성을 위한 자극 또한 끌어낸다. 그는 물리학과 철학에서 발전된, 공간에 관한 절대주의적 표상과 상대주의적 표상을 대비함으로써 이론적 초점을 잡는다. 나아가 사회학에 흔한, 공간을 행위의 배경으로서 이해하는 경직된 공간 개념을 수정한다.

원서 & 저자 마티나 뢰브

요컨대 저자의 명제는 서로 다른 두 현실 – 한편으로 공간, 다른 한편으로 사회적 생산물들,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행위 –을 가정하는 대신 공간을 사람들과 사회적 생산물들의 구조로부터 이끌어낼 때에만 공간 현상에 일어나는 변화들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공간이 행위들의 경직된 배경인 것이 아니라 행위 맥락 속에 통합되면, 병존의 조직에 나타나는 변화하는 실천이 시야에 들어올 수 있다. 그에 따라, 이 책에서 개발한 공간 개념의 출발점은 상대주의적이다. 그러나 과정에 관한 분석은, 관계 구조뿐 아니라 배치된 사회적 생산물들과 사람들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상대주의적 관점을 넘어선다. 결과는 관계적 공간개념이다.

뉴미디어를 통한 사회화, 세계화 과정, 새로운 신체 표상 등 1960년대 이후 나타난 공간현상에 관한 경험적 연구결과들을 참고하여 뢰브는 “공간 안에 산다는” 절대주의적 공간 표상에 더해, 다양한 종합작용을 통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공간들에 대한 경험과 함께 관계적 공간 표상 또한 생긴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간 구성에 일어나는 이 변화를 설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뢰브는, 공간을 그 자체로 역동적 구성물로서 이해하는 행위이론적 접근을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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