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채용…학벌과 스펙을 초월한 직무중심 채용의 가능성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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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채용…학벌과 스펙을 초월한 직무중심 채용의 가능성 발견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0.12.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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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특집] (재)교육의봄_ 창립기념 3차 포럼 〈IT기업의 채용 실태를 살핀다〉

- IT업계…‘직무전문성’과 ‘역량’ 강조
- 카카오는 개발자의 경우 블라인드 채용, 엔씨소프트는 현장 중심 채용
- 경력직 선호는 기업의 일반적인 현상…최근 IT기업들은 신입 인력 채용도 늘려
- IT관련 인력 공급…석박사 출신은 공급 부족, 학부 졸업생은 공급 초과

(재)교육의봄은 대한민국 기업 채용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창립기념 6회 연속포럼을 기획하고, 지난 11월 25일 광화문 1번가 소통공간에서 ‘IT기업의 채용 실태를 살핀다’라는 주제로 제3회 포럼을 진행했다.

지난 2차 포럼에서는 대한민국 대기업의 채용 실태를 살펴보았고, 이번 3차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IT기업의 전문가들이 나와 IT 기업의 선도적인 채용 현실을 다뤘다. IT기업 채용에는 일반 대기업과는 달리, 출신학교와 스펙을 보지 않는 채용의 확대라는 점에서 희망의 빛을 보여주었지만 간단치 않은 과제도 남겨주었다.

제1 발제자로 AI 채용의 선두 주자로 평가받는 마이다스아이티의 최원호 이사가 IT기업을 중심으로 변해가는 채용 트렌드로서 역량기반 채용에 대해 발제했고, 제2 발제자로는 국내 IT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카카오의 이진원 이사와 엔씨소프트의 안용균 센터장이 각 기업 채용의 사례를 발표했다. 그리고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임승호 팀장이 토론자로서 발제자들의 내용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했다.

▲ IT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은 채용에서 스펙의 변별력이 없음을 인식하고 ‘직무전문성’과 ‘역량’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다.
 
이번 3차 포럼에 참여한 발제자들의 발표에서 두드러진 점은 IT기업은 인재 확보를 위해 채용 시에 지원자의 직무 전문성과 역량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점은 한국 채용제의 경향 중 하나가 ‘직무 중심채용’이라는 점에서 이상할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지난 2차 포럼에서 살펴보았듯이 일반 대기업의 경우 직무를 중시하는 경향은 발견되지만, 출신학교와 같은 스펙적 요인이 여전히 채용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이 확인되었고, 여러 가지 여건상 직무 중심적 환경이 잘 정착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이와 달리, 이날 참석한 모든 발제자는 지원자들의 스펙은 인재 확보를 위해 더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점에 한목소리를 내었다. 최원호 이사는 학력, 학벌, 자격증, 어학 점수 등과 같은 스펙이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의 성과역량과 성장가능성을 결코 보장해 주지 않으며 많은 기업이 이미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원 이사에 따르면, 카카오의 경우, 개발자 채용에서 지원서를 받기 이전에 두 차례의 코딩테스트를 먼저 실시하여 지원자가 개발자로서의 직무역량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다. 같은 이유로, 엔씨소프트 역시 서류전형에서 스펙에 큰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 전문성을 갖춘 인재 확보를 위해 카카오는 개발자의 경우 블라인드 채용을, 엔씨소프트는 현장 중심채용을 도입한다.

직무역량과 전문성을 최우선에 두고 지원자를 채용한다는 IT업계의 대표적인 기업 관계자들의 말은 단지 구호가 아니었고, 실질적으로 각 기업은 직무 중심의 채용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카카오는 2017년부터 개발자 채용의 경우,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여 서류에서 4가지의 정보(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지원부서)만을 요구한다. 이진원 이사는 카카오의 블라인드 채용에서 핵심은 가리는 것이 아니고, 지원자의 역량을 보는데 편견을 줄 수 있는 부분을 보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블라인드 채용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직무능력이 탁월한 인재를 뽑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서 블라인드 채용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 이미지 출처: 이진원, “카카오 채용 프로세스 소개” (교육의봄 제3차 포럼 자료집)
▲ 이미지 출처: 이진원, “카카오 채용 프로세스 소개” (교육의봄 제3차 포럼 자료집)

엔씨소프트는 일반 대기업과 달리, 현업부서가 주도하여 지원자를 선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즉, 부서가 원하는 직무에 최적의 사람을 뽑기 위해, 해당 부서의 조직원들이 주도하여 지원자를 선발하는 것이다. 공고를 내는 것부터, 평가 시험, 그리고 면접까지 해당 부서가 주도하기에 분야별 지원요건, 제출서류, 전형절차, 작성항목 등이 모두 다르다. 이 과정에서 직무수행과 무관한 정보는 요구하지 않는다.

▲ 직무 중심 채용에서 직무 중심의 의미를 명료화해야: 해당 분야 ‘전문적 지식’에서 직무‘역량’으로 관점을 재정립해야.

이날 포럼의 토론 중에, 직무 중심이라는 말에서 ‘역량’과 ‘KSA(지식, 기술, 태도)’를 구분해서 사용해야 할 필요가 제기되었다. 최원호 이사에 따르면, 역량이란 단순한 직무에 대한 이해나 직무 지식 및 기술과 같은 개념이 아니며, 그것은 어떤 사람이 업무에서 능력의 발휘를 통해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일종의 성능이라고 한다. 어떤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중요한 공통적인 핵심 역량으로 ‘긍정성,’ ‘적극성,’ ‘전략성,’ ‘성실성’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역량을 가진 사람이 해당 직무에서 우수한 성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사실, 90년대 이후, 직무역량이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무종합평가’라는 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도구들을 개발하여 채용에 적용해왔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개발한 이러한 도구들은 KSA 기반으로 정답을 맞추는 일종의 시험과 같아서 한 사람의 성과 및 성장 잠재력을 의미하는 역량을 측정하고 검사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있어, 앞으로 어느 정도의 타당성이 있는지 대한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생물학과 신경과학을 토대로 한 인공지능 기반의 역량 채용을 소개했다. 최원호 이사는 AI 역량검사를 활용하여 고성과자의 선발과 저성과자의 선별을 위한 예측도를 높일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인재채용에 있어서 사람에 대한 평가와 결정을 인공지능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최종적으로 판단하는데 있어서 인공지능이 의사결정을 도와 면접의 성공률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 최원호, “채용의 새로운 페러다임: 역량 기반 인재 채용” 교육의봄 제3차 포럼 자료집
▲ 이미지 출처: 최원호, “채용의 새로운 페러다임: 역량 기반 인재 채용” 교육의봄 제3차 포럼 자료집

▲ 경력직 선호는 기업의 일반적인 현상이나, 최근 IT기업들은 신입 인력 채용도 늘려가 대기업의 추세와 다소 다른 경향 보임.

이날 포럼에서 나타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IT업계를 이끌어가는 기업들은 신입 인력 채용을 늘려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IT기업을 포함한 국내 대부분 기업이 점점 더 경력직을 늘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이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카카오의 경우, 사업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 경력직 위주로 채용했지만, 현재는 경력직과 신입의 채용비율이 비슷하다. 엔씨소프트도 기업이 어느 정도의 성장을 한 후에는 매년 60명 내외로 꾸준히 신입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에서 보이듯이 기업의 규모가 작을 때 당장 업무성과를 낼 수 있는 경력직을 채용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신입의 비율을 늘려 잠재력 있는 새로운 인재육성에 공을 들여왔다. 
  

▲ 이미지 출처: 안용균, “NCSOFT Recruitment” 교육의봄 제3차 포럼 자료집
▲ 이미지 출처: 안용균, “NCSOFT Recruitment” 교육의봄 제3차 포럼 자료집

이러한 점은 직무역량이라는 개념과 맞물려 한 가지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최원호 이사에 따르면, 특정분야의 직무를 제외한 일반적인 직군과 직무에서 경력은 학벌, 스펙과 마찬가지로 실제 기업에서 원하는 성과와 성장가능성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일을 오래한 경력이 반드시 일을 잘하는 역량과 성과를 잘 내는 능력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기업이 효율성과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업무에 대한 경험이 있는 경력직을 채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규모가 있는 기업의 경우 다양한 루트(신입 채용, 인턴 등)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있는 역량을 가진 인재를 선발, 육성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과 발전을 위해서도 유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IT산업의 급격한 성장이 교육계에 주는 메시지의 충돌: 코딩 교육이냐 역량 교육이냐.

다가오는 4차 산업의 시대에 IT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리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계도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진행 중이다. 임승호 팀장은 IT역량은 이제 필수가 되는 시대가 오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교육계의 다양한 변화상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이미 소프트웨어 교육은 초, 중학교까지는 의무, 고등학교에서는 선택이 되었고, 약 40개의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으로 선정된 학교에서는 관련 전공이 아니어도 2~3개의 소프트웨어 관련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카이스트 대학의 경우, 불과 5-6년 전만 해도 소프트웨어 전공자가 부족했지만, 현재 2020년에는 약 40% 이상의 학생이 소프트웨어와 AI 관련 학과로 진학하고 있다. 산업과 교육 환경이 얼마나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 이미지 출처: 임승호, “토론문” 교육의봄 제3차 포럼 자료집
▲ 이미지 출처: 임승호, “토론문” 교육의봄 제3차 포럼 자료집

IT관련 산업이 중요하고 또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하지만, 과연 초, 중, 고 교육에서도 코딩을 비롯한 IT관련 교육을 의무화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한 참가자는 개발자에게 요구되는 창의력은 단순 코딩능력과 다른 것이 아닌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발제자들은 개발자는 단순 코딩능력 이상의 협업 능력이나 아이디어를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실행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관련하여, 최원호 이사는 결국 소프트웨어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힘’을 통한 창의력과 협동력이며, 이러한 능력은 긍정성, 적극성, 전략성, 성실성과 같은 역량을 통해서 갖추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 IT관련 인력의 공급: 석·박사 출신은 공급 부족, 학부 졸업생은 공급 초과
 
IT 산업의 발전과 급성장으로 IT 기업들은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IT업계 인력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약간의 미스매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승호 팀장에 따르면 석·박사 출신은 부족한 상황이고, 학부생의 경우 소프트웨어 분야를 제외하고는 공급이 기업의 수요를 초과한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IT 기업은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는데, 이러한 점은 아마도 전체적으로 공급이 많지만, 기업이 원하는 역량을 가진 인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임승호 팀장은 정부와 교육계의 노력뿐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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