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은 누가 믿고, 어디에서 시작되며,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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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은 누가 믿고, 어디에서 시작되며,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0.12.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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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음모론: 심리학으로 말하다 1 | 얀-빌헬름 반 프로이엔 지음 | 신영경 옮김 | 돌배나무 | 192쪽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 19가 인류를 위기에 빠뜨린 지금도 이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발생했는가를 두고 불법 축산물 섭취, 연구소 유출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팬데믹을 해결할 백신 안에 초소형 전자칩을 투입하여 사람들을 통제할 것이라거나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할지 모른다는 주장도 SNS를 통해 널리 퍼지고 있다. 이는 충격적인 사건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다. 음모론은 이렇게 대중의 근원적이고 어두운 공포심을 자극해 우리 모두가 강력하고 사악한, 보이지 않는 힘의 지배를 받는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부추긴다. 또한 비밀스럽고 은밀한 악의 조직이 우리가 미처 모르는 사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음모론은 말한다. 이처럼 그럴싸한 음모론에는 신비롭고, 무시무시한 무언가가 존재한다.

이 책은 음모론의 ‘심리학’으로, 음모론이 ‘참인지 거짓인지’ 대신 ‘누가 믿고 누가 믿지 않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지를 연구하는 사회심리학의 관점으로 음모론을 살펴보는 것이다.

음모론을 믿을지 말지를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인가? 한 가지 음모론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다른 음모론을 믿을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가? 어떤 상황에서 음모론을 더 믿거나 덜 믿게 되는가? 그리고 음모론을 믿는 사람의 감정과 행동에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이 책은, 옹호하는 음모론이 사람마다 다르지만 모든 음모론이 예측 가능한 심리 과정에 바탕을 두고 있는 점이 유사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비이성적인 음모론일지라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이 믿는 바는 결국 행동으로 옮겨지는데, 믿음이 비이성적일수록 비이성적으로 행동하게 되어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음모론은 사람들의 건강에 해가 될 수도 있고, 무고한 외부인에 대한 공격을 부추길 수도 있다. 지구 온난화에 관한 음모론은 생존에 위협이 되는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노력을 약화시키기도 한다. 이렇게 음모론은 이를 믿는 사람에게, 이들이 속해 있는 환경과 사회 전반에 해를 끼친다. 음모론의 심리학적 근원을 이해하면 궁극적으로 음모론을 더 비판적으로 성찰할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1장에서는 우리 일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음모론을 통해 음모론의 정의를 알아보고, 우리가 음모론을 믿는 자체를 비이성적이고 병적이라며 비난하기보다 왜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이 발생하는지를 연구해야 할 당위성에 대해 설명한다. 2장에서는 공포와 불확실성을 느끼게 되는 시기에 외(外)집단을 비난하고 악의에 찬 음모론을 믿음으로써 위기 상황을 이해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살펴본다.

3장에서는 앞서 언급한 패턴 인식과 행위자 감지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를 통해 음모론이 초자연적 믿음을 비롯한 다른 형태의 믿음과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밝혀낸다. 4장에서는 음모론의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인 적대적 외집단의 존재를 집중 조명한다. 의심스럽거나 위협적인 사건의 피해자를 가깝게 느낄수록, 타 집단에 의해 강한 위협을 느낄수록 음모론은 힘을 얻는다. 음모론은 세상을 ‘우리’와 ‘그들’로 구분하려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성향의 결과이자,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내(內)집단을 보호하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5장에서는 이념과 음모론의 연결고리를 살펴보고, 음모론에 대한 믿음이 특히 좌우 성향을 막론하고 극단적 이념의 지지자들 사이에 만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념과 음모론의 선후관계는 명확하지 않지만 음모론은 사람들을 온건주의에서 극단주의로 변하게 하고 극단주의 집단이 폭력에 의존하도록 부추기는 급진화 과정의 일부이다. 6장에서는 지금까지 다룬 음모론의 특성을 정리하고 불합리하고 해로운 음모론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에 대해 알아본다.

음모론은 현대에만 만연한 것이 아니며 인류 역사를 통틀어 언제나 존재해왔다. 사람들은 강력하고 적대적인 외집단의 잠재적 음모 활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이러한 경계심은 정상적인 심리과정과 관련된 자연스러운 방어기제이다. 음모론은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음모론이 아무리 흔해지더라도 음모론이 이성적인 ‘사실’이 될 수는 없다. 음모론에 대한 심리학적 통찰은 개인의 과도한 경계심과 사회에 만연한 강박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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