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모델과 경제 모델을 결합하여 기후변화의 통합분석을 개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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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모델과 경제 모델을 결합하여 기후변화의 통합분석을 개척하다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0.12.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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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균형의 문제: 지구온난화 정책 비교 | 윌리엄 노드하우스 지음 | 한정훈 옮김 | 박호정 감수 | 교유서가 | 248쪽

인류가 영위하고 있는 삶을 크게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치명적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정책의 영역을 설계하고 제시하는 것이 기후변화 경제학의 목표다. 이 책은 DICE 모델을 중심으로 기후변화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분석하고 결론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면 탄소세 도입이 필수적임을 역설한 노드하우스의 대표적 저서다.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변화의 경제적·환경적 역학에 대한 광범위한 분석을 제시하고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대안적 접근방식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최근 10년 동안 기후변화는 기존의 ‘환경 보호’ 담론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전 세계의 물리적 위기로 닥쳐왔다. 한국에서도 연이은 폭염과 장마, 태풍으로 새삼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비건 식품이나 친환경 제품 소비 등 개인적인 행동 지침은 SNS를 통해 활발히 공유되는 반면, 정책적인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널리 인식되고 있음에도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지향해야 할지는 그리 알려진 바가 없다. 기후변화는 매우 복잡하고 대처하기 어려운 문제다. 감축 비용이 막대하고 다양한 자연 환경과 학문 분야를 아우르고 있어 예측하기 어려우며 지구물리학, 경제학, 정치학 등 여러 이론을 통합시켜 연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하게 떠오르는 분야가 바로 기후변화 경제학이다.

이제는 기후변화를 되돌릴 수 없다는 비관론이 팽배하지만,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완전히 부정하는 양극단 중 어느 쪽도 합리적 대응은 아니다. 코로나 유행이 시작된 이후로 줄곧 뜨거운 감자인 ‘락다운(lockdown)’을 생각해보자. 락다운이 전염병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사실이지만, 초기에 강력한 락다운을 시행했던 국가들도 코로나가 진정될 줄 모르고 장기화되는 상황에조차 다시 락다운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그에 따른 엄청난 경제적·사회적 마이너스 효과를 뼈저리게 실감하였기 때문이다. 소비 전반의 위축으로 많은 자영업자와 생산업·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생계 위기를 겪고 있으며 그로 인한 사회 불안정도 심각하다.

마찬가지로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가 아무리 무섭다 해도 현 사회 체제를 곧바로 중단할 수는 없다. 미래 인류를 구하겠다고 섣불리 극단적인 시도를 했다간 현재 살아 있는 인간들의 삶부터 파괴될 수 있는 것이다. 인류가 영위하고 있는 삶을 크게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치명적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정책의 영역을 설계하고 제시하는 것이 기후변화 경제학의 목표다. 잘 설계된 정책이란 당장 발생하게 되는 경제적 비용과 그에 따라 발생하게 될 경제적·생태적 편익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이런 비용과 편익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이 책에서 다루는 핵심 질문이다.

▲ 균형의 문제_A Question of Balance William D. Nordhaus
▲ 저자 William D. Nordhaus

201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저자는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여러 접근방식의 경제적·환경적 역학관계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DICE 모델을 개발했다. 저자는 현재의 (미국이 탈퇴한) 교토의정서부터 2006년 영국 정부가 발표한 스턴 보고서, 미국 전 부통령이자 환경운동가인 앨 고어의 2007년 의회 제출안 등 여러 대안과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적극 참여를 전제한 ‘최적의’ 접근방식까지 아우르며 각 정책의 경제적 영향, 탄소가격, 온실가스 농도와 온도에 미치는 영향 등 주요 분석 결과를 제시한다. 또한 일부 국가나 경제 영역만 포함된 ‘불완전한 참여’의 경제적·지구물리학적 영향을 분석하여 완전한 참여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탄소 배출을 통제하는 두 가지 방식인 가격형 규제와 양적 규제를 검토하여 가격형 접근방식의 장점을 설명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탄소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백스톱 기술은 어떤 형태와 가격을 지닐 것인지 등 여전히 많은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누구나 명심해야 할 점은 거의 모든 기후변화 경제학자들이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면 탄소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는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탄소세 형태든, 혹은 배출권 거래제 형태든 간에 우리의 모든 생산과 소비 단계에서 탄소비용이 부담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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