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의 저자들이 말하는 역사를 보는 실학자의 다양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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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의 저자들이 말하는 역사를 보는 실학자의 다양한 시선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0.11.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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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역사를 바라보는 실학자의 시선 | 김문식·정구복·박인호 지음 | 경인문화사 | 390쪽

역사는 과거의 일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와도 이어진다. 이 책은 10명의 저자들이 중국의 것이나 과거 고대에서 주로 영광을 찾던 시대에 과학, 지리, 언어,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우리의 문화’를 이루어냈던 실학자들의 정신을 통해 그들이 과연 역사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는지를 다루었다.

특히 대표적인 실학자 성호이익을 통하여 실학자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첫째는 현실주의적 관점이다. “천하의 일은 시세時勢가 최상이고, 행·불행이 다음이요, 옳고·그름은 최하이다.” 〈성호사설〉 ‘독사료성패讀史料成敗’의 글에서 성호가 한 말이다. 그는 역사의 주요한 결정요인으로 시세와 우연을 말하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도덕성의 결정력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좋은 계책도 이뤄지지 않은 것이 있는가 하면, 졸렬한 계획도 우연히 들어맞게 된 것이 있으며, 선한 가운데도 악이 있고, 악한 가운데도 선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천 년 후에 어떻게 시비의 진상을 알 수 있겠는가?”

성호가 보기에, 역사는 성패가 결정된 후에 만들어지므로 결과에 따라 꾸며지기 쉬었다. 그래서 진실을 알기란 어려운 것이다. 과거의 역사를 읽는 이에게는 사료의 한계나 도덕론의 선입견을 넘어서 실제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대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로 받아들일 수 있고, 오늘 역사를 만들어가는 이에게는 도덕성이나 명분만을 강조하는 것이 자칫 결과에 대한 책임의식을 마비시켜 현실의 대응을 소홀이 해서는 안된다는 경고로 받아들일 수 있다.

▲ 성호 이익 (출처=안산 성호기념관)
▲ 성호 이익 (출처=안산 성호기념관)

둘째는 객관적·주체적 관점이다. 성호는 중국 중심주의에서 벗어났다. 그는 송·명의 정통론에 대해, 금·원의 문화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문화적 화이론을 탈피했으며, 일본의 존재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또한 제자에게 우리 역사의 연구를 권장했다. 화이 분별의 명분론 내지 이념에 빠져 강약의 형세는 돌보지 않고, 내실을 꾀할 생각은 안하면서 대외강경론만 일삼는 무책임한 작태에 대해 성호는 비판했던 것이다.

셋째는 변화에 적극적인 관점이다. 성호는 기본적으로 유학자다. 그런데 그는 서양 과학기술을 높이 평가했으며, 기술은 점차 발전한다는 관점을 가졌다. 기술에 관한 이런 관점은 변화의 폭발성이 있는 것이다. 사상적으로 개방성을 띠게 하고, 상고주의尙古主義를 벗어날 단초를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바라보는 성호의 관점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성호학파 내에서도 서학에 대해 스펙트럼이 다양했듯이, 실학자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도 획일적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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