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교육으로서의 다문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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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으로서의 다문화 교육
  • 장준영 숭실사이버대학교·한국어교육
  • 승인 2020.11.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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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쿠스]

2020년 교육통계에 따르면, 초등학교에는 107,694명, 중학교 26,773명, 고등학교 12,478명의 다문화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다문화 학생들은 국제결혼 가정의 국내출생 자녀와 중도입국 자녀, 외국인 가정 자녀들이다. 이와 더불어 법무부에서 주관하는 사회통합 프로그램에서는 국제결혼 여성과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고 있다. 이처럼 한국 사회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유입되면서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법무부에서는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통합 프로그램은 이주민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한국어와 경제, 사회, 법률 따위의 기본 소양을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사회통합 프로그램의 교육 과정으로는 0단계부터 4단계까지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 수업이고, 5단계는 ‘한국 사회 이해’ 수업이다. 최고급 단계인 ‘한국 사회 이해’의 교육 내용을 살펴보면, 한국의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법, 역사, 지리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이주민이 대한민국 공동체의 일원으로 국민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국가의 정체성, 국가 안보, 통일, 헌법적 가치 등 국민에게 요구되는 필수적인 기초 소양을 쌓아갈 수 있는 한국과 관련된 지식 전달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지만 어떤 언어 프로그램이든지 장기적인 목표는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정체성이나 역할을 구성하고 입증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주민들은 한국어의 환경에서 실제적인 목소리를 확립하기가 무척 어렵다. 그것은 사고와 정체성, 그리고 자아가 상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목록 중심의 지식 전달 교육이 아닌 시민교육으로서의 다문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즉, 다문화 교육은 다문화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보고, 이러한 다문화 교육을 위해서 시민교육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다문화 시민교육은 국가와 민족 중심의 문화 속에서 형성된 의식과 닫힌 마음을 열린 마음으로 세계인들을 받아들여 더불어 살아가는 세계 공동체 의식으로 바꾸어 나가는 교육이다.

이러한 시민교육을 통해 이주민들은 자아존중감이 높아질 수 있다. 자아존중감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나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개인의 삶에 매우 중요한 총체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은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고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며, 높은 자아존중감은 대인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감정적인 문제나 행동적 어려움을 적절히 대처하는 문제해결 능력을 높여 준다. 사회통합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취지는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에 잘 안착해서 한국인과 갈등 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교육을 통해 이주민들의 사고와 정체성, 자아를 결합시켜 자아존중감을 높여 줌으로써 실제적인 자신의 목소리로 한국어를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장준영 숭실사이버대학교·한국어교육

숭실사이버대학교 한국어교육학과 교수. 연세대학교에서 한국어교육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말하기 평가 채점 위원. 한국어교육의 이론적 지식을 가르치기 위한 지식으로의 교수학적 변환이 관심분야다.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 우수 한국어 강사 표창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대학 강의가 쉬워지는 전공 한국어 인문>(공저), <대학 강의가 쉬워지는 전공 한국어 경영>(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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