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사회적경제 이대로 안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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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회적경제 이대로 안녕한가?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0.11.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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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한국 사회적경제의 역사: 이론의 모색과 경험의 성찰 | 김신양·신명호·김기섭·김정원·황덕순 저 외 2명 | 한울아카데미 | 296쪽

이 책은 한국 사회적경제의 역사와 현실을 다룬다. 사회적경제가 한국 사회에 어떻게 뿌리내렸는지 다양한 측면에서 알아보고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안한다.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란 용어는 최근 유럽에서 도입된 것이지만, 이 개념의 철학과 원리에 비추어보면 이 용어가 한국에 도래하기 훨씬 전부터 ‘사회적 경제’라 부를 만한 운동과 조직들이 이미 존재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한국 사회적경제의 역사를 일제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종합 정리하려는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아울러 한국의 사회적 경제가 튼실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와 과제를 진단하고 제시한다. 사회적경제 연구의 초창기에는 유럽의 경험과 그것의 유용성을 소개하는 데 치중했다면, 이제는 우리의 고유한 운동과 정책을 생각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사회적경제가 지닌 힘은 그 구성원들의 주체 의식과 자발성에서 나온다. 사회적경제의 가능성과 효용을 믿는다면 이것은 결코 양보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될 요소이다. 민주적 원리를 근간으로 하는 사회적경제의 정체성 역시 주체 의식과 자발성에 기초한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더욱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사고하라든가, 도그마(dogma)에 사로잡히지 말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라는 식의 주문이 사회적경제의 중심 원리를 포기해도 좋다는 뜻으로 호도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적경제는 더 이상 생소한 개념이 아니다. 그 역사는 깊어지고 규모는 확대되었다. ‘사회적기업육성법’과 ‘협동조합기본법’이 만들어졌고,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에 대한 논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은 사회적경제가 한국 사회에 어떻게 뿌리내렸는지 다양한 측면에서 알아보고 한국 사회적경제가 앞으로 튼실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진단한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장은 한국의 사회적경제를 살피기 위한 전초 작업으로 사회적경제의 의미와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유럽 이론의 역사를 분석한다. 사회적경제 개념이 태동하게 된 배경으로서 유럽의 다양한 정치경제학 이론과 실천운동의 경험을 소개하고 사회적경제를 어떤 관점에서 볼 것인가를 다루고 있다. 필자는 사회적경제의 실체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역사적 접근이 필요하며 개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제2장은 실제 한국 사회적경제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개괄하는 부분이다. 사회적경제 개념의 외연이 아니라 내포로서의 원리적 특징들을 기준 삼아서 생산·소비·교환·분배 활동을 하는 경제조직들의 역사를 주요 사례들을 예시함으로써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경제 조직은 유형별로 자생적 발아, 관습화, 법제화 등의 시기로 구분된다는 점도 보여준다.

제3장은 사회적경제의 대표적 유형인 협동조합의 역사를 일제강점기, 개발독재기, 시장사회기 등으로 구분해서 기술하고 있다. 필자는 기술의 대상을 자발성에 기초한 민간 협동조합으로 한정하여 일제강점기의 각종 민간 협동조합과 그 이후의 신용협동조합 및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궤적을 상세히 살핀다. 그는 결론에서 우리가 협동조합의 역사에서 새겨야 할 유의점으로 ‘주체화’, ‘자기조직화’, ‘재주체화’라는 협동조합 주체의 세 가지 의미, 그리고 ‘필요의 충족’, ‘염원의 달성’, ‘새로운 필요의 내재화’라는 사업 목적의 세 가지 함의를 제시하고 있다.

제4장은 이른바 구(舊)사회적경제와 대비되는 신(新)사회적경제 부문의 자활기업과 사회적기업의 역사를 다룬다. 2000년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과 자활지원사업의 시행으로 생겨난 자활공동체들은 한국 사회적기업의 전신(前身)에 해당하는 존재로 그 뿌리가 1990년대 민간의 노동자협동조합운동과 맞닿아 있다. 또한 사회적기업의 정책사를 서술하고 있는 후반부는 사회적기업 육성 정책의 시행 과정과 실태를 설명하면서 앞으로 사회적기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 정리되어야 할 주요 논점과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제5장은 한국의 사회적경제운동이 남북 분단 상황과 보수·진보의 적대적 공존 체제라는 특수한 조건 속에서 서구와는 다른 특징을 지닌다고 주장한다. 처음부터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모두를 극복하려는 생명사상 운동으로 출발한 한살림운동에서 보듯이 한국 사회적경제운동의 궁극 목표는 자유인들의 연대로서 공동체 사회를 이루는 것이고, 동시에 지역공동체, 마을공동체 재생운동과 함께 가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우애와 환대의 정신을 추구하는 새로운 사회운동은 지역을 근거지로 삼고 지역공동체를 되살리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끝으로 제6장은 유례없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한국의 사회적경제에 대해서 ‘이대로 안녕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한국에서 사회적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들을 분석하고 한국 사회적경제의 강점으로 역동성과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꼽으면서, 동시에 그것이 지속가능성과 자발성(자율성)의 위기라는 단점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한국의 사회적경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서 양적 성장을 위한 더욱 진정성 있는 전략의 수립, 자발성과 혁신성이라는 무기를 다시금 날카롭게 벼릴 것 등을 주문하면서 정치성을 띠는 행동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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