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과 인포데믹에 대항하는 흔들림 없는 과학적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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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과 인포데믹에 대항하는 흔들림 없는 과학적 진실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0.11.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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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코로나 사이언스: 연구 현장의 최전선에서 써 내려간 과학자들의 코로나19 분석보고서 |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획) 지음 | 동아시아 | 220쪽

코로나 팬데믹이라고 하는, 인류를 위협하는 파괴적인 감염병의 창궐은 자연히 수많은 말들을 낳았다.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자들이 국적과 전공 분야를 가리지 않고 앞다투어 코로나 팬데믹 시대와 포스트 코로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코로나와 포스트 코로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정작 코로나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코로나19’라고 하는 감염병과 팬데믹 그리고 인포데믹의 실체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기초과학연구원이 제공하는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흔들림 없는 사실이다. 바이러스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떤 식으로 전파되고, 어떤 식으로 인체를 파괴하는가. 이 모든 기초적인 정보는 앞으로 코로나19를 위시한 감염병에 대처하기 위한 토대가 되어줄 것이다.

평소 기초과학을 키우자는 주장은 당위성에 비해 구체적으로 잘 와 닿지 않는다. 투자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가시적인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초과학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은 결과론인 경우가 많다. 연구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지나고 보니 이렇게도 응용되고 저렇게도 쓰였다는 식이다. 현대의학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한 X-선과 페니실린이 대표적 사례다. 이것들은 우연의 산물이어서, 이 현상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디에 쓰일지 발견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날 X-선 또는 페니실린이 없는 의료기술을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발견은 우연이었으나, 과학을 중시하는 문화와 투자가 없었다면 그 우연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이 주는 교훈도 비슷하다. 준비된 기초과학의 힘을 보여준다. 코로나19는 어떤 징후도 없이 어느 날 불쑥 인류를 덮쳤다. 발생 원인이 모호하고 실체가 생경하고 치료법 역시 깜깜한 것으로서, 기존 지식으로는 대처에 한계가 있다. 그야말로 미증유의 재난이다. 다행히 정부의 대처, 의료진의 희생, 그리고 국민적 협력이 모여 방역에는 비교적 성공하고 있다. 이른바 K-방역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방역은 코로나19의 극복 방안은 되지 못한다. 근본적 해결 방법은 과학에서 찾아야 한다. 이 책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 대표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내놓은 지금까지의 답이다. 아직 미완성의 해답이나, 짧은 시간 동안 이룬 성과가 적지 않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주요 원리와 메커니즘, 치료 전략의 가능성, 사회적 의의에 대해 다룬다. 특히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지도를 밝혀낸 연구결과는 이 책의 백미다. IBS 연구자들은 그간 기초과학의 저변을 아우르는 훌륭한 인력과 인프라를 갖추고 꾸준히 연구해 왔다. 그렇기에 갑자기 등장한 미지의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적절한 기술을 신속히 동원하여 분석을 할 수 있었다. 더구나 코로나19 전파 초창기는 근거 없는 억측과 음모론이 번져가는 시기이기도 했다. 과학자들이 연구실 안에서만 정보를 공유하면 사회적 불안은 더욱 가중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과학자들은 연구실을 나와 정보를 필요로 하는 대중들에게 직접 최신의 지식을 전하고자 했다. 교과서 안의 지식은 텍스트로만 존재하나, 밖으로 나와 사회와 만날 때 비로소 세계를 바꾸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초과학을 연구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바로 치료제나 백신을 내놓을 수 있는 연구도 아니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찾기 어렵다. 기초과학이 중요하다는 당위적인 명제에 모든 이들이 동의하면서도 여기에 뛰어들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나 명예를 뒤로 하고, 지난한 기초과학 연구에 뛰어든다는 것은 연구자로서도 쉽지 않다. 기초과학연구원에서 그게 가능한 것은 한국의 기초과학 역량을 기르기 위한 국책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가 국내의 다른 어디에서도 이루어질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분명 앞으로 국내의 다른 연구자들, 그리고 나아가 한국 사회가 감염병과 뉴노멀 시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더 나은 길을 찾기 위한 소중한 기초자료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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