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존재의 참된 자유를 추구하려는 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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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존재의 참된 자유를 추구하려는 열망!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0.11.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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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시민 불복종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 조애리 옮김 | 민음사 | 140쪽

미국을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초월주의자, 시인이자 산문가였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정치관, 사회사상, 인생론과 철학을 결정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대표작이자,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불멸의 영감을 끼친 네 편의 에세이를 엮은 책이다. 1817년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서 태어나, 교직 생활을 거쳐 탐욕스러운 자본주의와 물질문명에 대항해 자발적 아웃사이더로서 탐욕적인 국가 체제와 배금주의를 초월하고자 했던 ‘진정한 자유인’ 소로가 남긴 이 네 편의 에세이에는, 가장 널리 알려진 『월든』과 『달빛 속을 걷다』 등의 작품에서 보여 준 ‘자연인’으로서의 면모와는 사뭇 다른, 양심적이고 옳은 삶을 성취하고자 분연히 투쟁하는 실천가로서의 모습이 깊이 각인돼 있다.

소로는 평생의 친구이자 함께 초월주의를 주도하였던 랠프 월도 에머슨과 동일한 이상을 공유하면서도 한 발 더 나아가 ‘위대한 실험’을 몸소 실천하는 행동가로서 큰 족적을 남겼다. 예컨대 월든 호숫가에 머물며 야만적인 정부의 지배로부터 해방된 자족적 생활을 통해 참된 자유의 의미를 직접 모색한 『월든』, 시시각각 변화하는 대자연과 매 순간 사색의 계기를 제공해 주는 계절의 변천, 신의 지문이 깃든 동식물의 경이로운 생태, 그 모든 것에서 취할 수 있는 감동과 깨달음을 생생하고 수려한 문장으로 기록한 『달빛 속을 걷다』 등 소로의 사유는 늘 우리 세계와 삶 속에 단단히 뿌리내려 있었다.

소로는 자연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사랑했던 사색가의 일면뿐 아니라, 이른바 ‘시민 불복종’으로 요약되는 정치·사회사상가로서의 면모 또한 두드러진다. 하지만 그는 예상과 달리 체계적으로 정치학이나 철학을 연구한 학자가 아니었고, 의회에 출입하는 정치인, 신문에 펜촉을 들이대는 언론인도 아니었다. 한때 교직에 몸담기는 했으나, 한평생 고향에 머물며 가업을 돕거나 일용직에 종사하는 독립적인 연구자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처럼 평온한 삶을 살던 소로에게도 인생을 뒤바꿀 만한 사건이 일어난다. 그중 하나는 단연 월든 호숫가에서의 실험이고, 나머지 하나는 1846년에 발생한다. 정부가 반인륜적 노예 제도를 옹호하고, 침략 전쟁 따위를 획책하며 타락한 교회에 봉사한다고 판단한 소로는, 양심적 불복종의 일환으로서 ‘납세의 의무’를 거부한다. 결국 이 선택으로 말미암아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 그는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 불복종’의 이념을 구체화해 낸다. 최고로 존엄한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소로는, 법을 변명거리로 삼아 사회적 불의를 암묵적으로 지지하지 말고 양심이 부르짖는 진정한 정의를 먼저 실현해야 한다고, 놀랍도록 예리하고 급진적인 주장을 전개하며 ‘노예 제도’, 부와 권력에 도취한 자본가와 정부의 모순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시민 불복종」의 뒤를 잇는 「매사추세츠주의 노예 제도」와 「존 브라운을 위한 탄원서」에서는 보다 과격한 입장을 개진한다. 인륜을 저버린 채 참혹한 전쟁만을 도모하는 군대와 정부를 아예 없애거나 반역해야 한다고 강조함은 물론, 노예제 폐지를 위해 무력 항쟁과 살상까지 불사한 존 브라운 대장을 성인이라 칭송하며 열렬히 변론하기도 한다. 돈을 숭배하고 욕심에 마비되어 세상의 시비(是非)를 바로 볼 줄 모르는 동시대인, 정부, 교회, 자본가, 언론을 차례로 논박하며 첨예하게 격파해 나가는 소로의 목소리에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양심의 울림과 시대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리고 「원칙 없는 삶」은 소로의 독자적이면서도 영감 가득한 인생관과 노동관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 인간을 도구화하고, 또 도구로 전락한 인간들 스스로가 기꺼이 돈에 목매달게 하는 자본주의 시대의 참상을, 양심과 원칙을 상실한 세태를 통렬하게 꼬집음으로써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물론 소로는 교조적으로 ‘어떠한 삶’, 특수한 ‘원칙’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어떻게,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자신의 삶을 통해 하나의 예를 보여 주고자 했다. 결국 ‘옳고 좋고 참된 삶’이란 혹독하고 끝없는 자기 탐색의 과정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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