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可道非常道(도가도비상도)…노자는 철학 중의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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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可道非常道(도가도비상도)…노자는 철학 중의 철학이다!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11.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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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노자가 옳았다: 동방고전한글역주대전 |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504쪽

저자 도올 김용옥은 이 책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동과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맞이하는 현재 인류문명을 위기상황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난관을 돌파하는 사상으로서 노자철학을 유일한 희망으로 제시한다. 21세기를 위한 철학으로서 노자는 이미 2천 5백 년 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던 것이다.

노자는 하나의 사상체계가 아니다. 우리 삶에 이미 수천 년 동안 배어있는 지혜요, 생활 태도이며, 사고방식이다. 노자는 한자 문명권의 역사와 더불어 긴 여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소박한 삶의 지혜로부터 출발하여, 인간 세상을 어떻게 다스릴까를 말하고, 우주의 실상이 무엇인가를 말한다.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 사상의 연원이 되기도 했고, 모든 민란의 사상적 기저가 되기도 했고, 불교를 수용하는 틀이 되기도 했다. 또 모든 예술의 영감이기도 하였다. 20세기에는 서양문명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게 해주는 모든 반문명적 사고의 원천이 되기도 하였다. 이제 21세기 인류문명의 근본적 회전이 절박한 이때 노자철학은 다시 한 번 세계사상사에 전면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제 인류는 공동의 운명임을 깨닫고, 우리 문명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만 한다.

노자는 철학 중의 철학이다! 노자는 근원적인 사유를 하고, 총체적인 사고를 하고, 포괄적인 생각을 한다. 노자는 고착된 사고의 전복을 요구한다. 노자의 첫 문장은 “도가도비상도”이다. 도를 도라는 어떤 규정된 관념의 틀 속에 가두면, 그 도는 늘 그러한 상도(常道)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자는 형이상학의 폭력을 거부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상이 늘 그렇게 지속된다는, 변화와 지속의 항상성을 노자는 확고히 천명한다.

노자는 삶의 철학이다. 냉철히 파악되는 천지 대자연의 엄연한 질서를 탐구하여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좋은가를 이야기한다. 우리에게 그렇게 살지 말고 이렇게 살아보라는 삶의 태도를 가르친다. 노자는 부쟁(不爭)을 말하면서 우리 문명의 근본적 자세변환을 요구한다. 우리의 미래는 경쟁이 아니라 협동이라고 한다.

노자는 정치철학이다. 노자의 전편에 깔린 진정한 주어는 성인(聖人)이다. 성인의 성(聖)은 성(聲)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통치자이다. 성인을 주어로 한 가르침은 바로 정치적 리더쉽에 관한 문제이다. 노자가 가르치는 무지, 무욕, 무위의 철학을 통하여 사람들 간의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 제대로 된 정치 리더십이고, 그것이 바로 평화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노자는 통 큰 우주론적 사유이다. 노자는 기존 모든 권위에 대한 존숭을 버리라고 한다. 약함이 강함을 이기고,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고 하고, 어린아이의 순수함으로 돌아가자 한다. 노자에 따르는 인간은 자잘하지 않은 웅혼한 인격이 된다. 노자는 21세기를 기다리고 있던 철학이다. 노자는 그 포괄적 사상체계가 인간 사유의 원점으로서 정합적으로 인지되는, 통합적 비젼의 철학이다. 코로나바이러스를 겪고 있는 인류에게 절실해진 사상이다.

저자는 노자철학의 입장에서 기존 문명의 가치를 역전시키자고 호소한다. 노자에는 경쟁이 아닌 부쟁을, 욕망을 억제하는 무욕을, 소비를 줄이는 검약을, 천지대자연의 스스로 그러함을 유지시키는 환경론적 책임 등의 역문명사적 경고가 숱하게 들어있다. 노자철학은 무위의 철학이고 비움인 허(虛)를 존중한다. 노자는 무엇을 채우려는 방향에서의 인간의 작위를 “유위(有爲)”라고 부르고, 허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의 인간의 노력이나 지혜를 “무위(無爲)”라고 부른다. 현대의 산업문명은 극대화된 유위의 문명이다. 그러니까 비움을 지향하는 무위의 철학은 기존의 문명에 대한 반문명적이다.

지구의 생태환경은 순환적이다. 그 순환의 장이 “허(虛)”이다. 노자에 있어 허가 도의 기능이고, 우주의 생명력이다. 허가 있어야 자연의 순환이 가능하고, 인간존재의 순환이 가능하고, 문명의 순환이 가능하다. 21세기 현시점에서 생각 있는 사람이라면 노자의 지혜를 받아들여 인류문명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깨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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