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는 눈먼 돈’ 인식…연구재단 감사시스템 실효성 제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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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비는 눈먼 돈’ 인식…연구재단 감사시스템 실효성 제고 필요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0.10.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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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감] 교육위 이슈 ①_ 연구비 부정사용

◆ 교육부 국가 R&D 사업 부정사용

- 최근 5년간 교육부 R&D 부정사용 적발사례 110건, 환수대상금 50억
- 적발유형, ‘인건비 공동관리’가 72건으로 최다

최근 5년간 연구재단에서 지원한 교육부 R&D 예산 중 부정사용 및 횡령으로 적발된 액수가 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윤영덕 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동남갑)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8월) 교육부 국가연구개발사업 부정 적발사례는 110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에 따른 환수금 대상 금액은 49억 2900만 원, 제재부가금은 1억3900만 원에 달한다.

▲ [도표4] 교육부 국가연구개발사업 부정사용 및 환수금 현황 (자료제공=윤영덕 의원실
▲자료제공=윤영덕 의원실

환수금이 가장 많은 사업은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21억 6천만 원) > 교육인력양성사업 (21억 2천만 원) > 학술인문사회사업(6억 5천만 원) 순이었다.

적발 유형을 보면 인건비 공동관리가 72건으로 전체의 65.4%를 차지했다. 학생 연구원 인건비를 회수해 공동관리하는 방식으로 과거 대학가에서는 관행으로 여겨졌으나 연구비 횡령이나 부정사용으로 이어질 소지가 커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밖에 직접비를 부적정하게 집행한 사례가 25건, 연구비를 유용하거나 편취, 횡령한 사례가 13건 등으로 나타났다.

▲ 자료제공=윤영덕 의원실
▲ 자료제공=윤영덕 의원실

한국연구재단의 자체 적발은 46건으로 전체 적발 건수의 41%에 그쳤다.

윤 의원은 “연구비 부정사용이 감소하는 추세이나 여전히 연구비를 눈먼 돈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남아있다”며 “특히, 가장 많이 적발된 ‘인건비 공동관리’는 내부 제보가 없으면 잡아내기 힘든 데다 연구재단이 적발한 건수는 전체의 41%에 그치기 때문에 연구재단 감사시스템이 실효성을 갖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연구재단의 2020년 교육부 수탁사업 예산은 2조 9천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 "연구비 부정 교수 강단 복귀 막아야“

- 형법상 ‘사기’ 판결로 복직…“법조항 미비”
- 교수 갑질, 인건비 부당착취에도 대학원생 보복 두려워 신고 및 제보 주저
- 한국연구재단 감사시스템 재정비 필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통과되어 직장인의 인권 보호가 강화되고 있지만 정작 대학원생은 학생 신분이라는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졸업과 취업에 대한 교수의 영향력에 어쩔 수 없이 인권과 급여 등에 대한 침해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연구재단의 경우 이런 비리를 차단하기 위하여 레드휘슬 등 익명보장 신고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법률적 미비로 연구비 부정 등이 드러나 사법처리된 교수들이 속속 강단에 복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의 복귀로 비리 사실을 폭로했던 대학원생들이 또 다른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의원(더불어민주당·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을)이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6년부터 2020년 7월까지 연구비 부정비리와 관련하여 한국연구재단에 신고된 건수는 총 107건이다. 연도별로는 2016년 14건에서 2017년 19건, 2018년 23건, 2019년 29건, 2020년 7월 기준 22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중 ‘구체적 사실관계 확인 불가능’ 등의 사유를 제외하고 연구재단이 특정감사를 실시한 횟수는 44.9%에 달하는 48건이다. 이를 통해 처분심의회에 상정한 건수는 42건이고, 형사고발을 한 연구자는 32명, 수사의뢰를 한 연구자는 12명뿐이었다.

이러한 연구비 부정으로 환수 처분을 받은 금액은 2016년 이후 현재까지 모두 136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교수들의 연구비 비리를 적발해도 벌금형을 받은 교수들 대부분이 강단으로 돌아오고 있어 대학원생들은 또 다른 피해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연구비 부정을 저지른 교수들에 대한 처벌이 대부분 형법상 사기로 판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은 대학교수들의 비리 등으로 인한 당연퇴직 사유를 형법상 횡령과 업무상횡령만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은 대부분 횡령과 업무상횡령이 아닌 사기로 결정되고 있다. 이에 연구재단도 횡령과 업무상횡령과 더불어 사기로 고발하고 있다.
실제로 연구재단이 2016년 이후 고발한 16건의 대부분이 형법상 사기로 고발되었고, 판결도 횡령과 업무상횡령이 아닌 사기로 내려졌다.

▲ 자료제공 서동용 의원실

서 의원은 "대학이나 교수가 학생들의 연구비를 착취하거나 부당한 지시를 한다면 그것이 교육을 위해서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있다고 해도 결국 부도덕한 범죄일 수밖에 없다"면서 "연구는 물론 행정에서도 대학원생 없이는 대학이 운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학원생에 대한 부당한 착취를 근절하고,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학과 정부는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한 방법으로 연구윤리를 위반하고, 대학원생들에게 피해를 입힌 교수가 법조항의 미비로 대학으로 돌아오고 있다"면서 "결국 부정을 고발하고 싶어도, 보복이 두려워 고발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고려대, 교수 연구비 횡령 형사처벌 알고도 은폐

- 인건비 지급 않고 공동 통장으로 빼돌려
- “교수 37명 편취 연구비 수십억 넘어…연구재단 조사 필요”
- 한국연구재단 감사시스템 재정비 필요

고려대가 생명과학대 교수들이 연구비를 부정 집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한국연구재단에 제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연구자가 연구비를 부적절하게 관리한 사실을 인지하는 즉시 재단에 보고해야 하는데 규정을 어긴 것이다. 고려대의 은폐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과 연구재단의 부실한 감사시스템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권인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고려대 BK사업 인건비 편취 신고 대응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고려대는 전 총장 및 산학협력단장 등 보직교수 4명이 학생 연구원 몫의 인건비를 편취해 올해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을 알고도 차일피일 미루다 2개월이 지나서 재단에 보고했다.

재단은 이들 보직교수 4명과 두뇌한국(BK)21 사업 단장 1명 등 총 5명이 2007년부터 10년간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부여받은 과제 수행 중 학생 인건비 16억여 원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있다. 재단 과제를 수행하는 중 연구원이나 교수 명의로 공동관리 통장을 만든 후 학생 연구원 인건비를 해당 계좌로 받아 빼돌리는 방식이다.

이를 공모한 5명 가운데 보직교수 4명은 올해 3월 검찰이 약식 기소해 500만원에서 1500만원 사이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모두 8억여 원을 편취한 사업 단장은 지난달 서울북부지법에서 벌금형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 자료제공=권인숙 의원실
▲ 고려대 교수 연구 인건비 편취금액 및 판결내용/한국연구재단 제출자료 (자료제공=권인숙 의원실)

한국연구재단이 이같은 부정행위를 인지한 시점은 4인 교수에 대한 약식판결 후 2개월이 지난 5월 말이었으며, 그것도 고려대 산학협력단의 보고가 아닌 공익제보를 통해서였다.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연구재단과 체결한 협약상 소속 연구자가 부적절한 연구비 관리·사용 등으로 문제가 생겼을 경우, 이를 산학협력단이 즉시 재단에 보고하게 돼 있음에도, 학교 측은 이를 위반한 것이다.
 
권인숙 의원은 “고려대는 이 밖에도 37명의 교수가 인건비를 가로챈 의혹이 있다”며 “편취 금액만 수십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는데 재단은 해당 사항을 철저히 조사하고 부정행위 은폐를 시도한 고려대 산학렵력단과 체결한 협약을 해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권 의원은 “연구재단이 제보나 언론 보도 등에 의존한 채 선제적 감사가 이뤄지지 않으니 교수나 연구자들 사이에서 ‘눈먼 연구비’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라며 "한국연구재단의 한해 예산이 7조원이나 되는데도, 연구기관 및 연구자에 대한 특정감사만 이뤄지는 것은 문제"이며, "국고로 지원되는 연구비가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감사시스템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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