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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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 어떻게 볼 것인가
  • 전성민 가천대·경영학
  • 승인 2020.10.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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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팬데믹 시대에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대면 비즈니스의 성장과 함께 글로벌, 국내 플랫폼 모두 실적이 개선되고 주식시장에서 주가도 크게 올랐다.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에 대해 온라인 플랫폼들이 불공정 행위를 하는 것을 규제하겠다는 취지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도 입법예고 되었다. 온라인 플랫폼이 ‘갑질’을 하면 과징금을 부과하고 공급자와의 계약 내용을 규제하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과연 우리는 이런 온라인 플랫폼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플랫폼이란 단어는 '승강장, 연단'과 같은 평평한 장(場)을 뜻한다. 만일 플랫폼 없이 열차에서 직접 땅으로 내린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이제 플랫폼이란 용어는 상품과 서비스를 중개, 제공하는 기반이라는 뜻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쓰이고 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GAFA)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국내 플랫폼도 전자상거래, 콘텐츠, 지불 시스템, 검색, 뉴스, 지도 등의 여러 분야의 기반 역할을 하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이론적 기초는 양면 시장 (two-sided market)에 대한 연구에서 찾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비즈니스는 재료를 생산, 가공하여 부가가치를 만들어 고객에게 판매하는 일 방향 흐름을 갖는 데에 비해, 양면 시장에서는 공급자와 수요자들 관계를 중개하면서 양면으로 가치를 만들어낸다. 이때, 참여하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많아질수록 플랫폼이 더 큰 가치를 갖게 되는데, 이는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참여자 사이에 연결될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s)로 설명될 수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성장하면서 비즈니스 전반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첫째, 온라인 플랫폼들은 일상적으로 단기간 내에 보다 많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고 적자를 감수하기도 한다.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플랫폼 기업은 소비자, 공급자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한 공격적 투자를 한다. 이는 정보재(information goods)의 일반적 속성이 고정 비용은 높고 가변 비용은 낮은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플랫폼을 처음 만드는 초기 고정 비용이 크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는 어려우나 일단 그 지점이 넘어가면 가변비용이 낮기 때문에 일반적 비용 구조의 사업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온라인 플랫폼의 성공 비율이 매우 낮다. 절대수준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플랫폼의 수는 아주 적기 때문에 사업에 도전하는 신규 사업자들은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MIT의 에릭 브린욜프슨 교수는 이런 상황을 슈퍼스타의 경제학으로 설명하는데, 온라인 시장에서 상위 사업자들의 매출 집중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승자 독식(Winner takes all)의 상황이 연출된다 하였다.

셋째, 온라인 플랫폼의 성공은 짧은 시간 내에 이뤄진다. 전통적 기업들이 선형적 성장곡선을 갖는다면 플랫폼 기업은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기하급수적 증가를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면서 급속한 성장을 이루게 된다.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경제 인프라가 일상화되면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입소문, 온라인 광고 및 프로모션을 통해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성장한다.

이런 플랫폼 비즈니스의 속성상, 플랫폼 전반의 혁신은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의 등장으로 이뤄지게 된다. 예를 들어, 해외에도 진출한 네이버와 카카오페이지의 웹툰(webtoon) 서비스는 불과 몇 년 만에 미미한 매출을 거두다가 일 매출이 몇십억 원 규모의 급성장했는데 이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실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의 아이템 판매 방식처럼 콘텐츠를 파는 사업 모델의 구현으로서 웹툰은 콘텐츠 산업 전반에 ‘파괴적 혁신’을 이끌어내었다. 우리 사회에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들이 많이 출현할 수 있도록 플랫폼 비즈니스, 관련 창업 생태계 및 정책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때이다.  


전성민 가천대·경영학

가천대 경영대학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를 마치고 동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영정보 박사 학위를 받았다. IBM과 삼성에서 다수의 IT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서울 및 미국 산호세에서 창업자로 일한 경력도 갖고 있다. 벤처회사들의 실증 데이터 분석을 통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플랫폼 비즈니스, 전자상거래 분야의 사업모델을 분석 중이다. 역서에 『페이스북 시대』, 『FANG시대의 경영정보학』, 저서로는 『경영학으로의 초대(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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