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소설, 엄중했던 중세적 질곡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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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소설, 엄중했던 중세적 질곡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담다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0.10.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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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한국 고소설의 작품세계와 지향 | 이상구 지음 | 소명출판 | 574쪽

우리 고소설은 심오하고 혁신적인 사상과 의식을 구현하거나 문학적 형상화가 특출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많은 작품들에 중세적 이념과 체제의 질곡에서 벗어나 좀더 자유롭고 풍요롭게 살고 싶다는 욕망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가녀린 몸부림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제목 ‘한국 고소설의 작품 세계와 지향’에서 알 수 있듯이, 수록된 글 대부분이 작품세계와 함께 작가의식과 그 지향을 다루었다.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14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작품의 성격과 가치 지향을 중심으로 ‘사대부적 현실인식’과 ‘민중적 현실인식’으로 나누어 고소설을 살펴보았다.

1부, ‘사대부적 현실인식’에서는, 「이생규장전」, 「운영전」, 「최척전」, 「구운몽」, 「사씨남정기」, 「심생전」, 「광한루기」를 살펴보았다.
「이생규장전」을 다룬 글에서는, 「이생규장전」과 「취취전」을 비교 분석하여 두 작가의 의식이 어떻게 다른가를 논의하였다. 「운영전」을 다룬 글에서는, 사실적 서술 시각과 관념적 서술 시각이 공존하는 작품의 실상을 중세적 이념과 제도의 질곡을 자각하고 있으면서도 중세적 신분 관념에서는 벗어나지 못한 작가 의식과 관련지어 해석하였다. 「최척전」을 다룬 글에서는, 소설의 내용과 작가의 생애를 언급하고, 역사적 기록과 비교하면서 소설의 사실성과 함께 당시 지리산권의 역사와 삶에 대해 고찰하였다. 「구운몽」을 다룬 글은 2편이 수록되어 있다. 한 편은, 작품의 구조적 특징과 작품에 구현된 세계상의 진보적 성격을 논하면서 문학적 가치와 진보적 의의가 새롭게 평가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다른 한 편은 형상화 방식을 중심으로 「구운몽」의 문예 미학적 성과 가치를 재조명하였다.

「사씨남정기」를 다룬 글에서는, 작품의 기본적인 갈등 구조를 ‘처첩의 대립’이 아닌 ‘선악의 대립’으로 보아야 하며, 사실주의적 성취는 서포가 현실적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이해와 깊게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심생전」을 다룬 글에서는, 중세적 신분 관계와 유교적 이념의 비인간적 측면을 여실하게 보여준 작품이라는 점을 서술하였다. 「광한루기」를 다룬 글에서는, 현실에 부합하는 묘사와 구성을 통해 서사적 긴밀성과 완결성을 구비하였지만, 춘향의 인물 형상은 사대부적 지향과 관념에 따라 정형화된 작품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논증하였다.

2부, ‘민중적 현실인식’에서는, 「온달전」, 「홍길동전」, 「숙향전」, 「유충렬전」, 「삼선기」를 살펴보았다.

「온달전」을 다룬 글에서는, 당대 민중들이 원리원칙을 통해 현실적 역학관계와 사회적 통념을 극복하고자 꿈꾸면서도 그 일이 얼마나 힘겹고 어려운 일인가를 자각하고 있었다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홍길동전」을 다룬 글에서는, 길동이 민중과 연대해서 국가권력과 투쟁을 벌이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것만으로도 그 진보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숙향전」을 다룬 글에서는, 작품에 나타난 숙명론적 세계관과 철저한 도덕주의가 민중 지향적 의식에 해당한다는 견해를 제기하였다.

「유충렬전」을 다룬 글에서는, ‘천자의 형상과 그 성격’, ‘충의 이념적 속성과 사회적 의미’, ‘운명론적 세계관의 역사적 의의’ 등을 조선 후기 민중적 향유층의 현실 인식 및 지향과 관련지어 해석하였다. 「삼선기」를 다룬 글에서는, 이 작품이 남성의 통속적 욕망을 바탕으로 현실 세계에서 실현되기 어려운 남녀의 낭만적 사랑을 형상화한 신작구소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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