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유년의 삶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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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유년의 삶터
  • 류근조 논설고문/중앙대학교 명예교수·시인
  • 승인 2020.09.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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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축시]_ 회향 시懷鄕 詩


[해설]

한마디로 이 시 속의 풍경은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내 유년기 고향 농촌 마을에 대한 고단했으나 모두가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던 압축 아이콘이다.
굳이 덧붙이자면 음력으로 사절기 중 5월은 논밭갈이 등 파종 준비를 위한 소위 농번기로 쉴 틈 없이 바쁜 농부들에겐 가장 힘든 깐깐한 계절이다.
그리고 6월은 씨뿌리기 모내기 각종 작물 파종 등으로 스스로 자각하지도 못한 채 5월에 비해 농사일이 힘들다기보다는 가속도가 붙어 미끈하게 느껴지고 지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7월은 잠시 바쁜 일터를 벗어나 숨 고르기- 어정거릴(바장일) 수도 있다는 의미의 속담이다. 그리고 이 시에서의 절정은 농기를 앞세워 농악무로 농사의 기쁨을 표출하는 공동체 의식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또 이어지는 8월은 여유롭게 모처럼 정자를 찾아 시절가도 부르며 기쁨으로 풍년을 구가謳歌 한가위로 이어지는 기쁨이 전제된 것이 곧 옛 농촌의 생활 풍경이었다면 누군들 이 어찌 그 시절이 그립다 하지 않겠는가.


류근조 논설고문/중앙대학교 명예교수·시인

중앙대 국문과 명예교수로 시인이자 인문학자. 1966년 『문학춘추』 신인상으로 등단. 저서로 『날쌘 봄을 목격하다』, 『고운 눈썹은』 외 『안경을 닦으며』, 『지상의 시간』, 『황혼의 민낯』, 『겨울 대흥사』 등 여러 시집이 있다. 2006년 간행한 『류근조 문학전집』(Ⅰ~Ⅳ)은 시인과 학자로서 40여 년 동안 시 창작과 시론, 시인론을 일관성 있게 천착한 업적을 인정받아 하버드 대학교와 미시건 대학교의 소장 도서로 등록되기도 했다. 현재는 집필실 도심산방(都心山房)을 열어 글로벌 똘레랑스에 초점을 맞춰 시 창작과 통합적 관점에서의 글쓰기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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