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출판협회, '2019 올해의 우수도서' 19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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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출판협회, '2019 올해의 우수도서' 19종 발표
  • 김한나 기자
  • 승인 2019.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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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대학출판협회가 26일 ‘대학출판부 2019 올해의 우수도서’ 19종을 최종 선정해 발표했다.

2019년 우수도서는 지난 1년간 발간된 대학출판부의 도서를 대상으로 12개교에서 총 98종의 도서를 후보작으로 추천했다. 독창성, 완결성, 시의성을 기준으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19종(학술 11종, 교양 7종, 교재 1종)을 선정했다.

심사에는 도서평론가인 이권우 경희대특임교수와 출판평론가인 표정훈 작가가 참여했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이번 응모 도서들은 전반적으로 학술적 성과에 바탕을 두면서도 좀 더 폭넓은 독자층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돋보였다"며 "‘올해의 우수도서’ 제도가 많은 대학출판부들의 참여 속에 더욱 발전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학술 부문(총 11종)

[최우수도서]

◆산스크리트어 통사론(박문성 옮김, 가톨릭대학교출판부)
박문성 신부가 초기불교 경전연구에 필수인 산스크리트어 문법서를 번역한 책이다. 고전 산스크리트어를 통괄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자 출간한 지 1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관련 분야 최고의 참고서로 꼽히는 야곱 사무엘 스파이져 박사의 대표 저서다. 문장 구조부터 명사와 대명사의 다양한 범주, 동사 통사론에 이르기까지 그 방대한 내용과 권위로 다른 참고서들을 압도한다.

 

 

[우수도서]

◆『宸翰帖 坤』의 연구 및 역주(장요한 지음, 계명대학교출판부)
이 책은 효종의 넷째 딸인 숙휘공주에게 쓴 한글편지와 부마 정제현과 인선왕후에게 쓴 한글편지, 총 35편을 묶은 편지첩이다. 여기에 장첩된 35편의 한글편지는 조선 중기 왕실가의 편지로서 국어학 연구는 물론 궁중 문화, 한글 서예 등의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은 계명대 동산도서관 소장본인 한글편지 『宸翰帖 坤』의 서지 및 국어학적 특징을 검토하고, 각 편지마다 현대어역과 주석, 편지의 내용과 특징을 덧붙였다.

 

◆19세기 미국소설 다시 읽기(민경택 지음, 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
19세기에 주로 활동한 미국 소설가들의 주요 작품들에 대한 심층적인 읽기로 이를 통해 19세기 미국 소설문학 전반에 대한 흐름의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책이다.
작품의 분석 내용은 주로 필자가 각종 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을 토대로 약간의 수정을 가미한 것이다. 내용보다도 형식적인 통일성을 위해 더 노력했다. 시스터 캐리, 야성의 부름, 대사들 이 세편은 19세기를 살짝 넘어선 작품이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주로 작품을 발표한 사람들이라 포함시켰다. 작품의 내용과 개별적인 특징을 기반으로 쓰인 논문으로 대중적 이해보다는 전공자들의 학술적인 접근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김남주 시 연구(박종덕 지음, 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
이 책은 김남주의 시를 탈식민주의적 관점에서 네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타자의 담론에서 주체의 담론으로 건너가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 탈식민주의적 관점이 김남주의 시에 어떻게 적용되는가. 둘째, 김남주가 '시'라는 무기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셋째, 김남주의 노동 시편들이 가지는 탈식민주의적 특성은 무엇인가. 넷째, 김남주가 구사하는 시어 및 형상화 기법의 특징과 그것을 통해 김남주가 의도한 바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두 번째 장은 김남주가 출옥한 이후 출간한 텍스트를 살펴봤고, 세 번째 장은 김남주의 텍스트에 나타난 여성 이미지의 실체를 담았다.

 

◆상투쟁이 견미사절 한글 국서 제정 상·하(김원모 지음, 단국대학교출판부)
입약 협상에서부터 한미조약 체결까지의 막전막후를 다뤘다. 한미조약 체결 후 대조선국은 최초로 견미사절 조선보빙사를 파미했다.
미국과 입약 후 미국은 푸트를 주한미국전권공사에 임명했으며, 푸트는 1883년 한미 간 비준문서를 교환하고 정동에 주한미국공사관을 개설했다. 저자는 사실적인 기록에 따라 견미사절단의 면면과 그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빙사 일행의 미국 체류 중 활동과 귀국 후의 활동을 생생하게 재구했다.

 

◆연대하는 인간, 호모 솔리다리우스(강수택 지음, 한국방송통신대출판문화원(지식의 날개))
이 책은 연대하는 인간과 그 담론의 역사를 추적하고, 21세기 시대정신에 부합하면서 한국사회에 필요한 인간 유형이 어떤 것인지 규명한다. 세계가치조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사회는 연대성 수준이 세계 여러 나라 중 하위권에 속하고, 연대성보다는 경제적 가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이에 저자는 사회 발전과 행복 증진을 위해서도 연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연대하는 인간을 성장·확산시키기 위해 필요한 교육으로 프레이리의 교육철학과 핀란드의 교육체제를 제안한다. 연대하는 인간은 지구 생태계 위기, 신자유주의 경제로 심화된 경쟁과 불평등, 난민 문제, 젠더 갈등 등 전 세계적인 사회적 갈등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도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서원생태문화기행(강판권 지음, 계명대학교출판부)
이 책은 중국과 한국 서원을 자연생태와 인문생태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간 우리나라 서원에 대한 이해는 인문생태 차원에 머문 것에 비춰봤을 때 이에 대한 관점은 기존 서원에 대한 이해와는 전혀 다르다. 우리나라 서원은 성리학의 가치를 온전히 담고 있다. 성리학의 가치는 사사로운 욕망을 걷어내고 태어나면서 갖춘 천성을 드러내는 데 있다.
서원의 은행나무 및 회화나무, 향나무 등 한 그루 나무에서 서원의 현판 글씨까지 모두 성리학의 가치를 담고 있는 공부 대상이다. 이 책은 성리학의 가치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인격권법(조동제·완리 옮김, 동아대학교출판부)
인류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개인의 명예권·프라이버시 등을 침해하는 일이 일상화되는 가운데 부각되는 개인의 인격권에 대해 들여다봤다.
이 책은 인격권의 이론과 실무 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제1편 인격권총론(인격권개론, 인격권법, 일반인격권, 태아와 사자의 인격이익, 인격권의 행사와 제한, 인격권의 보호), 제2편 구체적 인격권(생명권, 신체권, 건강권, 인신자유권, 성명권, 명칭권, 초상권, 명예권, 신용권, 프라이버시권, 개인 정보권), 제3편 인격권침해(인격권침해의 책임형식, 정신적 손해배상)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인본주의’의 인간적 관심과 배려의 정신을 견지하고, 인간의 자유롭고 전면적인 발전이 중시돼야 한다고 말한다.

 

◆인도네시아 문학사(김장겸 옮김, 한국외대지식출판콘텐츠원)
이 책은 문학이론과 문학평론을 포함해 문학에 나타난 민족의 정신과 상상력, 풍속과 사회상 등 역사적 전개 과정을 살펴 연구하는 학문으로 문학세계를 구체화한다. 문학이론과 문학평론을 포함한 인도네시아 문학사 존재는 문학작품 또는 문학 창작품의 존재에 대한 감상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어떤 관점에서는 작가와 시인들의 창작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과 비평가의 평가, 그리고 학자들의 연구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문학사는 한 시대에서 또 다른 시대로, 한 문학 세대에서 다음 문학 세대로 혹은 문학의 10년 주기에서 다음 문학의 10년 주기로의 문학작품의 탄생, 성장, 발전의 연대기적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퇴계시 풀이 전집 7권, 8권, 9권(이장우·장세후 옮김, 영남대출판부)
이 책은 퇴계 이황이 직접 읊은 한시를 오늘날 젊은 독자들의 수준에 맞게 한글로 옮기고 자세히 풀이한 책이다. 각종 문헌과 연구자료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조사해 한시 원문을 조심스럽게 풀었다. 어려운 글자나 어휘들에 대해서도 상세한 주석을 달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고전번역의 지표로 평가받는다. 나아가 시를 짓게 된 배경이나 지은 의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모든 사항을 한글로 쉽게 설명함으로써 퇴계 이황의 정갈한 삶과 깊은 정신세계를 생생히 이해할 수 있다.

 

◆지리산 화개동, 한국인의 이상향(최석기 지음, 경상대학교출판부(지앤유))
이 책은 지리산 화개동을 유람하며 은거하고 수도한 한국인들의 흔적을 그려냈다. 빼어난 자연경관을 노래한 시와 글귀로 이곳의 지리적·문화적 특징을 규명한다.
서산대사와 최치원, 그들이 자연에 남긴 흔적들을 찾아 나선 많은 후대의 문인들, 시간을 넘나들며 이곳을 여행하고 그리워한 기록을 담았다. 불교음악의 발원지 칠불사, 최치원이 학을 불러 타고 갔다는 청학동, 고려 시대 한유한이 속세에 환멸을 느끼고 떠나와 은거한 부춘동천 등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한 수많은 화개동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을 그 시대 무릉도원으로 안내해 줄 것이다.


□교양 부문(총 7종)

[최우수도서]

◆기념의 미래-기억의 정치 끝에서 기념문화를 이야기하다(최호근 지음,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치열한 기억투쟁 덕분에 대한민국은 세계 최다의 과거사위원회 보유국이 되었다. 전국 도처에 각종 기념시설이 세워졌지만 기억에 대한 갈증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부실한 기념의 반복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살아있는 기억을 맛볼 기회를 갖지 못한 젊은 세대는 아예 과거에 대해 무관심해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구체적인 현장의 관찰과 분석을 통해 되짚고, 미래의 방향에 대해 제언한다. 저자는 기억의 정치가 이제까지 우리 사회 변화의 견인차였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억의 정치만으로는 앞으로 세상을 바꿔갈 기억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역설한다.


[우수도서]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최필숙 지음, 경상대학교출판부(지앤유))
이 책은 역사가 지운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재조명하고, 반쪽만 인정하고 있는 항일 운동의 역사를 바로세우고자 만들어졌다. 밀양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밀양공립보통학교에 다니던 소년(약산 김원봉)이 일제를 뒤흔들어 놓은 의열단 단장(의백)이 되기까지의 결단과 고뇌를 소설 형식으로 보여준다. 이육사 시인의 동지이자 의열단의 어머니 역할을 한 석정 윤세주 열사의 일대기는 대서사시 형식으로 집필해 읽는 재미를 더했다.

 

◆러시아, 도시로 읽다(강덕수 외 지음, 한국외대지식출판콘텐츠원)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이르는 러시아 도심 속 찬란함을 그대로 담아냈다.
7월 말의 페테르부르크는 백야의 흔적을 어스름히 드러냈다. 완전히 해가지지 않은 회색의 어두움 가운데 푸르스름한 조명으로 비추어진 고풍스런 건물들이 인상적이다. 니콜라이 고골의 단편이 보여주는 그로테스크한 환상의 세계, 표도르 도스토옙스키가 말한 기만적인 백야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네바 강변을 따라 펼쳐진 기념비적 건축물들의 파노라마와 그 정점을 이루는 웅장한 겨울궁전의 풍경 역시 화려함을 자랑한다.

 

◆문헌서원 · 심곡서원 · 도봉서원(김문준 외 지음,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한국의 인문 공간인 서원과 그 속에 담긴 정신문화를 조명했다. 건축물이나 관광지로서 서원을 다룬 기존의 도서와 달리 한국의 인문정신문화 자산으로서 서원의 가치를 재조명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내년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서원 모두를 다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서원의 사회문화적 역할과 가치, 제향 인물의 역사성 등을 종합해 각 서원의 보편성과 특수성의 조화에 역점을 뒀다. 

 

◆사투르누스의 매직 아이-발터 베냐민의 시선으로 보는 오컬트와 미래(김용하 지음, 한국방송통신대출판문화원
이 책은 과연 기술만으로 인간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을 지양하고, 인문지능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문지능은 스몰데이터를 탐색하면서 인간과 미래에 대한 인문학적 질문을 제기한다. 스몰데이터는 데이터의 총량이 아닌 데이터에 포함되지 못한 인간에 대한 인문학적 내용을 중시한다. 인문지능의 스몰데이터는 미래포비아를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소비자와 미디어(유현정 지음, 충북대학교출판부)
현대사회와 미디어에 대한 근본적인 기능과 변화에 대해 살펴본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생활에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탄생시켰다. 그 초기에는 미디어별 각각의 재생 기기에서 서비스되던 것이 다양한 디지털콘텐츠가 하나의 디지털 스마트 기기에서 서비스가 되고, 이제는 인간의 오감과 커뮤니케이션하며 서비스를 하는 시대로 발전해가고 있다. 이처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생산성을 증가시키고, 소비자 환경과 시장의 글로벌화로 인한 유통구조의 변화를 창출했다.

 

◆음식 구술사-현대 한식의 변화와 함께한 5인의 이야기(주영하 외 지음, 한국학중앙연구원)
이 책은 1950년대 이후 식품업과 음식업, 학계에서 활동한 이들의 경험을 ‘음식 구술사’라고 부르고, 이들의 기억을 기록했다. 광복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다룬 한국 식생활사 연구는 각 주체에 관한 미시적 연구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외식업·식품공학·식품회사 등에서 오랫동안 종사해온 분들의 구술사를 수집해 역사로 기록했다. 이 책에 소개된 조리사 두 명, 식품학자 두 명, 업계 종사자 한 명의 ‘음식 구술사’는 식생활사의 귀중한 자료이자 한국에서의 ‘음식 구술사’ 연구의 첫발이 될 것이다.


□대학교재 부문(총 1종)

[우수도서]

◆고려대 재미있는 한국어 1, 2 (고려대학교 한국어센터 지음,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한국어를 처음 배우는 학습자도 쉽고 재미있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말하기 활동 중심의 통합 교재다. 『고려대 한국어』 시리즈는 [고려대 한국어]와 [고려대 재미있는 한국어] 두 종으로 개발됐다. [고려대 한국어]는 언어 기술과 언어 항목이 통합된 교재고, [고려대 재미있는 한국어]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활동의 기능 교재다. 학습자가 한국어를 정확하고 유창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핵심 표현을 알기 쉽게 제시하고 충분히 연습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심사평) ‘2019 올해의 우수도서’ 선정을 마치고

(사)한국대학출판협회 ‘2019 올해의 우수도서’ 응모 도서들은 전반적으로 볼 때, 학술적 성과에 바탕을 두면서도 좀 더 폭넓은 독자층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책들이 많았다. 책 내용뿐 아니라 편집과 디자인 측면에서도 그러했다.

최우수 도서로 선정된 최호근의 『기념의 미래』(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는 우리 시대 기념문화를 진단하고 국외 주요 기념시설에 대한 관찰과 분석을 거쳐, 한국 발 기념문화에 대한 전망과 제안으로 마무리한다. 학문적?이론적 바탕 위에 현장성과 시의성을 갖추었고, 우리 사회문화 현실에 대한 성찰적 접근까지 아우르는 책이라는 점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기 충분하다.

역시 최우수 도서로 선정된 『산스크리트어 통사론』(J. S. 스파이져 지음, 박문성 옮김, 가톨릭대학교출판부)은, 출간 후 1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전 산스크리트어에 관한 ‘최고의 참고서’로 평가받는 스파이져의 Sanskrit Syntax(1886)를 완역한 책이다. 고전어에 관한 고전적 명저를 완역, 출간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대학출판부의 학술 발전에 대한 기여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충분하다.

올해 선정 도서들 가운데에도 대학출판부가 아니면 출간하기 힘든 책들이 적지 않았다. 영남대학교출판부의 『퇴계 시풀이』(7~9권, 이장후, 장세후 옮김)는 2007년 6월 1권이 나온 후 2019년 9권으로 완간되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의 『인도네시아 문학사』(얀트 무지안또 외 지음, 김장겸 옮김)는 사실상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인도네시아 문학사 논저다. 단국대학교출판부의 『상투쟁이 견미사절 한글 국서 제정』(상하, 김원모 지음)은 방대한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견미사절단의 활동을 자세하면서도 생생하게 재구성했다.

교양 부문에서 지앤유(경상대학교출판부)의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최필숙 지음)는 약산 김원봉의 고뇌와 결단을 소설 형식으로 구성하고 석정 윤세주의 일대기를 서사시로 구성하는 등 참신한 접근이 돋보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의 『음식 구술사』(주영하 외 지음)는 식품업, 음식업 및 관련 학계에서 활동해온 5명의 구술을 기록 정리함으로써, 우리 현대 음식 구술사의 사실상 첫 시도라는 의미를 갖추었다.

고유한 기획 의도와 차별화된 내용의 시리즈들이 꾸준히 시도되고 또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의 ‘한국의 서원’ 시리즈, 경상대학교출판부(지앤유)의 ‘지앤유 로컬북스’ 시리즈, 계명대학교출판부의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고문헌총서’ 등이 그러하다. 각 대학출판부의 특색을 보여주는 대표적 시리즈로 성장해나가기를 기대해본다.

학술성·전문성과 대중성·가독성은 대학출판부 도서에서 양립하기 힘든 요소로 거론되곤 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출판부들은 두 측면 요소들을 조화시키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왔다. 그러한 노력을 통하여 책의 전반적인 만듦새도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 이번 선정 도서들과 응모 도서들에서 그러한 노력의 자취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올해의 우수도서’ 제도가 더 많은 대학출판부들의 참여 속에 격려와 응원의 한 마당으로 더욱 발전해나가기를 기대한다.


표정훈 출판평론가/칼럼니스트

서강대 철학과 졸업.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특임교수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외래교수 역임. 저서로는 『탐서주의자의 책』, 『철학을 켜다』, 역서로는 『중국의 자유 전통』, 『젠틀 메드니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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