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총, ‘POST COVID-19 시대의 학회 운영 방향’ 온라인 포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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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총, ‘POST COVID-19 시대의 학회 운영 방향’ 온라인 포럼 개최
  • 고현석 기자
  • 승인 2020.09.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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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포럼]
- 학회 스스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화에 적극 대응해야
▲ 개회사하는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 개회사하는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며 사회·경제 전반이 비대면 체제로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는 가운데, 그 영향이 학회 운영과 학술 활동에도 미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로 인해 학회들의 춘계학술대회가 대부분 가을로 연기되었는데, 이번 재확산으로 그마저도 취소되거나 온라인 개최로 전환되는 상황을 맞았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이우일, 이하 과총)는 지난 7일 ‘POST COVID-19 시대의 학회 운영 방향’을 주제로 온라인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과총은 학술활동 위축을 방지하고자 지난 3월부터 학술단체를 대상으로 국산 온라인 화상회의 솔루션을 무상으로 지원해 왔다. 9월 3일 기준 총 131개 학술단체가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회의 및 포럼 등 각종 학회 교류 및 소통사업을 진행했다. 또한 과학기술계의 비대면 교류가 계속 확대되는 상황에서 보다 원활한 학술활동을 장려하고자 한국과학기술회관 회의실에 온라인 방송지원실(스튜디오)을 구축하여 8월 24일부터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이처럼 코로나19에 의한 대내외적 환경 변화로 비대면‧비접촉 기반의 온라인 플랫폼이 확장되면서, 학회 회원 간 의사소통과 운영 방식에도 큰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과총은 온라인 학술대회 개최 등 경험사례를 공유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종합적인 학회 운영 방향을 모색하고자 이번 포럼을 마련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온라인 학술대회 경험사례 및 학술대회 방향’과 ‘비대면 시대의 학회 운영 방향’을 주제로 김철연 숙명여대 교수와 이중식 서울대 교수가 각각 발제를 진행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이동환 서울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김현석 홍익대 교수, 연명흠 국민대 교수, 장봉석 K-water 수석연구원, 장인섭 광주과학기술원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과총은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학회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회원 간 네트워크와 정보 교류가 중심이 되는 학술 활동이 축소되지 않으려면 학회 스스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화에 적극 대응해야한다. 이번 포럼은 학회에 필요한 실용적인 지원체계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학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정보과학회, 온라인 학술대회 개최 경험 공유

첫 번째 주제발표에서 김철연 숙명여대 교수는 ‘KCC2020 온라인 학술대회’ 개최 경험을 공유하며, 향후 학술대회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정보과학회가 주최하는 KCC2020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기술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하계학술대회로, 매년 600편 이상의 논문이 발표되고 1천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학술행사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올 7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전환되어 개최됐다. KCC2020 온라인 학술대회 등록 인원은 1,176명으로 과거 3년 평균 등록 인원인 1,633명보다 적었으며, 발표 논문 역시 660편으로 과거 811편보다 적었다.

김 교수는 “온라인 개최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간적·방법적 측면의 다각화를 추구했다”며 온라인 학술대회 운영 특징을 설명했다. 시간적 측면에서는 본 학술대회 전 논문 발표 영상을 공개하는 Pre-Conference와 본 학술대회인 Main-Conference 외에도 본 학술대회의 녹화 영상을 학술대회 이후에 추가 공개하는 Post-Conference로 구성했다. 방법적 측면에서는 현장 스튜디오의 실시간 스트리밍 세션과 실시간 화상회의 세션, VOD 논문 발표 포스터 세션 등을 나눠 다각화가 이뤄졌다.

또한 한국정보과학회는 학술대회 홈페이지를 구축해 등록자 관리를 수월하게 개선하고, 각 세션과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는 바로가기 버튼을 마련해 참여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술대회 당일에도 홈페이지에 세션별 접속 링크를 만들어 접근을 용이하게 했으며 컨퍼런스 종류 후 영상 다시보기 기능을 제공해 서비스 기능을 높였다. 김 교수는 “Pre-Conference를 위해 발표자들이 미리 논문을 발표하는 VOD 영상을 제작하여 업로드하고, 실시간 발표도 함께 진행했다. Main-Conference의 실시간 스트리밍을 위해 현장 스튜디오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번 온라인 학술대회에 대해 김 교수는 “온라인 학술대회의 특징상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없어 병렬 세션에 대한 참여가 확대됐고, 학술성과를 전달하는 자체 목적 달성에도 부족함이 없었으며 기본적인 운영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장점을 소개했다. 반면 소셜 네트워크의 부재, 현장에 참석하지 않음으로 생기는 일상 업무와의 혼선, 국제 학술대회의 경우는 발생하는 시차 문제 등은 단점으로 지적됐다.

김 교수는 온라인 학술대회 개최 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 두 가지로 방식의 선택 문제와 참여 독려 문제를 꼽았다. 그는 “VOD 방식이나 화상회의 방식,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 등에 대한 적절한 선택이 필요하고, 학술대회 운영 방식(자체 운영 또는 전문 업체 계약), 등록비 산출 방식 등을 각 학술대회 성격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인센티브를 지급하거나 관심도가 높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온라인 참여 독려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 김철연 숙명여대 교수 주제발표, '온라인 학술대회 경험사례 및 학술대회 방향'
▶ 김철연 숙명여대 교수 주제발표, '온라인 학술대회 경험사례 및 학술대회 방향'

학술대회, 다양한 시도와 인식 전환으로 혁신해야

이어서 이중식 서울대 교수가 ‘학회의 재발명: 비대면 시대의 학회 운영 방향’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 교수는 올해 상반기에 개최된 학술대회들이 시도한 형식을 ▲거리 두기와 방역 지침을 지키며 기존대로 오프라인 대회를 여는 경우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여는 하이브리드 형식 ▲100% 온라인으로만 여는 형식 ▲논문을 저널처럼 펴내는 퍼블리시 온리 형식 등으로 구분했다. 또 이런 새로운 형식들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결정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는 ▲등록자의 감소와 등록비 책정 문제 ▲후원의 감소를 비롯해 등록자 관리의 어려움 ▲포스터나 전시의 난항 ▲기조연설의 파급력 하락 ▲소셜 네트워크의 부재 등을 꼽았다.

이 교수는 “학술대회는 콘택트 문화의 산물로, 정보 공유뿐 아니라 강력한 학문적 경험도 제공한다. 학회에 참여함으로써 학문들이 어떤 지향성을 갖는지 발견하고, 지식 감각도 갖게 되며, 지식에 대한 지형 파악, 학자적 태도에 대한 간접 체험 등이 가능하다”며 “비대면 학술대회는 정보 공유는 가능하나 강력한 학문 경험이 부족한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기술·사회적 변화와 지식 공유 인프라 발달에 따라 메타 검색을 통해 얼마든지 정보를 공유할 수 있으며 학술대회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SNS를 통해 인적 교류나 소통이 가능한 시대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 사회 해체적 성격이 강한 코로나19의 충격이 더해지면서 연구 결과의 형식 변화나 연구 확산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라 분석했다.  

이에 이중식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학술대회의 재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술대회를 전-중-후로 나누거나 계절별 또는 수시로 여는 등 시간의 축 확대 ▲컨벤션에서 스튜디오·연구실 등으로 공간의 축 확대 ▲웨비나(온라인 세미나)·녹화·라이브·재방송 등 미디어 축의 확대 ▲사람의 관계 대신 지식의 관계를 쌓는 관계 축의 변화 ▲회원 수나 논문 수 보다는 파급력으로 평가하는 변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학술대회를 새롭게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교수는 학회가 원래 보수적인 집단인 만큼 혁신에는 많은 장애물이 존재함을 지적했다. 그는 “학회들이 과거에 학연 등 사람 관계를 지향했던 것이나 대규모로 모여서 세의 양적 확인을 추구했던 것, 학술대회를 페스티벌로 즐겼던 것 등의 관습을 내려놓고 군살 덜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다만 학자와의 접촉을 통한 학문적 태도 체험과 지형, 지향성, 지식 감각 등 지식의 체험 등은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요즘 학생들은 학회 참여보다 글로벌 기업의 개발자 프로그램 참여를 더 선호한다. 이는 학교나 학회가 선진적이고 빠른 연구에 뒤처져 있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찾아올 수 있도록 학술대회의 변화가 필요한데,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그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 말하면서, 각 학회들이 장기 혁신팀을 꾸려 근본적 변화를 위해 대비할 것을 제언했다.

▶ 이중식 서울대 교수 주제발표, ‘학회의 재발명, 비대면 시대의 학회 운영 방향’
▶ 이중식 서울대 교수 주제발표, ‘학회의 재발명, 비대면 시대의 학회 운영 방향’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 학술대회 모델 개발 필요

발제 후 이동환 서울대 화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김현석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 연명흠 국민대 교수, 장봉석 K-water 수석연구원, 장인섭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교수가 패널로 참여한 가운데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디자인학회 학술부회장인 김현석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계속 기다리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다가 온라인 개최를 결정했다. 온라인에서도 소셜 네트워킹을 이어가기 위해 소셜 네트워킹 세션을 따로 열었다. Miro’라는 온라인 협업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미숙한 부분도 있었으나 그 과정에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또 김 교수는 “학술대회에서는 다양한 논문이나 발표도 중요하지만, 참가자들의 반응을 통해 영감을 얻기도 하는데, 화상회의로 진행하다 보니 즉각적인 피드백이 어려웠다”는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향후 계속해서 온라인 학술대회를 열어야 한다면 가상 환경에서도 활발히 상호작용 할 수 있는 모델들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생물공학회 학술위원장인 장인섭 교수는 “온라인 학술대회 개최 후 참가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은 결과, 병렬 운영 세션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었던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학술대회는 원래 미발표 결과를 자유롭게 내놓고 참가자들과 의견을 나누는 장인데, 온라인 학술대회에서는 생산된 콘텐츠가 어떻게 유통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그에 대한 우려가 컸다”면서 “연사와 회원들에게 저작권 활용 동의를 받은 후 학술대회를 시작하기는 했지만, 앞으로는 좀 더 안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디자인학회 기획부장인 연명흠 교수는 “온라인 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등록비와 참여율 감소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보면 등록 인원은 늘어났는데 발표 참가자 수는 줄었다”며 “보통 오프라인 학술대회에서는 발표를 하지 않으면서 등록하는 경우가 적은데, 온라인에서는 공간의 제약이 없고 등록비도 줄어 발표를 하지 않아도 참여하는 인원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한 연 교수는 “오프라인의 경우에는 공간의 물리적 한계 때문에 어느 정도 참가 인원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지만, 온라인은 그런 제한이 없어 인기 있는 특정 세션에 사람이 몰리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참여가 저조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이러한 부분에 대한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콘크리트학회 학술위원장인 장봉석 선임연구원은 “오프라인 학술대회에서는 포스터 발표자들이 자신들의 연구 결과에 대해 질의응답을 받고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데, 온라인에서는 그것이 어렵다. 정식 학술대회 일주일 전부터 포스터 발표 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질의응답을 하도록 했지만 활발히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참여 저조의 원인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없다는 점에 있다고 분석하면서,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장 선임연구원은 “이번 온라인 학술대회에 활용한 ZOOM 플랫폼(화상회의 솔루션)은 해킹 우려가 있어 염려됐다. 앞으로는 KIST에서 개발한 웨비나를 업그레이드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과총 차원에서 여러 학회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방법적 모색이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포럼과 같이 앞서가는 학회들의 성공적 경험들을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자주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패널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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