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로 돌아본 해방 이후 한국 정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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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로 돌아본 해방 이후 한국 정치사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09.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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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간추린 대한민국 정치사 | 김영명 지음 | 일조각 | 228쪽

이 책은 해방 이후의 한국 정치사를 민주주의의 도입, 쇠퇴,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정리했다. 구체적 사건들을 일일이 나열하기보다는 정치 변동의 큰 흐름을 중심으로 개관하고 있으며, 변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들과 정치사에서의 의미에 초점을 맞추었다. 큰 변동이 끝났다는 점에서 한국 정치는 ‘역사의 종언’을 맞이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세한 면에서 한국 정치는 수많은 발전 과제를 안고 있다.

분단, 전쟁, 독재 등 한국 민주주의는 많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꾸준히 성장해 왔다. 세계의 모범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다른 모든 개발도상국과 한국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해방 후 분단과 전쟁을 겪은 후 민주주의가 도입되었고, 이승만 정권에 의해 타락한 민주주의를 시민과 학생의 힘으로 되돌렸지만 군부 쿠데타와 군부 권위주의 정권에 의해 다시 쇠퇴한다. 국민들의 끈질긴 민주화 운동으로 민주주의가 부활해 심화되었고, 부침 속에서도 성장해 현재에 이르렀다.

물론 정치 체제가 민주주의로 변했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완성되었다거나 충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치적 혼란은 계속되고 있으며,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여전히 많다. 저자는 그 가운데에서 가장 큰 문제는 타협의 미숙과 대결 지향이라고 본다. 그리고 거기에는 근본적으로 국가 이익보다 당파 이익이 앞서는 정치 세력과 사회 세력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한국 정치 발전은 효율적인 타협 및 이익 조정의 기술과 제도 개발에 달려 있으며, 각계각층의 다양한 요구와 주장을 통합하고 조정할 수 있는 통합적 정치 지도력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 김영명 한림대 명예교수
▲ 김영명 한림대 명예교수

저자는 한국 정치에서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를 편갈라 대결을 펼치는 것은 어느 정도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한국의 보수와 진보는 그 이념적 거리가 그리 크지 않으며, 보수와 진보 어느 쪽이 집권하더라도 한쪽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펼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한국 정부의 정책 성향은 중도 우파로 수렴될 가능성이 크다. 이념적 거리보다 더 큰 갈등의 요인은 역시 작은 차이도 조화시키지 못하는 타협 미숙과 통합적 지도력의 부재, 그리고 정서적인 휩쓸림이다. 정치권과 엘리트, 일반 대중 모두 마찬가지다. 저자는 현 정치에 당장 필요한 것은 갈등을 민주적으로 해소할 정치 문화와 제도의 성숙이라고 강조한다.

한국 민주주의 발전은 주로 제도 측면에서 이루어졌다. 지금 한국 정치는 제도보다 문화가 더 문제다. 정치 사회, 시민 사회 모두 다른말로는 정치권, 시민 행동가, 일반 국민 모두 마찬가지다. 자기와 다른 의견을 참지 못하고 다른 이념을 인정하지 못하고 타협하지 못하고 협상에 서툴러 대결로만 치닫는 정치 행태와 정치의식 말이다. 여러 다른 의견을 아울러 그럴듯한 협상안을 도출할 수 있는 통합적 정치 지도력 역시 매우 부족하다. 저자는 "한국에서 민주주의적 정치 문화의 발전은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 문화의 발전은 제도적 변화보다 더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30년 넘게 연구하고 정리해 온 대한민국 정치사를 최종적으로 요약정리했다. 여러 사건과 행위 주체의 행동을 민주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시기는 각 대통령들의 취임과 같이 온 정권 변화를 기준으로 구분했는데, 이것이 변화의 중심 국면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거시 변동이 마무리된 한국 정치에서 그 역사를 개괄해 살펴봄으로써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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