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8인이 집대성한 조작간첩의 역사
상태바
역사학자 8인이 집대성한 조작간첩의 역사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09.06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간소개]

■ 간첩 시대: 한국 현대사와 조작간첩 | 김정인, 황병주, 조수룡, 정무용, 홍정완 외 3명 지음 | 책과함께 | 368쪽

분단 속 한국 현대사에서 간첩 조작 문제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본격적이고 전면적으로 다룬 결과물은 드물었다. 이 책은 한국 현대사에 등장한 여러 유형의 간첩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다루고, 조작간첩 사건의 기획과 실행을 주도한 공안기구의 변천 과정, 한국의 간첩 담론의 역사적 변화, 여러 간첩 조작 사건과 그 배경 등 한국 간첩 조작의 역사를 총망라한다. 이런 내용들을 통해 ‘공안과 간첩’이 분단과 독재체제하에서 일어난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비극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키워드임을 역설한다.

이 책의 제1장부터 제4장까지는 조작간첩 사건의 배경으로서 한국 사회에서 간첩이 갖는 의미와 간첩 담론의 변천, 공안기구의 실태, 남파공작원 등을 살핀다. 제5장부터 제8장까지는 월북자 가족, 재일한인, 재유럽·미국 한인, 납북귀환어부 등이 어떻게 간첩으로 만들어졌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검토한다.

제1장 ‘한국에서 간첩이란’에서는 한국 현대사에 등장한 여러 유형의 간첩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다룬다. 분단이라는 비극에서 발원하는 남파간첩과 그들에게 폭력적으로 강요되었던 전향을 살피고, 1960년대 말부터 오늘날까지 반복적으로 등장한 조작간첩 사건의 양상을 분석한다. 최근 극우보수에 의해 ‘나와 다르면 모두 간첩’이라는 프레임이 등장하는 과정도 살핀다. 제2장 ‘공안통치와 간첩 담론’에서는 1960~1970년대 박정희 체제의 공안통치 전략상 매우 중요한 매개였던 간첩에 대한 담론 분석을 통해 우리 사회의 지배질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들여다본다. 간첩이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기 위한 상징이자 남한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장치로 기능한 점에 주목하면서 간첩 담론의 역사적 변화를 살핀다.

제3장 ‘북한의 대남전략과 남파공작원’에서는 간첩 조작의 논리와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조작간첩이 아닌 실제 ‘간첩’, 즉 남파공작원의 실체를 다룬다. 1960~1970년대 북한 대남정책의 추이와 조선노동당 연락부 등의 대남 기구와 조직에 대한 분석과 함께 남파공작원의 실태 및 남파 교육과 침투 방법을 고찰한다. 제4장 ‘간첩을 만드는 공안기구’에서는 조작간첩 사건의 기획과 실행을 주도한 공안기구의 변천 과정을 다룬다. 공안 통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군부독재 시기의 국가 정보기구와 군 정보기구를 중심으로 공안기구의 변천 과정을 살피고, 민주화 이후에도 간첩 조작 활동을 지속한 공안기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제5장 ‘누구를 간첩으로 만들었나 1: 월북자 가족’에서는 월북자 가족 간첩단 사건을 다룬다. 이들 사건이 모두 한국전쟁 과정에서 일어난 ‘이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유신체제기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된 사건으로서 1974년 울릉도 간첩단과 1979년 삼척 간첩단, 그리고 전두환 정부의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조작한 1980년 김정인 일가, 정춘산 일가 간첩단 조작 사건, 1981년 진도 가족 간첩단 조작 사건, 1982년 송씨 일가 간첩단 사건을 분석한다. 제6장 ‘누구를 간첩으로 만들었나 2: 재일한인’에서는 재일한인 그리고 일본을 방문한 남한 출신자를 대상으로 한 조작간첩 사건을 다룬다. 한반도의 냉전과 분단이 그대로 재일한인 사회에 재현된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일본 ‘우회간첩’의 사례로서 조작되었던 재일한인을 대상으로 한 ‘유학생 간첩단 사건’과 유학이나 연수로 일본을 방문한 이들이 포함된 ‘울릉도 간첩단 사건’을 고찰한다.

제7장 ‘누구를 간첩으로 만들었나 3: 재유럽·미국 한인’에서는 조작간첩 사건 중 유럽·미국 지역의 간첩단 조작 사건을 다룬다. 박정희, 전두환 정권의 중앙정보부와 안기부가 북한의 우회전술에 대한 대응으로 유럽을 주목해 정권의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간첩단’ 사건을 조작한 점에 주목하면서 동백림 간첩 조작 사건, ‘유럽 간첩단’ 조작 사건, ‘유럽 거점 간첩단’ 조작 사건, ‘서독 유학생 학원 간첩 침투’ 조작 사건, ‘구미 유학생 간첩단’ 조작 사건 등을 살핀다. 제8장 ‘누구를 간첩으로 만들었나 4: 납북귀환어부’에서는 ‘간첩’ 조작 사건의 주된 표적이었던 ‘납북귀환어부’를 다룬다. 해방 이후 근해 어업의 동향과 어부의 지위와 납북어부를 둘러싼 남·북의 대응 변화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1970~1980년대 납북귀환어부 ‘조작’간첩 사건을 고찰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