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수록 더 재미있는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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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수록 더 재미있는 아름다움
  • 김한나 기자
  • 승인 2019.1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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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혼자 보는 미술관: 나만의 감각으로 명작과 마주하는 시간   
    : 오시안 워드 지음 | 이선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80쪽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때, 명작은 탁월하게 아름다워진다.” 액자 속에 작품이 있다고 해서 감상하는 사람의 시선까지 편견에 갇힐 필요는 없다. 저자는 인식론에서 ‘백지 상태’를 의미하는 단어인 ‘타불라 라사TABULA RASA’를 10가지 키워드로 풀어내 우리에게 하나의 감상법으로 제안한다. 마주하는 시간Time, 작품과 나와의 관계Association, 작품을 이루는 배경Background, 이를 통해 이뤄지는 이해Understand까지 되고 나면 다시 보는 과정Look Again이 이어지고, 마침내 평가Assessment할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온다. 이제 틀을 깨고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림의 역동성을 만드는 리듬Rhythm과 작가가 몰래 건네는 메시지를 담은 비유Allegory, 보이지 않는 액자인 구도Structure까지 살펴보고 나면 우리 앞에는 명작만이 가질 수 있는 분위기Atmosphere가 펼쳐진다.

저자는 옛 거장들의 작품을 보는 지금 우리의 방식은 지나치게 전형적이라고 지적한다. 작품에 대한 정보가 너무 많아지면 그게 걸림돌이 되어 무감각한 눈으로 그림을 보게 되며, 스스로의 감각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온갖 자료에만 의지하는 게으른 관람자가 되어버린다. 작품을 낯설게 대할수록, 우리는 아무도 느껴보지 못한 고유한 재미와 아름다움을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은 명작 이면에 숨은 다채롭고 새로운 면모들을 오롯이 마주할 수 있게 돕는, 오직 감상자만을 위한 한 권의 큐레이터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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