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는 꽃나무로 변장한 일본의 국기이자 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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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는 꽃나무로 변장한 일본의 국기이자 군기다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08.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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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두 얼굴의 무궁화: 국가상징 바로잡기 | 강효백 지음 | 김원웅 감수 | 이담북스 | 416쪽

무궁화는 한국의 국화로 자격이 있는가? 무궁화는 일본의 신의 꽃(神花)이며, 꽃으로 위장한 일장기와 욱일기다. 일본이 한국을 ‘무궁화지역’으로 조작한 목적은 내선일체, 제국주의 책략의 일환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반 백 년을 억눌러온 민족정기를 되살려내고, 지금까지 이어져온 일본의 교묘한 책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대한민국의 나라꽃 ‘무궁화’는 1896년에 그 이름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 이전의 『삼국사기』, 『삼국유사』, 『제왕운기』, 『고려사』, 『고려사절요』를 비롯한 우리나라 옛 문헌에는 단 한 글자도 등장하지 않는다. 『조선왕조실록』에서도 무궁화는 단 한 번 등장한다. 그마저 행운이 아닌 단명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반면, 대한민국의 나라꽃 ‘무궁화’가 일본의 거의 모든 분야 최고(最古)의 대표 문헌 도처에는 만발하고 있다면 어떨까?

중국과 일본과 달리 한국의 야생 무궁화 자생지는 전혀 없다. 무궁화가 자생 분포하는 곳은 산비탈, 개울가, 길 가다. 우리나라에는 인위적인 식재 지역인 인가 근처뿐만 아니라 산의 저지대, 개울가 및 길 가 등에 저절로 자라는 무궁화 군락은 발견되지 않는다. 또한 무궁화는 민간상류층이 향유하는 시조나 가사 등 풍류음악 내지 귀족음악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더 올라가 아악, 당악, 종묘제례악, 문묘제례악, 궁중의 연례악인 궁중음악에서도 무궁화는 단 한 음절 단 한 소절도 없었다.

그런 무궁화가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은 바로 ‘애국가’에서였다. 무궁화 삼천리의 애국가 작사자 윤치호는 종일 매국노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에 비해 일본에서는 무궁화 노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 메이지와 다이쇼 두 시대를 대표하는 유명한 단카 시인 사이토 모키치의 출세작도 ‘흰무궁화’다. 1938년 10월 히로시마에서는 ‘무궁화 단카회’가 발족되어 무궁화 단카 전문 월간지를 창간하기도 했다. 그중 단연 압권은 ‘히노마루(日の丸)의 기’라는 동요다. 일본제국 국정교과서 소학교 1학년 음악교과서 맨 앞부분의 ‘히로마루의 기’는 일본 국기 일장기를 예찬한 국정 동요다. 일본의 모든 동식물 중에서 품종 명에 히노마루가 붙은 건 무궁화가 유일하다. 히노마루 국기가 먼저일까? 히노마루 무궁화가 먼저일까?

저자는 일본이 한국을 ‘무궁화지역’으로 조작한 목적은 한국의 나라꽃으로의 무궁화의 신분세탁 과정을 통하여 한국 병탄과 내선일체 작업의 매개체로 삼으려는 제국주의 책략으로 파악한다. 무궁화는 꽃나무로 변장한 일본의 국기이자 군기다. 일본인은 일장기와 욱일기를 흔드는 대신 무궁화를 심고 가꾸고 노래하고 받들고 사랑하며 심신에 새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타국으로 은밀한 확산을 꿈꾼다.

1603년 도쿄에 막부를 설치하여 에도 시대를 개막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섣부른 팽창에서 착실한 수렴의 시대로 대전환, 내공을 쌓기 시작했다. 무궁화나무를 상층부의 정원에 심어놓고 히노마루와 소우탄 무궁화 꽃심의 붉은 원 일장(日章)과 일장 주위에 뿜어나오는 붉은 빛기둥 육광(旭光)을 감상하는 것으로 대리만족하면서 반도와 대륙에로의 팽창의 꿈을 내밀히 키워나갔다.

메이지 일왕은 1870년 히노마루(日の丸)와 소우탄(宗旦) 무궁화를 각각 형상화한 일장기와 욱일기를 국기와 군기로 제정했다. 그리고 일왕 영토의 무궁한 확장 ‘천양무궁’과 그것을 꽃나무로 함축한 무궁화는 윤치호 등 종일 매국노에 의해 널리 유포되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무궁화는 일본회의 배지의 핵심문양으로 살아 있다.

이와 같은 의문을 품고 저자는 지난 1월부터 약 500일간 무궁화를 톺아보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적이고 성역시 되어 온 꽃을 툭 한 번 건드린다. 특정 꽃이 국화와 국가, 국장(國章), 최고 훈장, 대통령 휘장,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배지, 법원 휘장, 경찰관과 교도관의 계급장 등 대한민국 거의 모든 국가상징을 독점 지배하고 있다. 무궁화는 한국의 5대 국가상징(국기·국가·국화·국새·국장) 중 국가·국화·국장, 세 개의 국가상징을 지배하고 있다. 한국의 무궁화처럼 세계인류사상 한 나라의 거의 모든 국가상징을 독점 지배하는 사물은 전무후무하다. 언제까지 근본 불분명하고 왜색 넘치는 ‘무궁화’를 대한민국 나라꽃으로 모셔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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