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KEDI), ‘대학의 공유성장을 위한 대학체제 개편 방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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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개발원(KEDI), ‘대학의 공유성장을 위한 대학체제 개편 방안’ 소개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07.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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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개발원(KEDI, 원장 반상진)은 2019년 기본연구과제로 수행되었던 ‘대학의 공유성장을 위한 대학체제 개편방안 연구’ 보고서(KEDI Brief 2020년 17호: 연구책임자 조옥경 고등교육정책연구실장)를 발간했다.

국가 발전을 견인할 우수한 인재 양성을 담당해 온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은 현재 인구절벽, 4차 산업혁명, 지역에 따른 대학 불균형 심화 등과 같은 위기에 봉착하여 대학교육의 질과 대학의 존립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대학의 상생(相生)·공진화(共進化)를 중핵으로 하는 대안적 발전 방안 마련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상생 가치에 대한 인식에 터해 정부 정책 및 대학교육 현장에서 대학 간 공유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대학 간 공유 및 협력의 사회적 당위성이 과거보다 증대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공유성장을 위한 대학 간 공유(연계·협력)형 대학체제 구축에 대한 대학 현장의 인식과 정부의 정책 추진 및 성과는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에 대한 위기의식과 대안 모색의 요구 증가에 따라 신자유주의의 기초가 되었던 효율성, 성장, 경쟁이라는 가치는 더 이상 바람직한 사회를 위한 지속가능한 대안이 되지 못한다. 많은 선행연구는 개방화, 4차 산업혁명, 초연결사회 등 대학의 외부 환경 변화와 저출산에 따른 대학 입학자원 급감, 대학 서열구조 문제, 국제 경쟁력 제고의 필요성과 같은 대학 내부의 문제 등에 따른 대학 간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그리고 대학 간 협력 체제 강화를 통해 대학의 경영적·교육적 측면의 효과와 학생 편익 제고, 나아가 고등교육의 문제 해결 및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물론 대학 현장 전문가들 대다수는 현재의 사회 환경과 대학의 현실, 다가올 미래의 사회변화를 고려했을 때 대학의 공유성장 필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현 대학체제가 공유성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 대학체제가 대학의 공유성장에 부합하지 않는 이유로는 대학 서열구조(37.3%)와 대학의 경쟁체제(34.7%)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공유성장형 대학체제로의 전환 시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대학 균형 발전 및 서열체제 완화(30.6%), 지역 균형 발전 및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20.8%), 고등교육의 질 제고(19.4%) 등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타 대학과의 공유와 연계를 위한 노력들을 전개하고 있으나 대학의 관련 업무담당자들이 생각하는 타 대학과의 공유(연계·협력) 활성화 수준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번 연구에 의하면 타 대학과의 공유 시 장애요인은 공유를 위한 법·제도와 대학 간 규모·운영 구조 등의 특성 차이, 대학의 지배구조 등 거버넌스 문제 등이 상위 순위를 차지했다.

이에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대학의 공유 및 공유성장의 개념을 정립하고, 정책의 대학 현장 적합도를 제고하기 위하여 대학 현장의 실태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인식 및 요구를 파악하여 선행개편안들과는 차별화되는 새로운 관점의 ‘공유성장형 대학체제 개편 방안’을 도출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공유성장(shared growth)이란 대학 간 유·무형의 자원 공유 및 연계·협력을 통해 대학 공동체의 공유된 가치 기반 속에서 함께 지속가능한 상생·발전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공유는 소유(ownership)보다 공동활용, 공동이용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으로 대학의 공유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이다.

연구 결과, 개편의 방향으로서 한국 대학체제의 지향점, 목적과 관련이 깊은 핵심가치는 △교육적 성장, △다양성, △지속가능성, △공공성 등 4개의 가치가 선정되었고, 이와 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대학체제로의 개편 시 지켜야 하는 원칙 또는 원리로서 △특성화, △수요자 중심, △건전성, △균형발전이 4개의 개편전략으로 설정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공유성장형 대학체제의 유형화를 시도한 결과, 공유 범위와 공동관리조직 구축 여부에 터해 분류 가능한 ‘공유의 수준(밀도: 연계형, 연합형, 결합형)’과 지역 내 대학들 간의 공유 형태로 공유의 지리적 근접성과 지역 특성 및 발전의 중요성에 초점을 둔 지역형과 지리적 근접성의 제약을 초월하여 대학의 사명 또는 역할, 기능 등을 고려한 대학들 간의 공유 형태로 기능형(전국형)으로 구분되는 ‘전략적 주안점’의 조합을 통해 6개의 유형(지역연계형, 기능연계형, 지역연합형, 기능연합형, 지역결합형, 기능결합형)이 도출되었다.

6개 유형을 효과성, 호혜성, 수용성을 기준으로 상호 비교 분석한 결과, 효과성 측면에서는 결합형(지역형>기능형), 연합형(지역형>기능형), 연계형(지역형>기능형)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고, 호혜성 측면에서는 연합형, 결합형, 연계형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수용성 측면에서는 연계형(지역형>기능형), 연합형(지역형>기능형), 결합형(지역형>기능형)의 순으로 나타났다.

도출된 유형들의 비교분석 결과, 국가 수준의 정책적 차원에서 전략적 추진이 필요한 공유성장형 대학체제 유형으로 지역연합형, 지역결합형, 기능연합형, 기능결합형의 중요성이 부각되었고, 점진적·단계적 추진의 경우 공유 수준(밀도) 측면에서는 연합형에서 결합형으로, 공유의 전략적 주안점 측면에서는 공유형 대학체제 구축 초기 단계의 경우 지리적 근접성을 십분 활용한 지역형의 시범 시행이 효과적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전략적 추진 유형의 대표적 방안으로 지역연합(결합)형의 경우 지역대학연합(결합), 기능연합(결합)형의 경우 거점국립대학연합(결합)의 사례를 제시하였다.

끝으로 대학의 공유성장을 위한 개편 방향과 공유성장형 대학체제 유형안을 추진하기 위한 정책과제로서 법·제도, 재정, 인적·물적 기반, 기획 설계, 대학 혁신의 5개 영역에서 총 19개의 세부과제를 제시하였다.

이 연구는 고등교육의 대내외 환경과 현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 기조의 변화에 따라 대학 간 공유와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대학의 협력 및 공유, 공유성장의 개념과 절차, 방안에 대해서는 이론적, 정책적으로 정립되지 못한 상황에서 대학의 시급한 당면과제이자 존립의 돌파구로서 공유성장형 대학체제를 제안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현 정부의 국정의제인 대학의 개별 경쟁 및 서열화 심화에서 벗어나 대학 간 공유성장을 위한 연계・협력형 대학체제 개편 방안의 수립 및 추진을 비롯하여 대학체제 개편의 사회적 논의 활성화, 공유 및 공유성장 관련 후속 연구 추진 시 유용한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조옥경 실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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