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단백질 접힘 과정 관측 성공...세계 첫 분자 수준 관찰
상태바
KAIST, 단백질 접힘 과정 관측 성공...세계 첫 분자 수준 관찰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07.12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구성과]

-이효철 교수 연구팀, 단백질 깔때기꼴 접힘 가설 입증
-단백질 구조기반 신약 개발 토대 마련

국내 연구팀이 풀려있는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단백질 구조기반의 신약 개발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총장 신성철)는 화학과 이효철 교수 연구팀이 단백질 접힘 경로에서의 단백질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이효철 교수, 이영민 교수, 김태우 연구원
▲ (왼쪽부터) 이효철 교수, 이영민 교수, 김태우 연구원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결정하는 고유의 접힘 과정은 가장 중요한 생체 반응이다. 때에 따라 발생하는 잘못 접히는 과정은 단백질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며 알츠하이머, 광우병, 파킨슨병 등의 질병을 일으킨다. 잘 접혀있는 단백질이 풀리는 과정은 비교적 쉽게 연구할 수 있어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지만 풀려있는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은 연구가 어려웠다. 바로 풀려있는 단백질이 특정 구조를 가지지 않고 매우 다양한 구조를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엑스선 산란 신호 분석법을 개발·적용해 이같은 난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풀린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을 엑스선 펄스를 이용한 고속 연사 촬영기법을 통해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연속 스냅숏으로 추출했고, 이를 통해 일련의 단백질 접힘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단백질에 대해 일정 시간마다 엑스선 산란 신호를 얻게 되면 일종의 연속 스냅숏 사진들을 얻을 수 있는데, 해당 사진들에 찍힌 엑스선 산란 신호로부터 단백질의 구조를 추출하면 단백질의 움직임을 영상화시킬 수 있다.

▲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 모식도
▲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 모식도

연구팀은 생체 내 전자전달에 관여하는 사이토크롬 단백질을 풀림 상태에서 접힘 상태로의 전이 과정을 발생시켜 해당 접힘 과정을 시간 분해 엑스선 산란법을 이용해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관측했다. 이로써 연구팀은 그간 단백질 접힘에 대한 이론적 모델로만 제시됐던 깔때기꼴 접힘 가설을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을 통해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아울러 단백질의 구조 변화뿐만 아니라 접히는 과정의 속도가 기존에 알려진 보통의 지수함수 형태가 아니라 늘어진 지수함수 형태임을 알아냈다. 풀린 단백질에서 접힌 상태로 가는 경로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알아낸 것이다. 화학반응에서 늘어진 지수함수 형태의 의미는 무수히 많은 지수함수의 중첩을 의미하며, 이는 단백질의 풀림 상태가 고유의 접힘 상태로 진행하면서 극도로 다양한 접힘 경로를 따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1저자인 김태우 연구원은 "단백질 접힘은 3차원 단백질 구조가 만들어지는 가장 중요한 생명현상인데, 접힘 과정에 대한 이해는 단백질 구조기반 신약 개발의 기초가 될 것ˮ이라고 기대했다. KAIST 화학과 이영민 교수도 "단백질 접힘 이론 모형에 대한 실험적 검증은 이론 생물리학 관점에서 더욱 정확한 계산 방법 개발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ˮ이라고 강조했다.

KAIST 박사과정 졸업생 김태우 연구원이 제1저자로, KAIST 화학과 이효철, 이영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7월 1일자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