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창립 14주년 기념 학술회의…〈한국전쟁 70주년: “오래된 전쟁, 새로운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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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창립 14주년 기념 학술회의…〈한국전쟁 70주년: “오래된 전쟁, 새로운 평화”〉
  • 대학지성 In & Out 기자
  • 승인 2020.06.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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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회의]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임경훈 원장)은 지난 23일(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영원홀에서 창립 14주년을 기념하여 ‘한국전쟁 70주년: 오래된 전쟁, 새로운 평화’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전쟁의 유산을 성찰하기 위해 마련된 <세션 1>에서는 김범수 교수(서울대 자유전공학부), 한모니까 교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학재 교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가 발제를 맡았다.

<세션 2>에서는 전쟁을 넘어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로 나아가기 위한 실천적 지혜를 모색하는 라운드 테이블이 개최됐다. ‘핵·평화체제’, ‘경제’, ‘사회문화’, ‘남북관계’, ‘보건의료’ 분야의 주요 현안과 과제를 중심으로 전재성 교수(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김병연 교수(서울대 경제학부), 정근식 교수(서울대 사회학과), 천해성 책임연구원(전 통일부 차관), 박상민 교수(서울대 가정의학교실)가 참여하여 발제와 토론을 진행했다. 발표 및 논의된 내용을 요약·소개한다.

■ <세션1> 한국전쟁의 유산

◇ 김범수 교수(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한국전쟁과 민족주의의 분화”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한국 사회의 지배적 민족주의 담론으로 등장한 단일민족 민족주의가 분단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단일민족 민족주의’, ‘반공민족주의’, ‘대한민국 민족주의’ 등 세 가지 민족주의 담론으로 분화하는 과정을 밝혔다.

김 교수는 1948년 8월15일부터 1960년 4월26일까지 신문기사 검색을 통해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한국 사회의 지배적 민족주의 담론으로 등장한 ‘한민족 단일민족주의’가 분단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분단 이후 공동의 민족국가 정체성을 공유하는 ‘우리 대한국민’의 경계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살펴봤다.

그에 의하면 한민족 단일민족주의는 분단과 전쟁을 거치면서 ‘단일민족 민족주의’, ‘반공민족주의’, ‘대한민국 민족주의’ 등 3가지 민족주의 담론으로 분화되었다.

‘단일민족 민족주의’는 남북한에 거주하는 모든 한민족을 ‘우리 대한국민’의 범주에 포섭하는 민족주의로 이승만 정부 시기 공식적인 정부 입장을 대변한다. “남북한에 거주하는 모든 동포가 단군의 자손으로 하나의 민족”이라는 한민족 단일민족주의론은 해방 정국을 거치며 일종의 ‘신화’가 되어 한국 사회의 일반적 통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해방 이후 우익 민족주의 세력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행위를 합리화하는 수사로 한민족 단일민족주의론을 활용하면서 단일민족주의 담론이 한국 사회의 지배적 민족주의 담론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반공 민족주의’는 단일민족 민족주의의 변형으로 북한의 ‘빨갱이’ ‘공산도당’을 ‘우리’의 범주에서 배제하고 남한에 거주하는 국민과 북한의 ‘애국 동포’만을 ‘우리 대한국민’의 범주에 포섭한다. 기존 연구의 상당수는 단일민족 민족주의가 해방 이후 현재까지 한국 사회의 지배적 민족주의 담론으로 남아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편, ‘대한민국 민족주의’는 남한의 “이천만 국민”과 북한의 “일천만 동포”를 구분하고 전자만을 “우리 대한국민”의 범주에 포섭하는 민족주의로 분단과 한국전쟁 이후 한국사회에 새롭게 등장한 민족주의 담론을 말한다. 물론 대한민국 민족주의 등장이 다른 민족주의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김 교수에 의하면 이 세 가지 종류의 민족주의는 공존해 왔으며, 국내·국제정치적 상황, 정부의 대북정책 및 통일정책에 따라 지배적 담론이 달라져왔다. 김 교수는 특히 ‘대한민국 민족주의’의 등장은 한국 사회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대한민국 ‘이천만 국민’을 중심으로 새로운 ‘상상의 공동체’를 상상함으로써 ‘민족’의 경계와 ‘국민’의 경계를 일치시키려 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 한모니까 교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는 “유엔사 규정’(UNC Reg.)과 유엔군사령부의 DMZ 관리” 발표에서 정전협정 준수를 위한 지침인 유엔사 규정들이 절대적 위상을 점하고 있는 문제를 지적하며, 유엔사 규정이 유엔군사령관의 DMZ 관리 및 출입 통제에 대한 광범한 권한 행사의 근거가 되었음을 규명하고자 했다.

한 교수는 우선 한국전쟁의 유산으로 정전협정과 DMZ, 이와 관련해 ‘DMZ는 정전협정에 따라 관리된다/될 것이다’라는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인식, 나아가 ‘한반도 정전도 정전협정에 따라 관리될 것’이라는 인식을 들었다. 이어 그는 문제를 제기하는 배경으로 유엔사의 DMZ 출입 통제들, 정전협정 핵심 조항들의 사문화, 정전협정 체결 당시 예측하지 못한 정세 및 환경의 변화를 들었다.

한 교수가 던지는 질문은 “DMZ에 정전협정은 어떠한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는가, 정전협정의 실제 적용 및 작동의 과정, 그 매개 등을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것이었다. 이에 답하기 위해 그는 유엔사 규정(United Nations Commnad Regulation. UNC Reg.)의 종류와 특징을 면밀히 검토했다.

한 교수에 의하면 정전협정은 DMZ를 중심으로 하는 한반도 정전 관리의 근간이며, 정전 관리의 기본 방향을 포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전협정은 체결 직후부터 사문화가 진행됐으며, 출입 통제 관련 조항과 같은 특정 조항의 효력이 확대 유지되어 왔다는 것이다.

한편, 정전협정 준수를 위한 지침으로서 절대적 위상을 점하고 있는 유엔사 규정은 정전협정과 후속 합의서들을 구체화하고, DMZ 현장에 적용하며. DMZ에 관한 실질적인 관리 및 운영 규정이다. 하지만 유엔사 규정은 유엔군사령관이 애초 정전협정에 명시된 군사적 목적을 벗어나 통제권을 광범하게 행사하는 근거가 되어왔으며, 또한 정전협정이 금지했던 DMZ의 무장화에 대해서는 2010년대 이후 사후적으로 정당화되었음을 한교수는 지적했다.

◇ 김학재 교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는 “전쟁과 평화의 사회적 기원” 발표에서 ‘냉전의 기원’, ‘평화 체제의 한계’, ‘냉전적 지역질서’, ‘냉전적 집단 기억’, ‘새로운 위기와 새로운 평화의 과제’가 한국전쟁에 관한 다섯 가지 쟁점이 되고 있음을 주장했다.

첫 번째 쟁점은 냉전의 기원이다. 김 교수는 한국전쟁 시기의 미중관계, 2020년의 미중관계를 분석했다. 냉전은 17세기부터 시작되어 세계로 확산됐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외교적으론 갈등, 경쟁하지만, 경제적으로 상호의존 관계이며, 각국 내부 사회경제적 현실이 정치 갈등과 외교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두 국가 모두 세계를 지배하지 못하고 도망치지도 못하는 중이다. 따라서 중미 관계의 외교적 노력뿐 아니라 각국 내부 상황을 더 개선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김 교수는 진단했다.

두 번째 쟁점은 냉전적 평화 체제의 한계이다. 여기서 김 교수는 냉전시대의 평화와 판문점 정전체제의 한계를 고찰했다. 정전체제는 핵무기를 가진 강대국이 억제와 균형을 주도해 왔으나 약한 고리에서 열전이 터지고 국제기구의 개입으로 국가간 평화협정도 진행하기 어려웠던 산물이다. 따라서 김 교수는 더 완전한 평화 협정과 다자 평화 체제로 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 번째 쟁점은 냉전적 지역질서다. 여기에서 김 교수는 한국전쟁 시기의 동북아 갈등과 최근의 동북아 갈등을 비교 고찰했다. 한국전쟁 전후로 미소갈등, 미중갈등, 중일갈등, 남북, 한일 갈등과 단교, 봉쇄가 발생했다. 하지만 탈냉전 이후 각국 수교와 정상화 교역이 이뤄졌다. 그러나 2015년 이후 중일관계 악화, 2018년 남북관계 개선, 2019년 미중관계 악화가 이어졌다. 현재도 동북아는 세계 3대 갈등 공동체로 분류된다(러시아, 중동, 동북아). 따라서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네 번째 쟁점은 집단 기억으로 보다 구체적으로는 전쟁의 트라우마와 집단 기억의 화해라는 난제다. 이는 동북아의 소위 ‘역사문제’, 식민지배, 태평양전쟁, 한국전쟁과 냉전 등과 연결된다. 한국전쟁은 서로 이긴 전쟁으로 집단기념화되었다. 국가의 공식기억이 더 강력하며 국가간 관계가 악화될수록 더 공식기억화된다. 그동안 함께 추모하는 문화가 사회의 아래로부터 나오기 어려웠다. 김 교수는 건강한 경계를 만들고 함께 추모해야 할 것이라 제한했다.

마지막 쟁점은 새로운 위기와 새로운 평화의 과제이다. 한국전쟁의 교훈과 이분법적 초강대국 중심 냉전서사의 파괴적 결과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가 되어야 할 지연된 평화가 계속되고 있다. 김 교수는 코로나, 환경, 로봇, 과장된 위기 시나리오에 휩쓸리지 말고, 금융, 지정학, 감염병, 경제, 사회, 위기의 연쇄에 대해 더 잘, 함께 분석하고 공동으로 조율하여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션2> 한반도 지속가능한 평화: 전망과 과제

◇ 전재성 교수(서울대 정치외교학부)는 북한의 대남 공세에 따라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북한이 북미협상 파기 의사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북핵 협상 및 평화체제 전망이 달라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대북 군사 억지, 대북 경제제재, 비핵화 협상 및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강조했다.

◇ 김병연 교수(서울대 경제학부)는 남북 경협이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 ‘북한의 지속가능한 성장’, ‘남북 통합’, ‘남북 경제 시너지 창출’을 고려하여 대형, 중형, 소형 규모로 나누어 추진되어야 하며, 북한은 수출주도형 경공업, 혁신 제조업, 청정 환경 산업이 중심이 되는 경제 개발 전략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 정근식 교수(서울대 사회학과)는 한국전쟁 70주년에 돌아보는 한국현대사는 ‘큰 전쟁과 작고 불안정한 평화’로 요약될 수 있으며,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서는 오랫동안 쌓여온 불신을 걷어내고 신뢰를 구축하면서 서로를 인정하는 ‘상호인정형 평화’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 천해성 책임연구원(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해서 우리 사회 내부에서 대북정책 추진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및 남북협력을 제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 박상민 교수(서울대 가정의학교실)는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사태로 건강안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 속에서 북한의 입장을 고려한 남북 교류협력 전략과 한반도 건강공동체를 수립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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