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통해 본 디지털 시대의 현대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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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통해 본 디지털 시대의 현대적 딜레마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06.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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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 디지털 시대의 사후 세계: 디지털 시대는 어떻게 죽음의 의미를 바꾸었나? | 일레인 카스켓 지음 | 김성환 옮김 | 비잉 | 436쪽
 

우리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활용해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거나 자신의 일상, 생각 등을 글이나 사진, 동영상의 형태로 남길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해당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우리가 남긴 수많은 온라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수집된 온라인 데이터는 우리의 생사여부와 상관없이 사이버 세계에 그대로 남곤 한다. SNS 계정을 임의로 삭제하지 않는 이상 죽은 자의 디지털 흔적은 온라인 공간에서 산 자와 함께 영구히 남겨진다. 어쩌면 이것은 새로운 불멸의 방식일 수도 있지만 온라인상에 갇힌 새로운 유령의 탄생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죽음의 의미와 사회적 변화를 알아야 할 때가 왔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책이다. 죽음이라는 렌즈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나타난 시대적 변화와 딜레마를 추적하는 여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는 새로운 불멸을 만들기도 했지만 새로운 형식의 장례 및 추모를 만들어낼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고인이 된 유명 스타들의 SNS 계정을 살펴보면 기일마다 SNS 계정을 찾아와 추모하는 팬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새로운 방식의 추모 문화가 생긴 것이다. 매우 도발적인 발상이지만 유튜브를 통해 영상으로 장례식을 치룰 수도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는 스카이프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온라인 장례식을 치룬 바 있다. 또한 이번 팬데믹 사태처럼 비대면 비접촉을 유지해야할 때는 더욱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죽음에 관한 기존의 문화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디지털 시대의 딜레마는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나타난다. 저자는 심리학, 사회학, 법학, 윤리학,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디지털 시대의 죽음과 죽음 이후를 파헤친다. 전 세계를 초연결로 이끈 온라인 플랫폼이자 이젠 디지털 묘지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 소셜 네트워크, 온라인 장례식의 가능성을 보여준 영상 통신 플랫폼 등은 수많은 연결과 데이터를 만들어낼 것이며 그 속에는 죽은 자의 흔적도 포함될 것이다. 죽은 자는 온라인에서 영원히 남길 원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엔 미리 어떻게 준비해야할 것인가. 남겨진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흔적을 보관하고 싶을 것인데 만약 기업에서 약관 등을 통해 거절한다면 어떨 것인가?

오늘날 수없이 많은 생명이 사라지고 온라인상에서 보관된다. 당신은 온라인상의 디지털 먼지를 그대로 남겨둘 것인가? 아니면 과거처럼 죽음 이후 “재는 재로 먼지는 먼지로”란 격언대로 사라지고 싶은가? 선택은 각 개인의 몫이지만 그 선택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기를 권한다. 이 책은 오늘날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디지털 시대의 사후 가이드와 같다. 실리콘 밸리의 수재들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하고 공유하기 위해 만든 이 기술은 살아 있는 사람만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사이버 세상에는 죽은 자와 살아 있는 자가 함께 존재한다. 그들은 기계 속에 갇힌 영혼이 된 것이다. 이 책은 심리학, 사회학, 법학, 윤리학, 비즈니스 등 다양한 영역을 종횡 무진한다. 죽음과 삶이 만나는 온라인상의 많은 교차점에서 예기치 못한 복잡한 딜레마에 직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러한 도전과 대립한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매력적인 새로운 발견이 가져다주는 함의를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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